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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장인' 팀 킴이 돌아왔다... 일본 상대 완승 거둬

[베이징올림픽] 일본, 계속된 실수로 자침... 한국 라운드로빈 3승 3패 올라

22.02.15 09:28최종업데이트22.02.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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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킴, 한일전서 완벽한 승리 거둬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10-5 승리를 거둔 한국 팀 킴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중국·미국에 2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몰렸던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김은정·김선영·김영미·김경애·김초희)이 라이벌 일본 '로코 솔라레(팀 후지사와 사츠키)'를 상대로 짜릿한 한판승을 거뒀다.

'팀 킴'은 현지시각 14일 저녁 8시 5분 베이징 국가수영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일본과의 라운드로빈 6차전 경기에서 10-5의 완승을 거뒀다. 연패를 끊은 '팀 킴'은 자신있는 플레이를 바탕으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 역시 완벽했다. '팀 킴'은 일본을 상대로 무려 세 번의 스틸을 따냈다.

올림픽에서 있었던 지난 경기의 아쉬움, 그리고 이번 올림픽 예선전에서 있었던 한일전 2연패의 아쉬움을 모두 씻은 완벽한 게임이었다. '팀 킴'은 일본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샷은 정확히 찔러들어가 일본의 스톤을 쳐냈다. 일본은 첫 엔드부터 실수를 연발하며 스스로 침몰했다.

1엔드부터 나온 일본의 실수... '팀 킴' 자신감 올랐다

'칩샷 능력자' 리드 김선영, '일본 킬러' 세컨드 김영미, '테이크아웃 장인' 서드 김경애, 그리고 '득점 메이커' 스킵 김은정이 모두 활약했다. 올림픽에서 더욱 많은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히 필요했던 상황에서 열린 경기였다. 그런데 승리의 여신이 처음부터 '팀 킴'에 웃어보였다.

첫 엔드부터 한국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후공권을 가져간 일본은 블랭크 엔드를 노렸다. 그런데 후지사와 사츠키가 던진 마지막 샷이 하우스 안의 한국 스톤을 스치는가 싶더니 그대로 하우스를 나가버린 것. 쉬운 샷을 처음부터 실패한 일본은 경기 첫머리부터 한국에 한 점을 떼어주고 시작한 형국이 되었다.

2엔드 가까스로 두 점을 만회하는 데 성공한 일본. 이어 세 번째 엔드 한국에 처음으로 후공권이 넘어왔다. 일본의 리드 요시다 유리카와 세컨드 스즈키 유미는 하우스 안에 스톤 세 개를 넣어둔 상황. 이때 김영미가 그 스톤을 모두 쳐내고 한국의 스톤을 남기는 정확한 트리플 테이크아웃에 성공하며 일본의 전열을 무너뜨렸다.

김은정 선수 역시 이에 질세라 일본의 스톤을 모두 쳐내는 전략을 써냈다. 다시 하우스에 스톤을 밀어넣은 일본의 스톤을 죄 쳐내버리는 트리플 테이크아웃에 성공한 것. 김영미와 김은정이 합작한 두 번의 트리플 테이크아웃에 힘입어 한국은 3엔드 석 점을 따내며 리드를 되찾았다. 스코어 4-2.

4엔드에는 또 다시 일본의 실수가 나왔다. 한국이 하우스 안쪽에 1번 스톤으로 넣어두었던 스톤보다 가깝게 자신의 스톤을 밀어넣으려던 후지사와 사츠키의 샷이 웨이트가 너무 강해 밀려나간 것. 스톤은 버튼을 지나쳐 멈췄고, 결국 1번 스톤이 한국의 것이 되며 그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5엔드에는 일본이 분위기를 살리려 애썼다. 한국 역시 또 한번의 스틸을 노리고 김은정 선수가 일본 스톤 뒤에 숨은 1번 스톤을 만들어냈지만, 후지사와 사츠키가 한국의 스톤을 밀어내는 데 성공하며 2점을 만회했다. 전반 종료 시점 스코어는 5-4.

