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축제' 같아서 특별한, 육식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리뷰] SBS 예능 <집사부일체>

22.02.07 14:15최종업데이트22.02.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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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VS 채식,' 식탁 위에서 늘 고민하게 되지만 정답이 없는 세기의 난제다. 2월 6일 방송된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는 2주에 걸친 '육채파일체' 특집을 통하여 완전한 육식과 완전한 채식을 각각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남영동에서 시작된 오프닝에서 제작진은 멤버들에게 '육식파인지, 채식파인지"를 질문했고 물었고, 멤버들은 고민 끝에 모두 육식을 선택했다. 멤버들은 육식-채식 체험 소식에 모두 흥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일일제자로는 육식 사랑으로 유명한 걸그룹 오마이걸 효정이 합류했다. 효정은 "일주일 내내 고기를 먹을수 있다. 고기 없으면 춤을 못 춘다. 많이 먹으면 800g(약 4인분)정도 먹는다"라고 밝히면서 "힘들 때 우는 건 삼류고, 참는 건 이류고, 먹는 건 육류다"라는 명언으로 고기에 대한 찐사랑을 드러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멤버들의 체험을 도와줄 사부로 '육싱왕' 유용욱이 등장했다. '바비큐 요리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유용욱은 최근 요식업계에서 주목받는 신성으로, 셀럽보다 기업 총수까지 그가 운영하는 식당에 오기 위해서 예약 대기만 최소 반년이 걸린다고 할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유용욱의 연구소는 1922년에 세워져 올해로 100년이나 된 낡은 건물을 개조하여 식당까지 겸하게 되면서 손님들에게 개방하고 있었다.

유용욱은 10살 때 시골동네에서 고기를 자주 구워먹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바비큐를 처음 접했고, 약 27년의 고기 짝사랑 끝에 대기업 퇴사 후에 직접 창업의 길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바비큐 연구를 위해서 구운 소갈비만 약 1톤이 넘는다고. 본인도 '고기로 1일 6식'까지 가능하다고 할만큼 남다른 육식 사랑을 드러냈다. 
 
유용욱은 직접 설계해서 특수 제작한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초대형 고기 그릴을 소개했다. 소, 돼지, 닭 등 모든 종류의 고기가 준비되었다는 이야기에 멤버들은 일제히 설레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양세형과 효정은 뜨거운 그릴에 가까이 붙어서 머리카락이 타는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셀카를 찍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유용욱은 육식에 특히 매력을 느낀 이유에 대하여 "고기는 정직한 식재료"라고 설명하며 "고기는 들어간 시간과 정성에 비례해서 맛있어진다"고 평가했다. 역시 육식을 사랑하는 양세형은 "고기는 오래 굽는다고 되는 게 아니고, 마치 아기를 보듯이 정성껏 온도와 습도를 체크하며 정성을 들여야한다"고 덧붙였다.
 
유용욱은 연구소의 메뉴들이 대부분 자신이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히며 "단지 맛을 넘어서 음식의 경험과 감정까지 전달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때도 "근본없는 메뉴는 만들지 말자. 유행에 맞추지말고 진심으로 음식에 대한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이어 유용욱은 "고기를 먹는 행위 자체가 특별하다. 사람들은 특별히 기념하고 싶은 날에 고기를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육식은 즐거운 파티와 같다"고 주장했고 멤버들은 모두 공감했다. 심지어 연구소 회식도 고기로 한다고. 이승기가 "그래도 고기만 지겹도록 볼텐데 채소로 회식하는 건 어떠냐"고 질문하자, 유용욱은 "우리 스태프 중에는 채식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육식의 단점이 행복을 주는 것이라면, 단점으로는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 꼽혔다. 유용욱은 7년간 바비큐를 연구하며 체중이 15kg 정도 불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효정은 "고기는 잘못이 없다. 다이어트는 '고기 때문에' 실패하는 게 아니라 '포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라는 명언으로 육식파들의 심경을 대변하여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멤버들은 본격적으로 육식 체험에 나섰다. 첫 번째 메뉴는 소갈비였다. 유용욱은 "소갈비는 머리쪽부터 번호가 붙어있다. 1번부터 5번까지는 갈비탕이나 찜에 사용되고, 6~8번은 소갈비중에서 살이 가장 두텁게 붙어 있어서 구이용 생갈비로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수비드 방식으로 그릴에서 조리한 소갈비가 그 자태를 드러내자 멤버들은 사부의 설명은 더 이상 듣는둥 마는둥 고기에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드디어 시식에 나선 멤버들은 입안에 넣자마자 몇 번 씹기도 전에 녹듯이 사라지는 부드러운 고기 육질에 탄성을 금하지 못했다.
 
