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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브룩 보낸 레이커스와 듀란트 영입 피닉스

[NBA] 10일 오전 5시 트레이드 마감시한, 브루클린은 1라운드 지명권만 11장 수집

23.02.10 16:20최종업데이트23.02.1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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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5시 미프로농구 NBA의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지났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팬들 사이에서 소문은 무성하지만 실제 굵직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한국의 KBO리그와 달리 메이저리그나 NBA에서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상당히 많은 거래가 이뤄진다. 파이널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팀들과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기약하는 팀들이 구분되면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트레이드 마감시한에서 LA클리퍼스는 멤피스 그리즐리스, 휴스턴 로키츠와의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슈팅가드 에릭 고든을 영입했다. 여기에 덴버 너기츠와 샬롯 호네츠가 포함된 또 하나의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운동능력이 좋은 빅맨 메이슨 플럼리를 데려왔다.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로부터 지난 시즌 우승에 기여했던 게리 페이튼 2세를 재영입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번 트레이드 마감시한에서 농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두 팀은 '계륵'이었던 러셀 웨스트브룩 트레이드에 성공한 LA 레이커스와 집안 살림을 대거 팔아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를 영입한 피닉스 선즈였다. '원투펀치' 르브론 제임스, 앤서니 데이비스와 공존하지 못하던 웨스트브룩을 처분한 레이커스와 이번 시즌 파이널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피닉스의 후반기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피닉스는 팀의 미래자원과 신인지명권을 털어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를 영입했다. ⓒ 피닉스 선즈

 
웨스트브룩 보내고 젊은 선수들 대거 영입

지난 2021년 8월 5개 팀이 참가한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웨스트브룩이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을 때까지만 해도 농구팬들은 제임스와 데이비스, 웨스트브룩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삼각편대가 구축됐다고 입을 모았다. 웨스트브룩은 득점왕 2회에 2016-2017 시즌 정규리그 MVP, 그리고 시즌 트리플더블을 무려 세 번이나 달성했을 정도로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공격형 포인트가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을 오래 소유하고 있어야 경기력이 살아나는 웨스트브룩의 플레이스타일은 팀의 에이스 제임스와 겹쳤고 두 선수가 함께 코트에 있을 때 시너지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웨스트브룩은 이번 시즌 벤치 출전까지 감수했지만 레이커스의 성적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고 결국 레이커스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유타 재즈와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3명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웨스트브룩을 유타로 보냈다.

새로 영입한 디안젤로 러셀은 이번 시즌 17.9득점과 39.1%의 3점슛성공률을 기록하며 미네소타 백코트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유타에서 식스맨으로 활약하며 13.4득점을 올렸던 말릭 비즐리도 레이커스의 외곽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고 재러드 밴더빌트도 파워포워드 및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경쟁력을 갖춘 선수다. 이번에 레이커스에 합류한 세 선수 모두 20대 초·중반이라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레이커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랜도 매직과의 거래를 통해 베테랑 가드 패트릭 베벌리를 보내고 239cm의 윙스팬을 자랑하는 모하메드 밤바를 영입했다. 밤바는 데이비스의 백업센터로 활약할 전망이다. 밴더빌트와 밤바의 합류로 입지가 좁아진 토마스 브라이언트를 덴버로 보낸 레이커스는 데본 리드와 2라운드 지명권 3장을 얻어왔다. 레이커스는 세 건의 트레이드를 통해 골칫거리였던 웨스트브룩을 보내고 나름 알찬 보강을 한 셈이다.

문제는 10일 현재 레이커스가 최근 3연패를 포함해 5할 승률에 6승이 부족한 성적(25승 31패)으로 서부 컨퍼런스 13위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레이커스가 '플레이 인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남은 26경기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순조롭게 호흡을 맞추면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야 한다. 통산 파이널 17회 우승에 빛나는 레이커스가 뒷심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시즌 우승에 모든 것을 건 피닉스

NBA에는 매직 존슨과 존 스탁턴 같은 전설적인 포인트가드가 많지만 NBA 포인트가드 계보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선수가 바로 피닉스 선즈의 'CP3' 크리스 폴이다. 하지만 2개의 올림픽 금메달과 5번의 어시스트왕, 11번의 올 NBA팀 선정에 빛나는 크리스 폴도 아직 파이널 우승 경험은 한 번도 없다. 지난 2020-2021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파이널에 진출했지만 밀워키 벅스에게 2승 4패로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폴은 만 37세가 된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13.6득점 4.3리바운드 8.7어시스트로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에 피닉스 구단에서는 구단 역사상 첫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 피닉스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미칼 브릿지스, 카메론 존슨, 제이 크라우더와 신인 지명권 4장을 브루클린 네츠로 보내고 득점왕 4회, 올NBA팀 10회 선정에 빛나는 '득점기계' 듀란트를 영입했다.

피닉스는 듀란트가 합류하면서 포인트가드 폴, 슈팅가드 데빈 부커, 포워드 듀란트, 센터 디안드레 에이튼으로 이어지는 올스타 4명이 동시에 출전하는 화려한 라인업을 거느리게 됐다. 무엇보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208cm의 장신 에이스가 생겼다는 점은 피닉스에게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듀란트는 골든스테이트 시절 두 번이나 파이널 MVP에 선정됐을 정도로 큰 경기에 매우 강하다.

하지만 부커, 에이튼과 함께 팀의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꼽히던 브릿지스와 존슨, 그리고 무엇보다 3장의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준 것은 피닉스에게는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바꿔 말하면 이번 시즌 피닉스가 우승도전에 실패한다면 폴의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하락)가 찾아오는 시점부터 팀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듀란트의 건강한 복귀 여부 역시 피닉스에게는 불안요소다.

한편 브루클린은 카이리 어빙 트레이드를 통해 댈러스 매버릭스로부터 3장의 신인 지명권, 듀란트 트레이드를 통해 피닉스로부터 3장의 신인 지명권을 받아내면서 오는 2029년까지 무려 11장의 1라운드 신인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21년 듀란트와 어빙, 제임스 하든(필라델피아 76era)으로 이어지는 빅3는 2년 만에 해체됐지만 어쩌면 이번 트레이드 마감시한의 진정한 승자는 11장의 1라운드 지명권을 수집한 브루클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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