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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나선 국힘... 김문기 유족 "이재명, 왜 아버지 모른다 하나"

23일 국민의힘-김문기 아들 A씨 기자회견... 생전 사진·영상 공개

등록 2022.02.23 14:01수정 2022.02.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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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김은혜 공보단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처장 유족’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김문기 처장의 장남(왼쪽)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장동 게이트' 윗선이 누군지 알지 못한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단 한 가지, 이재명 후보는 왜 아버지를 모른다고 하는지 궁금하다."

'대장동 게이트' 관련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12월 21일 사망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 A씨가 울먹이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한 말이다.

국민의힘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 3층에서 '고 김문기 처장의 유가족 기자회견'을 열고, 사진과 동영상 등을 제시하며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김문기 처장과 골프를 치는 등 친밀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을 잘 알지 못한다'라고 주장해왔던 이 후보를 압박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23일 공개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찍은 사진. ⓒ 국민의힘

 
우선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가 김 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추가로 공개됐다. 특히 뉴질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이 후보와 김 처장이 손을 잡고 함께 나무를 안는 듯 찍은 사진도 포함됐다.

또 김 처장이 "오늘 너무 많이 타버렸어.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됐다. 이 동영상은 김 처장이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딸에게 보낸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김 처장이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와 함께 골프를 쳤다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지금까지 출장 중에 골프를 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해온 이 후보 설명과 배치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출장 당시에 골프를 쳤는지에 대해선 명시적 발언을 하진 않았지만, (골프 친) 사진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해왔다"라며 "이 동영상을 보면 유동규 본부장과 김문기 처장과 함께 출장 중에 골프를 쳤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부터 김 처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이 후보를 '이재명 변호사'라고 저장한 김 처장의 2009년 6월 휴대전화 전화번호 목록을 제시했다. 김 처장 아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김 처장이 휴대폰을 바꿀 때 외장하드에 따로 저장해둔 것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이 23일 공개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2009년 휴대전화 전화번호 목록. '이재명 변호사'로 저장돼 있는 걸로 보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기 처장이 오래된 인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 국민의힘

 
이날 A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발인 날인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때 이재명 후보는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에게 조문이나 어떠한 애도의 뜻도 비추지 않고, 산타 복장으로 춤을 추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 모습을 TV를 통해 본 80대 친할머니께선 오열하고 가슴을 치며 분통해했다. 우리 가족은 또 한 번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 아무리 정치라지만 이건 아니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 것도 모자라 자신이 알지 못하는 타 후보의 선거 운동원 빈소엔 애도를 표했다"라며 "우리 가족은 진실을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이렇게라도 해야 저희 가족이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도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아버지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검찰, 언론은 아버지를 향해 공격을 집중했고, 상부 뜻에 따른 죄밖에 없던 아버지를 회사는 보호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성남시 의회의 징계 압박이 아버지를 벼랑으로 몰았다"라며 "유동규 본부장과 함께 골프까지 친 이재명 후보는 아버지를 기억 못하고 있다고 한다. 아들로서 납득 안 된다. 대장동 사건이 마무리되면 바닷가 근처에서 평화롭게 부동산이나 하고 싶다던 아버지는 더 이상 저희 곁에 없다. 아버지 명예가 회복되길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권성동 의원은 "어제(22일) 기자회견을 예고한 후, 민주당 관계자가 가족들에게 많은 전화를 했다고 한다. 민주당에게 경고한다"라며 "용기를 내서 진실을 밝힌 유가족들에 대해서 정신적 압박, 언어적 폭력을 행사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라고 회견을 마무리했다.
#이재명 #김문기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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