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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안방 세계선수권'에서 박지원 1500m 우승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1500m 박지원 금, 최민정 은... 12일 1000m·계주 메달 도전

23.03.12 11:18최종업데이트23.03.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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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호를 온 몸으로 느끼며 1일 열린 2023 KB금융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지원이 시상대에 올라서고 있다. ⓒ 박장식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5년 만에 홈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제대회에서 박지원이 '금빛 질주'를 펼쳤다.

11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1500m 남자부 경기에서 박지원이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박지원은 한국 팬들이 가득한 가운데 열린 결승전에서 우승을 거뒀다. 박지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저력이 어디 가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1500m 여자부에서는 최민정이 은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은 캐나다의 킴 부탱,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 선수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쉽게도 0.1초 먼저 결승선을 지난 스휠팅이 우승을 가져갔지만, 최민정은 홈 팬들의 환호 속에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역시 '명불허전' 박지원 다웠다

역시 세계랭킹 1위다운 경기였다. 박지원은 10일 열린 1500m 예선에서 가뿐하게 1위를 기록하며 준결승으로 진출했다. 다음날 이준서, 중국의 리원롱 등과 같은 조에 묶인 가운데 벌인 준결승에서도 2분 16초 887의 성적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변 없는 결승행이었다.

만원관중 가운데 열린 결승전. 박지원은 첫 번째 바퀴부터 선두로 달려나가며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파스칼 디옹(캐나다) 등의 견제에 약간 주춤하나 싶더니, 다시 코스 사이를 파고들며 선두로 달려나갔다. 다른 선수들의 견제가 그치지 않았지만, 박지원은 안쪽의 빈틈과 바깥쪽 공간을 활용해 선두를 지켜나갔다.

다섯 바퀴가 남은 시점부터는 박지원이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세 바퀴 남짓 남아 선수들이 속도를 본격적으로 올리는 때에도 여전히 박지원은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박지원은 자신이 앞서나갔던 길을 다른 선수들에게 내주지 않으며 마지막 바퀴까지 1위 자리를 놓지치 않았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시점까지 선두는 박지원의 몫이었다. 바로 뒤에서 따라오던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와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가 마지막 바퀴 속도를 올렸지만, 이미 초반부터 선두를 지켜오던 박지원을 당해낼 수 없었다. 2분 17초 792. 이변 없는 박지원의 우승이었다.
 

11일 열린 2023 KB금융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시상식에서 박지원(가운데)이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시겔(왼쪽), 캐나다의 파스칼 디옹(오른쪽)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 박장식

 
관중석을 가득 메운 한국 팬들은 박지원 선수의 자리싸움에 힘을 보탰다. 박지원이 선두로 치고 나갈 때면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질렀고, 마지막 바퀴에는 끊임 없이 응원의 함성을 보내며 박지원을 응원했다. 이변 없는 우승이었다지만, 우승의 한 축에는 홈 팬들의 응원도 한몫했던 셈이었다.

한편 함께 1500m에 출전한 홍경환은 준결승 경기 도중 넘어지며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준결승에서 박지원과 경쟁하기도 했던 이준서는 준결승에서 파이널B에 진출, 2분 27초 618의 기록으로 1500m 레이스를 끝마쳤다.

최민정도 1500m 은메달... 린샤오쥔 500m '실격' 해프닝도

여자 1500m에서는 최민정이 빛났다. 최민정 역시 예선과 준결승을 차례로 1위로 통과하며 적수가 없음을 알렸다. 하지만 결승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 캐나다의 킴 부탱 등 한국 쇼트트랙 팬들에게도 이름이 익숙한 선수들이 최민정의 경쟁 상대로 은반 위에 올랐다.

맨 바깥쪽에서 출발한 최민정 선수는 초반 선수들의 탐색전에 밀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경기 초중반 뒷부분에서 기회를 노리던 최민정은 다른 선수들의 힘이 빠지던 경기 중반 시점 아웃코스로 추월을 시도하며 순간적으로 선두를 뺏어냈다. 하지만 쉬자너 스휠팅 역시 선두를 수성하며 만만치 않음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아웃코스를 노리던 최민정은 세 바퀴를 남겨둔 시점 다른 선수들과 가벼운 충돌이 발생하며 주춤했다. 그 틈에 쉬자너 스휠팅은 더욱 거리를 벌렸고, 최민정은 최대한 뒤따라가려 애썼지만 스휠팅과 0.99초, 찰나의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시간 기록은 2분 31초 448. 부상과 어려움을 딛고 이뤄낸 '홈'에서의 메달이었다.

이날 최민정과 함께 1500m 레이스에 나선 김길리와 김건희는 준결승에서 파이널B에 진출했다. 김길리는 파이널B에서 2분 37초 343을 기록해 파이널B 1위를 기록했고, 김건희는 2분 37초 871로 1500m 레이스를 마쳤다.
 

11일 열린 2023 KB금융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1500m 시상식에서 최민정 선수가 은메달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 박장식

 
한편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귀화 전 임효준)은 이날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린샤오쥔은 1500m 경기가 펼쳐진 직후 열린 5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옛 조국'에서 금메달을 따내나 싶었지만, 기록을 즉정하는 기기인 '트랜스폰더'를 착용하지 않고 뛰는 실책을 범하며 실격되었다.

다만 500m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부진했다. 남녀 500m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은 아쉽게도 모두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하며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이에 따라 500m 남자부에서는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 여자부에선 산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가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12일에도 1000m, 계주 메달레이스 이어진다

경기가 종료된 후 열린 시상식에서 보인 박지원과 최민정의 세레머니도 눈에 띄었다. 박지원 선수는 시상대에 올라서며 양손을 쭉 뻗고 하늘을 쳐다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최민정 선수는 관중석 방향으로 고개를 숙이며 응원을 펼친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이로서 메달이 걸린 첫 번째 날인 11일 경기에서 한국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따내며 기분 좋은 두 번째 날을 보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5개의 메달이 남아 있다. 남녀 1000m 경기와 남자 5000m, 여자 3000m, 혼성 2000m 계주 결승전이 이날 펼쳐진다.

두 선수는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남은 경기도 준비 잘 해서 한국 선수들과 좋은 결과 내겠다"고 입을 모아 말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홈에서 은메달' 최민정, "후회 없는 경기였다") 이미 '매진 행렬'이 펼쳐질 정도로 뜨거운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한국 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낼 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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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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