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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승수 쌓기, 김강률-조수행 있기에 가능하다

[KBO리그] 경기 후반 결정적인 장면 만든 이들, 21일 KIA전서도 승리에 기여

22.04.22 10:51최종업데이트22.04.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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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두산 베어스의 전력이 예년보다 약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현재 두산의 위치는 무려 '단독 2위'다.

두산은 21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우세 3연전을 가져갔다. 전날에 이어 또 다시 한 점 차 경기를 펼쳤다.

이날 KIA를 꺾은 두산은 같은 시각 나란히 패배를 기록한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를 끌어내리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위 SSG 랜더스를 제외하고는 팀 간 격차가 크지 않아 언제든지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이틀 연속으로 어려웠던 경기를 잡은 만큼 기분 좋게 서울로 올라왔다. 특히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선수들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김강률-조수행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시리즈

양 팀 선발 투수 최원준과 션 놀린의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된 가운데, 균형을 깬 것은 김인태였다. 6회 초 놀린을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올리면서 팀에게 선취점을 안겨줬다. 7회 말 최형우의 1타점 적시타로 KIA가 한 점 따라붙긴 했으나 두산의 리드는 계속 이어졌다.

9회 말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김강률로 투수를 바꾸면서 수비 강화를 위해 야수진에도 변화를 주었다. 이 과정에서 우익수에 있던 김인태는 좌익수로 이동했고, 원래 김인태의 자리였던 우익수에는 조수행이 투입됐다. 점수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보여줄 수 있는 조수행의 수비 능력에 기대를 건 것이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조수행에게 큼지막한 타구가 날아갔다. 김강률이 유격수 박계범의 실책과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이했고, 황대인이 초구를 공략해 외야로 공을 띄웠다. 그런데 끝까지 따라간 조수행이 타구를 잡아냈고, 2루 주자만 3루로 진루하는 데 그쳤다. 포구에 실패했다면 동점 혹은 끝내기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수행의 호수비에 안정감을 찾은 김강률은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한승택을 차례로 뜬공 처리하면서 루상에 내보낸 주자를 한 명도 불러들이지 않은 채 경기를 매듭지었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상당한 경기였음에도 책임감 있게 팀의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하루 전이었던 20일에도 두 선수는 경기 후반 자신의 역할을 다해줬다. 조수행은 8회초 대주자로 교체 출전해 동점 및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김강률은 8회 1사에 등판해 1⅔이닝을 책임졌다. 만약 조수행과 김강률의 활약이 없었다면 우세 3연전은 물론이고 1승을 기록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리즈였다.

두산의 승리공식으로 자리 잡은 두 선수

두 선수로 인해 경기 후반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선 게 이번 시리즈만의 일은 아니다.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와의 맞대결을 모두 승리한 12일과 14일 경기를 비롯해 늘 팀이 이길 때마다 김강률과 조수행이 나타났다.

10경기 동안 11⅓이닝을 소화한 김강률은 3승 6세이브를 기록, 자책점은 한 점도 없었다. 벌써 세 차례의 구원승을 챙기며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고, 세이브 부문에서도 김택형(SSG, 8세이브)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운이 좋아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탈삼진(9개)과 사사구(3개)의 비율을 비롯해 피안타율(0.195),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8) 등 세부 지표를 봐도 투구 내용에서 흠 잡을 만한 게 보이지 않는다.

특히 대부분 접전 상황이었음에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게 눈에 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강률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1.33으로 리그 전체 구원 투수 중에서 가장 높다. 선발 투수까지 포함하면,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1.91)에 이어 2위다.

김인태에 밀려 주전 자리를 뺏긴 조수행은 출전 시간에 비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중이다. 도루 개수가 2개밖에 없으나 특유의 주루 센스로 상대를 흔들면서 점수로 연결시키는 장면을 꽤나 만들어냈다.

주루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자연스럽게 경기 후반 외야진의 한 축을 맡는다. 팀 입장에서는 타격 능력에 비해 수비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 김인태의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고, 조수행으로선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시간이다.

늘 그랬듯이 전력이 약해져도 두산은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예년과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시즌 초반을 버텨야 하는 두산에게 김강률과 조수행이라는 확실한 필승카드 두 장이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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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야구 김강률 조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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