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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밖으로 나간 '아는 형님'... 그게 최선이었을까

[리뷰] 아직은 부족한 큰 재미 만들기...그래도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22.06.05 12:14최종업데이트22.06.0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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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의 한 장면. ⓒ JTBC

 
<아는 형님>이 모처럼 야외로 장소를 옮겼다. 지난 4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 335회는 기존과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꾸며졌다. 스튜디오 촬영 대신 야외로, 초대손님 없이 멤버들로만 내용을 채웠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는 형님>은 지난 2016년 이래 '형님 학교'라는 컨셉트로 인기 연예인 중심 초대손님들이 전학생 명목으로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갖는 구성이 기본 틀이었다.  

​기대 이상의 예능감을 선보이는 게스트, 이에 화답하는 멤버들이 좋은 합을 이루면서 수년여 동안 토요일 밤 JTBC 예능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서 <아는 형님>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TV 매체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세를 감안하더라도 요즘 이 프로그램 방영분들은 화제를 불러 일으킬 만큼의 흡인력과는 거리감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한 지적으로 장기간 고정된 형식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교복 대신 운동복, 교실 대신 운동장으로​
 

지난 4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의 한 장면. ⓒ JTBC

 
지난해 10월 새 멤버로 개그맨 이진호가 충원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없진 않았지만 딱 거기까지였고 기존 방식의 유지가 <아는 형님>의 선택이었다. 몇몇 방영분이 주목을 끌긴 했지만 내용보단 화제의 인물 혹은 논란의 출연자 등 방송 외적인 영향이 컸기에 <아는 형님>의 방황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런 점에서 초대 손님 없는 야외 촬영은 제법 눈 여겨 볼 만한 여지를 남겨 둔 것이다.

​모처럼 햇살 좋은 야외로 나간 <아는 형님> 멤버들은 모두 흥겨움 속에서 녹화를 시작했다. '제9의 멤버'신동까지 합류한 이날의 흥겨움 덕분에 유명 연예인, 아이돌이 오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품었지만 "초대손님 없다"는 말에 금새 분위기는 냉각되었다.  

​'친구와 함께하고 싶은 30분'이라는 주제 속에 8명의 멤버들은 각자 생각한 방식대로 각종 코너를 준비해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홍색 옷을 입은 사람과 함께 달리기', 1'995년생 스태프와 코끼리 코 하기' 등 운동회 속 다양한 게임들을 수행하면서 단합대회의 흥을 키워 나간다. 

야외 운동회로 즐거운 시간 마련​
 

지난 4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의 한 장면. ⓒ JTBC

 
미리 마련된 음식 재료로 내가 좋아하는 짝꿍을 위한 김밥 싸기는 마치 벌칙 음식 만들기처럼 변질(?)되긴 했지만 서로를 챙겨주는 편지 전달과 더불어 훈훈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각자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고백타임, 너! 나와'에선 서로에 대한 오해, 혹은 걱정, 고마움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방송의 후반부는 몸개그에 가까운 코너들로 웃음 만들기에 나섰다. 버블슈트(대형 풍선옷)를 착용하고 인간 볼링, 풋살 경기를 진행했는데 뜻댜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하는 코믹함 덕분에 운동회 구성의 단합대회는 기존 스튜디오 녹화 때와는 사못 다른 상황을 연출한다.  

​쉴틈 없이 뛰어 다니면서 체력을 다 소진할 만큼 멤버들 모두 재미 마련을 위해 있는 힘껏 경기에 임하는 모습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코너로는 기존 <아는 형님> 속 단골 소재인 노래를 활용한 팀대결로 꾸며졌고 각자의 최애곡을 함께 부르면서 단합대회를 마무리 짓는다.

아직은 부족한 변화... 그래도 기회는 있다​
 

지난 4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의 한 장면. ⓒ JTBC

 
그런데 이번 <아는 형님> 단합대회는 과연 성공적이었을까. 아쉽게도 큰 재미 마련 측면에선 여전히 부족함이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과감하게 밖으로 나가면서 초대손님 없는 촬영을 임했다는 시도 자체는 적절했지만 각 코너가 만드는 웃음의 강도는 천차만별이었고 특히 방송의 후반부 노래 소재 게임은 기존 방송과 큰 차이를 드러내진 않았다. 야외 촬영에 특화된 강호동, 이수근 등을 포함한 인적 구성임을 감안하면 더 과감한 진행을 담는게 좋지 않았을까.

​부족함이 느껴진 단합대회이긴 했지만 나름의 의미도 발견할 수 있었다. 멤버간 일대일 대화에서 농담처럼 이진호를 야단치듯 응대하긴 했지만 강호동은 뒤늦게 프로그램 적응하느라 마음 고생 심했던 후배에 대한 격려만큼은 결코 잊지 않았다. 통풍 때문에 고생중인 이수근을 위해 자극적인 재료 다 뺀 김밥을 싸준 서장훈의 행동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동료간의 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새 멤버랑 케미 보여줄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런 NO 게스트 편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이런 거 하면서 더 좋은 컨텐츠 나오고 그러는거 아니겠어요?" (아는 형님 공식 유튜브 채널 속 댓글)

​운동과는 담 쌓은 출연진들이 탈진할 정도로 열심히 뛰어 다니며 게임에 참여했다는 건 그만큼 이 프로그램에 대한 그들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단합대회라는 제목에 걸맞게 고정 멤버들의 하나된 마음 만큼은 확인했다면 이젠 제작진이 여기에 응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안전지향적 제작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지난 1-2년 사이 방영분에 대한 미지근한 반응이 이미 증명한 만큼 이번 방영분을 계기 삼아 작은 변화로 이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 <아는 형님>에겐 기회가 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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