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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2관왕' 박지원 있었지만... 네덜란드 넘지 못한 쇼트트랙 대표팀

[쇼트트랙] 최민정 등 여자 선수들, 계주 종목에서 노골드... 네덜란드 금메달만 5개

23.03.13 09:50최종업데이트23.03.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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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금메달 2개를 수확한 박지원(서울시청)이 홈 팬들을 열광케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홈 개최'라는 이점을 크게 누리지 못했던 쇼트트랙 대표팀이 아쉬움을 남긴 채 세계선수권대회를 끝냈다.

박지원은 12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 출전, 1분 27초 741의 기록으로 스테인 데스멋(벨기에, 1분 27초 974)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지원은 월드컵 남자 종합 랭킹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관왕으로 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마무리했다. 최민정(성남시청) 등 여자 선수들이 '노골드'에 그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12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지원 ⓒ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박지원 2관왕, 최민정은 이틀 연속 은메달

3레인에 박지원은 경기 초반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을 추월해 선두로 치고 나갔다. 4위에 머무르던 데스멋이 6바퀴를 남기고 선두에 오르자 호시탐탐 상대의 빈틈을 노리던 박지원이 3바퀴를 남기고 속도를 끌어올렸다.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아웃코스로 데스멋을 제치더니 격차를 더 벌렸다.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한 박지원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1위를 자축했다. 그의 세레머니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데스멋에 이어 스티븐 뒤부아(캐나다, 1분28초069)가 3위로 경기를 끝냈고 불과 0.002초 차이로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한 홍경환(고양시청)이 4위를 기록했다. 경기 도중 넘어진 시겔(2분06초515)은 5명 중에서 가장 늦게 레이스를 마쳤다.

다만 대회 마지막 종목이었던 남자계주 5000m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박지원을 포함해 임용진, 홍경환(이상 고양시청), 이준서(한국체대)가 결승에 출전한 한국은 줄곧 선두를 지키다가 경기 후반 터치 과정에서 한 단계씩 순위가 내려와 한때 최하위까지 밀려났다. 결국 중국(7분 04초 412)과 이탈리아(7분 04초 484)가 각각 금메달, 은메달을 가져갔고 한국은 7분 04초 884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여자 1500m서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에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최민정은 여자 1000m 결승서도 은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초반 뒤쪽에서 달리다가 2바퀴를 남기고 조금씩 속도를 냈고, 스휠팅과 코트니 사로(캐나다)를 차례로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멀찍이 달아난 잔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그대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종 기록은 1분 29초 679였다.
 

12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m서 최민정을 제치고 1위로 경기를 마친 잔드라 벨제부르 ⓒ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홈에서 치러졌는데... 여러모로 아쉬웠던 대회

심석희(서울시청), 김길리(성남시청), 최민정, 김건희(단국대)가 출전한 여자계주 3000m 결승에서도 한국은 네덜란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 내내 네덜란드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으나 경기 후반 터치 과정에서 삐끗했다.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인코스 추월을 시도했으나 벨제부르가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3일간 펼쳐진 대회가 막을 내린 가운데, 한국은 이번 대회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총 6개의 메달을 품었다. 네덜란드(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은메달 2개)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대회였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다.

특히 월드컵 시리즈 때부터 단점으로 꼽혔던 남녀 500m, 이번 대회서 남녀 선수들 모두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계주 종목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2023-2024시즌에서는 분명 달라져야 한다.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대회 운영 측면에서도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온라인으로 3일분 티켓이 모두 팔려나간 이후 잔여 좌석에 한해서 현장 판매를 진행했는데, 1인당 6매까지 구매를 허용하는 등 대회 관람을 원했던 팬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국내 팬들, 또 외국인 팬들까지 모두가 피해를 봤다.

빙질도 좋지 않았다. 해외 선수들은 물론이고 국내 선수들마저 경기장 환경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빙 작업 시간도 있었고 빈곳을 메우는 작업이 경기 중간중간 진행되기도 했으나 뚜렷한 효과가 없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빙상연맹도 반성이 필요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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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박지원 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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