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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측근' 첼시 구단주 자격 박탈... "빈손으로 떠나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퇴출'

22.03.13 09:48최종업데이트22.03.1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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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구단주 자격 박탈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축구계까지 뒤흔들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러시아 출신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구단주 자격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푸틴과 결탁한 '신흥 재벌' 아브라모비치

앞서 영국 정부가 아브라모비치를 포함해 러시아 기업인 7명을 제재 대상으로 올린 것에 따른 결정이다. 영국은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입국 및 체류, 영국인 및 영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전방위 제재를 부과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결탁해 거액의 재산을 모은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로 불린다. 

위기감을 느낀 아브라모비치는 최근 첼시를 매각하고, 모든 수익금은 자선 재단을 설립해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으나 구단주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영국 정부는 "푸틴을 도운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2003년 첼시를 인수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끌어모았다. 그 덕분에 영국의 중상위권 팀이었던 첼시는 단숨에 유럽에서 손꼽히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아브라모비치가 이끌어온 지난 19년간 첼시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2차례, 프리미어리그 우승 5차례, 유로파리그 2차례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영국 "아브라모비치, 빈손으로 첼시 팔아야"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첼시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기존 시즌권 구매자를 제외하고 일반 관중에게 경기 입장권을 판매할 수 없고, 모든 수익 활동이 금지됐다. 또한 선수를 영입하거나 방출할 수도 없다.

첼시가 경기를 진행하는 데 사용하는 지출도 제한된다. 홈 경기를 개최할 때마다 최대 90만 파운드(약 14억5000만 원), 원정 경기를 떠날 경우 2만 파운드(약 3225만 원)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영국 정부는 아브라모비치가 첼시 매각을 추진할 수 있도록 특별 라이센스를 발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브라모비치가 매각을 통해 어떤 이익도 얻어서는 안 된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를 영국 정부는 첼시를 인수하고 싶은 매수 희망자들에게 "아브라모비치가 아닌 영국 정부에 인수 제안을 넣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BBC는 "이번 조치로 첼시 매각 작업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아브라모비치는 곧 프리미어리그 구성원이 아니게 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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