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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김민석,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메달 주인공 됐다

[베이징 올림픽] 1500m 1분 44초 24로 동메달 수성, 평창 이어 2연속 메달

22.02.09 09:26최종업데이트22.02.0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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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첫 번째 메달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나왔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들에게 메달이 허락되지 않았던 남자 1500m 메달을 따냈던 김민석 선수가 4년 뒤 열린 올림픽의 같은 종목에서 동메달을 또 다시 따냈다.

김민석(성남시청)은 8일 저녁 베이징 국가 스피드 스케이트 체육장에서 열린 남자 1500m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에서 1분 44초 24로 동메달을 따냈다. 그간 한국 선수들이 여러 어려움을 겪던 중에 나오던 첫 메달, 그리고 김민석이 동양 선수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자리에서 또 다시 따낸 메달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함께 1500m에 출전한 영건 박성현(한국체대)은 극적인 출전권 획득 끝에 출전한 첫 번째 올림픽에서 1분 47초 59의 성적으로 21위에 올랐다. 
 

대한민국의 김민석이 8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힘차게 스타트 하고 있다.김민석은 이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2연속으로 동계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기록을 세웠다. ⓒ 연합뉴스

 
세계 신기록 선수와 맞대결... 오히려 '페이스' 올려줬다

김민석은 이번 올림픽에서 출전한 1500m에서 11조에 배치되었다. 11조에서 김민석과 함께 배정된 선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같은 종목 금메달을 따냈던 네덜란드의 키엘트 나위스. 키엘트 나위스는 2019년 1500m의 세계 신기록을 써냈던 바 있다.

기록이 더욱 좋은 선수와 함께 페어로 뛰는 것은 선수가 더욱 빨리 달릴 수 있는 자극이 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선수 본인이 오버페이스에 빠지면서 후반 힘이 떨어질 수 있어 우려가 되는 상황. 그렇기에 김민석이 키엘트 나위스와의 페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하지만 김민석은 키엘트 나위스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았다.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키엘트 나위스를 쫓아 속도를 점점 올려나갔다. 본격적인 레이스에 나선 김민석은 300m 랩타임을 23초 75로 달려나간 데 이어, 시내에서 달리는 차량보다 빠른 속도인 57km/h가 넘는 속도로 700m 구간에 가까워졌다.

700m 구간에서 49초 13을 기록하며 자신만의 페이스를 이어나간 김민석은 인코스로 진입하면서 더욱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1100m 지점을 통과한 시점에서 그의 스코어는 1분 15초 74. 라스트 랩 벨의 종소리에 따라 다시 아웃 코스로 치고 나간 김민석은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 바퀴를 돌아온 키엘트 나위스가 1분 43초 21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순간, 김민석도 1초 남짓 뒤쳐졌지만 1분 44초 24의 기록을 세우며 자신의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웠다. 11조 레이스가 끝난 시점에서 그의 순위는 3위. 뒤이은 8명의 선수가 그의 기록을 넘지 않으면 동메달 수성이 가능했다.

그리고 기대는 현실이 됐다. 12조부터 15조까지, 8명의 선수들 중 한 명도 김민석의 기록을 뛰어넘지 못했다. 특히 메달이 기대되었던 중국의 닝중웬은 김민석과 1초 이상 차이나는 기록을 내며 7위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한편 남자 1500m에 결원이 생기면서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박성현 선수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 1분 47초 59의 성적으로 21위에 오르며, 만족스럽게 경기를 마쳤다. 

"내가 첫 메달 주인공 되리라고 생각 못해"

김민석은 이후 벌어진 시상식에서 마스코트 빙둔둔의 인형을 받아들고 밝은 표정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김민석은 그간 쇼트트랙에서 불합리한 판정 탓에, 아쉬운 메달 불발의 소식을 딛고 극적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심판의 개입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첫 메달이 나온 것 역시 많은 것을 시사한다.

김민석은 공식 인터뷰에서 "올림픽 챔피언을 노리고 왔지만, 네덜란드 선수들이 너무 잘 타더라"라면서도, "내가 한 레이스에 있어 후회 없이 했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 선수들이 나보다 잘 탔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민석은 전날 쇼트트랙 선수들의 석연치 않은 판정을 겨냥해 "내가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되리라고 생각을 못했다"라면,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나 역시 많은 응원을 했는데, 내가 메달을 땀으로써 한국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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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스피드 스케이팅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동메달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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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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