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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부터 청년층까지 사로잡은 이 가수의 감성

독보적 음색의 가수 이광조 45주년 콘서트 '나들이'

23.03.14 10:47최종업데이트23.03.1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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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조. 젊은 세대에게 덜 친숙한 이름일지 모르겠으나 반세기 가깝게 노래해 온 한국 대중음악계의 거인이다. 독보적인 음색으로 성인가요와 발라드, 스탠다드 팝을 아우른 그는 어느 노래든 '이광조 표'로 만들 만큼 개성적인 보컬리스트다.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펼쳐진 45주년 콘서트 <나들이>는 일흔의 나이가 무색했다. 40여 년간 음악적 우정을 다진 함춘호가 게스트로 참여했다.
 

이광조 콘서트 '나들이' ⓒ 염동교

 
시작부터 이광조 특유의 절절한 감성을 안겨줬다. 어두운 조명 아래 함춘호의 어쿠스틱 기타와 대화하듯 노래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은 완급 조절의 절정이었다. 박자를 밀고 당기는 호흡은 베테랑의 내공과 선천적 재능이 맞물렸다. 공연 중반부에 재등장한 함춘호와 이정선이 준 1976년도 데뷔곡 '나들이'를 합작했다. 함춘호는 시인과 촌장 시절의 '가시나무'와 '아리랑 스케이프'를 단독으로 연주했다.

이영훈이 쓴 발라드 '세월 가면'과 라틴풍의 '즐거운 인생', 권인하 작곡의 '사랑을 잃어버린 나' 등 히트곡을 망라했고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 <뉴욕, 뉴욕>의 주제가 'New York, New York'와 뮤지컬 <캣츠>의 주제곡 'Memory' 같은 팝송도 불렀다. "목소리가 안 좋아 죄송하다"며 연신 구한 사과에서 목소리를 향한 자부심과 철두철미함을 읽었다. 특유의 중성적 보이스컬러와 쩌렁쩌렁한 가창력으로 독보적 가수임을 재확인했다.
 

이광조 콘서트 '나들이' ⓒ 염동교

 
2015년 이후 8년 만에 연 단독 콘서트였고 45주년을 기념했으며 절친한 후배 함춘호가 함께했다. 그만큼 이광조에게 큰 의미를 가진 <나들이>였다. 관객들은 리듬에 맞춰 팔을 흔들며,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거장의 음성에 화답했다.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었다. 중장년층은 추억을 마셨고 젊은이들은 세련된 1980년대 케이팝에 매료되었다. '대체 불가' 보컬리스트의 일대기 같은 콘서트였다.
이광조 콘서트 함춘호 공연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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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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