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퍼스트 팀' 선정 이현중 NBA 진출 기대감

NCAA 넘어 NBA까지 도달할까... '3월의 광란 무대'에서 실력 증명해야

22.03.10 11:52최종업데이트22.03.10 11:52
원고료로 응원

▲ 농구 기대주 이현중, 미국 대학리그 콘퍼런스 퍼스트팀 선정 미국 대학농구 무대에서 뛰는 기대주 이현중(22·데이비슨대학)이 소속 리그 퍼스트팀에 선정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데이비슨대 농구부는 9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이현중이 애틀랜틱10(A10) 올콘퍼런스 퍼스트팀에 선정됐다고 알렸다. 데이비슨대가 소속된 리그인 A10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 1에 속해있는 콘퍼런스로, 미국 동부 지역 대학들이 주로 참가한다. ⓒ 연합뉴스

 
NBA(미국 프로농구) 진출을 노리는 이현중의 도전에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데이비슨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이현중은 올해 팀의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하며 NCAA(미국 대학농구) 디비전1 애틀랜틱10(A10)에서 소속팀의 컨퍼런스 정규리그 우승(15승 3패)을 이끌었다.
 
이현중은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지난 3월 9일 애틀랜틱-10(A-10) 콘퍼런스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상위 6명에 해당하는 '퍼스트 팀'에 선정됐다. 이현중은 이번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16.5득점(6위), 6리바운드, 2어이스트 3점슛 성공률 38.6%(7위)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올시즌 27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고 그중 7경기에서 20득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렸다. 더블-더블은 4경기였다. '이 주의 선수'에도 두 차례나 선정됐고, 3년 만에 NCAA 통산 1000득점 고지를 돌파했다,
 
이현중은 지난해 팀 역사상 최초로 180클럽(야투 성공율 50.3% 3점슛 성공률 43.6% 자유투 성공률 90.5%로 합계 180 이상)을 달성한 바 있다. 이어 올시즌에는 더 강해진 상대팀의 집중 분석과 견제에도 불구하고 점프슛과 패스, 수비능력 등을 보완하며 꾸준한 성장세로 미국 진출 3년 만에 전국구급 유망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역대 2번째 NBA 진출 이뤄질까

이현중의 주가가 상승할수록 국내 농구팬들의 기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농구팬들의 염원인 한국인 선수의 사상 최초의 NCCA 토너먼트 출전과 역대 2번째 NBA 진출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스포츠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와의 격차도 조금씩 좁혀져가고 있다. 미국 야구의 메이저리그, 축구의 EPL, 골프의 LPGA 등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당당히 톱클래스의 활약을 이어가는 한국 선수들을 보는 게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주류 인기 종목 중에서 한국스포츠에게 여전히 넘지 못할 장벽처럼 남아있는 분야가 바로 농구다. 한국에서 농구는 프로 4대 인기스포츠로 꼽히지만 국제경쟁력은 여전히 세계수준과 거리가 있다. 야구나 축구와 달리 농구선수들은 세계 최고의 농구 리그로 꼽히는 NBA(미국프로농구)가 전무하고 아예 해외무대 진출 시도 자체를 거의 찾아보기 드물다.
 
물론 농구는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봐도 여전히 미국이나 유럽과는 격차가 크다. 이는 선천적인 신체조건의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치는 농구라는 스포츠의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도 세계무대를 향한 도전은 느리지만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중국이 배출한 야오밍은 부상으로 전성기가 짧았지만 한때 NBA를 휩쓰는 위력을 발휘하며 은퇴후 명예의 전당에까지 헌액했다. 제레미 린(대만계 미국인), 이지엔리엔(중국), 하치무라 루이- 와타나베 유타(이상 일본), 하메드 하다디(이란) 등 NBA에 도전하거나 나름의 족적을 남긴 아시아 선수들은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한국에서 NBA에 진출한 사례는 지금까지 하승진(은퇴)이 유일했다. 하승진은 221cm라는 압도적인 신체조건으로 주목받으며 잠시 기회를 얻었지만 주로 가비지타임용 벤치멤버로만 간간이 등장하다가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았다. 이밖에 서장훈, 최진수, 방성윤, 이대성 등이 미국 대학이나 하부리그에 잠깐 도전장을 던지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NBA 진출에 성공한 사례는 전무하다. 국내 선수들보다 한 수위의 재능을 바탕으로 여러 해외무대에서 활약했다는 문태종-전태풍-이승준 등 귀화선수들도 NBA 무대는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많은 국내 농구팬들이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대학 최고의 슈터' 중 한 명으로 꼽혀

스포츠에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먼저 걸어가는 선구자이자 개척자의 역할이란 매우 중요하다. 차범근, 박지성, 박찬호, 류현진, 박세리, 김연경, 김연아 등 세계적인 선수들은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남들보다 앞서서 한국 스포츠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들의 성공 사례가 없었다면 그 뒤를 이은 후배 선수들의 도전도 결코 쉽지않았을 것이다.

개척자들은 당시만 해도 한국인 선수들이 과연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보기좋게 극복하면서 한국스포츠에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했다. 이현중이 만들어가는 도전과 경험 역시 본인은 물론, 앞으로 그 뒤를 이어갈 후배들을 위해서도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NBA에서도 통할 만한 이현중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슈팅이다. 한국농구 환경에서는 나오기 힘든 2미터의 장신슈터라는 희소성을 바탕으로, 이현중은 높은 타점에 빠르고 정확한 슈팅력을 갖추고 있으며, 공간을 활용하는 오프더 볼 무브도 빼어나다. NBA가 최근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신드롬의 영향으로 3점슛의 전술적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도 이현중의 가치를 높인다. 이현중은 클레이 탐슨(골든스테이트)이나 마커스 스마트(보스턴), 대니 그린(필라델피아) '3&D(3점슛과 수비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스타일의 스윙맨을 롤모델로 하고 있다.
 
NBA 신인 드래프트는 오는 6월에 열린다. 미국 현지언론에서도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분석하여 이현중의 이름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나 USA투데이는 이현중을 '대학 최고의 슈터' 중 한 명으로 거론하며, 만일 드래프트에 선택받는다면 2라운드 중반 정도의 지명을 예상했다. 선배인 하승진은 2004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전체 46번(2라운드 16순위)으로 지명된 바 있다. 전세계에 내노라하는 선수들이 집결하는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60명(1, 2라운드) 이내에 오를 후보로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만으로도 아시아 선수로서는 놀라운 성과다.
 
이현중이 NBA 진출의 꿈에 한 발 더 가까워지기 위하여 가급적 먼저 거쳐가야 할 무대가 바로 NCAA 토너먼트다. 이른바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대학농구 토너먼트는 미국 내에서 NBA를 비롯한 프로스포츠의 인기마저 능가할 정도로 엄청난 주목을 받는다. 350여 개가 넘는 수많은 전미 대학 중 오직 68개팀만 이 무대에 초청받을 수 있다.
 
소속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32개 팀에는 NCAA 토너먼트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현중의 소속팀 데이비슨대가 컨퍼런스 1번 시드를 확보했기에 우승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36개 팀은 토너먼트 선정위원회에서 시즌 성적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이현중이 전국적인 이벤트인 3월의 광란 무대에 출전하고 좋은 성적까지 올리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다면, NBA 스카우트들로부터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이현중 NCAA NBA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