김경애가 불판 깔고, 김은정이 점수 먹고
 

▲ '숙명의 한일전' 꺾은 팀 킴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리그 6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10-5 승리를 거둔 팀 킴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6엔드에는 김경애 선수가 '일등공신'이 되었다. 김경애 선수가 엔드 첫 번째 샷 투구에서 일본의 가드와 하우스 안 스톤을 모두 쳐내는 필 샷을 성공한 것. 김은정은 더욱 편한 환경에서 득점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김은정이 스킵 샷 두 개를 모두 버튼에 넣는 데 성공하며 스코어를 7-4로 벌렸다.

7엔드에도 김경애의 활약이 대단했다. 일본이 한국의 스톤을 백가드처럼 배치해둔 상황, 김경애가 빗겨 들어가는 샷을 시도했다. 김경애의 샷은 일본의 스톤을 한국 스톤과의 충돌 없이 깔끔하게 쳐낸 데 이어, 하우스 뒤에 숨은 또다른 일본의 스톤까지 쳐냈다. 김은정 선수도 이에 질세라 깔끔한 더블 테이크아웃에 성공했다.

결국 일본은 하우스 안 한국의 스톤을 이겨내지 못했다. 후지사와 사츠키의 라스트 스톤이 하우스 안쪽과는 전혀 거리가 먼 방향으로 향했고, 결국 2번 스톤에 자리하고 말았다. 한국이 또 한 점을 스틸하며 8-4로 승기를 잡은 상황이었다.

일본은 8엔드 대량득점을 시도했지만, 또 김경애의 더블 테이크아웃에 막히고, 김은정이 작전타임 끝에 시도한 어려운 더블 테이크아웃 샷이 한국의 스톤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성공하는 등 그야말로 한국이 일본의 득점을 완벽히 저지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일본은 1점만을 만들며 8-5로 끌려갔다.

승리 세레머니가 된 '서호'에게의 메시지

9엔드. 한국이 후공을 잡았기에 조금의 득점만 거둔다면 굳이 10엔드까지 가지 않고도 그대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김선영과 김영미의 샷이 빛났다. 김선영은 일본의 가드 스톤을 제거하는 틱샷을 완벽하게 구사했고, 김영미는 자신의 두 번째 샷에서 일본의 가드 스톤과 하우스 안 스톤을 모두 제거하는 샷을 선보이며 일본의 스틸 시도를 저지했다.

김은정 선수는 두 선수가 차려준 밥상을 점수로 연결했다. 첫 번째 스킵샷에서는 스톤의 웨이트가 너무 강해 하우스 밖으로 나갔지만, 두 번째 스킵 샷은 한국에 소중한 두 점을 추가시켜줬다. 9엔드가 끝난 순간의 스코어는 10-5. 결국 일본 선수들이 10엔드 공격을 포기하고 악수를 청하며 이 스코어가 최종 스코어로 고정되었다.

벼랑 끝에서 승리를 얻어낸 '팀 킴' 선수들. 선수들의 '세레머니'는 웃음이 가득했다. 김은정 선수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한일전 승리 직후 선보였던 키스 세레머니를 다시 카메라 앞에서 했다. 그러다 다시 선수들과 함께 카메라에 잡힌 김은정 선수는 김영미 선수와 김은정 선수의 아들 서호 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김선영 선수, 아니 서호 군에게는 '선영 이모'가 꺼낸 말이 진국이었다. 김선영 선수는 "서호야, '고고 다이노' 사 줄게, '고고 다이노' 택배 보내줄게!"라면서 서호 군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영화 <고고 다이노 공룡탐험대>의 장난감을 사주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 

지난 11일 영국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던 김은정 선수의 말은 "서호야, 고고 다이노 보지 말고 엄마 응원해"였다. 어쩌면 '만화' 대신 엄마의 경기를 보길 바라는 김은정 선수의 마음과 '만화 장난감'을 사주려는 선영 이모의 마음이 묘하게 충돌하는 '웃픈' 순간이었다.

3승 3패를 거두며 공동 5위에 오른 '팀 킴'은 15일 꿀맛같은 휴식을 가진 뒤 16일 다시 경기를 치른다. 16일에도 '더블 헤더'가 예정되어 있다. 오전 10시 예선 1위 팀 스위스와 일전을 치르는 '팀 킴'은 오후 9시 덴마크와 예선 8차전을 치른다. '팀 킴' 선수들이 남은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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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팀 킴 김은정 여자 컬링 대표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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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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