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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포수' 안 보이는 야구 대표팀, 한국 야구 진짜 위기

[KBO리그] 베테랑 포수에만 의존하는 한국 야구, 적극적인 포수 육성 필요

23.01.07 09:16최종업데이트23.01.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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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주전 포수가 유력한 37세 베테랑 양의지 ⓒ NC다이노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3월에 펼쳐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엔트리 30명을 4일 발표했다. 최근 국제대회의 부진과 야구 인기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최상의 대표팀 구성을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만 35세 시즌을 맞이하는 1988년생 동갑내기 베테랑 투수 김광현(SSG)과 양현종(KIA)이 또다시 포함되어 대표팀 마운드의 세대교체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곽빈(1999년생, 두산), 김윤식(2000년생, LG), 소형준(2001년생, kt)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발 투수들이 대표팀에 처음 발탁되어 세대교체는 이미 진행 중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사실 세대교체가 시급한 쪽은 투수가 아닌 포수라는 지적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WBC 대표팀에 승선한 포수는 이지영(1986년생, 키움)과 양의지(1987년생, 두산)로 나란히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다. 지난해 11월 KBO가 예비 엔트리 격으로 발표한 WBC 대표팀 관심 명단에 포함되었으나 최종 엔트리에서 불발된 두 명의 포수는 박세혁(NC)과 박동원(LG)이었다. 두 선수 모두 1990년생으로 올해 만 33세 시즌을 맞이하는 베테랑들이다. 
 

WBC 대표팀에 발탁된 1986년생 베테랑 포수 이지영 ⓒ 키움히어로즈

 
2021년 개최된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야구 대표팀에서도 동일한 이의제기가 있었다. 대표팀 포수로는 양의지와 1985년생 강민호(삼성)가 선발되어 베테랑 일색이었다. 현재 KBO리그에서 포수 세대교체가 얼마나 지체되고 있는지 드러난다.

2017년 11월 개최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은 나이와 연차 수 제한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이 구성되었다. 이때 대표팀 멤버 중에는 박세웅(롯데), 구창모, 박민우(이하 NC), 김하성(샌디에이고), 구자욱(삼성), 이정후(키움) 등 이후 투타에 걸쳐 뚜렷한 성장세를 입증한 선수들이 다수 있다. 

하지만 APBC 대표팀의 취약 포지션으로 지적되었던 포수로 선발된 한승택(KIA)과 장승현(두산)은 이후 국가대표로 재발탁되기는커녕 소속팀에서조차 주전을 확보하지 못했다. 현재 10개 구단에서 20대 주전 포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아무리 1군 주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포수를 키워내기 어렵다 해도 매우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니 20대 포수의 대표팀 발탁은 언감생심에 불과하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던 1985년생 포수 강민호 ⓒ 삼성라이온즈

 
일각에서는 포수의 성장이 더딘 원인을 KBO리그가 아니라 아마추어 야구로 거슬러 올라가 찾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육체적으로 힘겨운 포수를 기피한다. 따라서 재능이 있는 선수 중에서 포수를 맡는 경우가 드물다.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는 현장의 지도자 중에서 포수 출신이 드문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10개 구단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한 포수 유망주들을 기초부터 완전히 다시 만들어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육성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올해는 WBC 이후 9월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에 APBC가 개최되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이 구성된다. 과연 젊은 포수로 누가 발탁되어 안방을 지키며 대표팀을 이끌어갈지 의문이다.

장기적인 포수 육성을 위해 프로와 아마추어가 머리를 맞대고 보다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베테랑 포수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 야구가 작금의 포수난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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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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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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