유용욱은 대기업 재직 시절 뉴욕 출장 때 방문한 한식 레스토랑에서 맛본 요리의 장맛에서 영감을 얻어 메뉴를 개발하게 된 사연을 밝혔다. 메뉴 개발을 위하여 쓴 고기값에 월급을 다 쏟아부었다고. 처음에는 아내와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SNS 등을 통하여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나중에는 가족들도 인정해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용욱은 고기 마니아들을 위하여 "돈보다 시간을 들여라"라는 꿀팁을 전수했다 "바비큐라면 갈빗살, 등심, 안심같은 비싼 고기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굳이 비싼 고기를 안사도 된다. 모든 고기에는 결합조직이 있다. 차돌양지나 우설같이 합리적 가격의 고기들은 원육은 조금 질길수 있다. 하지만 장시간 저온에서 바비큐를 하면 결합조직이 풀어지며 부드러워진다"고 밝혔다.
 
이어 "냉동육도 해동만 잘하면 상관없다. 바비큐용 냉동육이라면 얼음물에 며칠을 잡고 천천히 해동시키면 된다. 해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고기와 비슷해진다"는 비결도 전했다. 
 
두 번째 메뉴인 파스트라미는 소의 차돌양지 부분을 장시간 바비큐로 조리한 메뉴였다. 유용욱은 대학생 때 뉴욕 배낭여행을 가서 해장메뉴를 찾다가 샌드위치로 처음 파스트라미를 접하게 된 인연을 소개하며 "뉴요커들의 해장국이라고 한다. 먹어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 밝혔다.
 
촉촉한 육즙이 넘쳐나는 고기를 잘게썰어 홀그레인 소스를 듬뿍 바른 빵에 고기를 얹어먹자 멤버들은 모두 캠핑온 기분이라며 탄성을 자아냈다. 유용욱은 차돌양지와 소금, 설탕, 후추, 쿠킹 포일 등의 재료들을 활용하여 집에서도 간간하게 파스트라미를 비슷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전수했다.
 
다음 메뉴는 돼지 고기로 만든 뼈 등심베이컨이었다. 소고기와는 또다른 풍미를 자랑하며 피스타치오 가루나 메이플 시럽까지 곁들여 빵에 얹어먹는 '단짠'의 매력에 멤버들은 흠뻑 빠졌다.
 
유용욱은 국민 고기로 꼽히는 삼겹살을 고르는 꿀팁도 전했다. 정육점에서 삼겹살을 고를 때 끝부분에 붙은 '미추리' 부분을 제거하고 달라고만 해도 더 맛있는 고기를 구입할수 있다고. '삼겹살은 오돌뼈가 있는 부위가 가장 맛있다는 속설'에 대하여, 유용욱은 "오돌뼈가 포함된 6.7번 부위가 미추리와는 반대편 쪽이 위치하여 갈빗대 삼겹살중 가장 고소하고 맛있는 것"이라며 인정했다.
 
네 번째로 풀드 포크가 등장했다. 오랜 시간 훈연해서 부드럽고 연해진 고기를 잘게 찢어 매콤한 바비큐 소스를 곁들어 빵에 넣어 먹는 요리였다. 하지만 연이은 육식 릴레이에 멤버들은 하나둘씩 김치를 찾거나 고기를 양보하는 등 시작과는 달라진 텐션으로 서서히 지쳐가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유용욱은 "원래는 채소나 샐러드를 먹기도 하지만 오늘은 육식데이"라고 선을 그으며 육식파티는 점차 '육식고문'으로 변해갔다. 급기야 한 명만 코울슬로를 먹을수 있게 허용하는 것을 두고 경쟁이 붙자 이승기는 "왜 비건(채식주의자)이 생겼는지 알 것 같다"고 고백하며 폭소가 터졌다.

폐활량 대결에서 승리한 양세형이 코울슬로를 차지하여 빵에 넣어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양세형은 "배부른데도 입안에 새콤한 코울슬로가 들어가니 입안에 침이 돈다"며 감탄했고, 멤버들은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 메뉴로 채소가 들어간 매콤한 제육볶음이 등장하자 멤버들은 반색했다. 유용욱은 구운 삼겹살을 활용하여 합리적인 가격과 간단한 방식으로 집에서도 조리해먹을 수 있는 제육볶음팁을 전했다. 고기를 먼저 80% 정도 굽고 채소와 양념을 조리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시제품이나 조리양념과 상관없이 조리 순서만으로도 맛이 전혀 달라진다고. 또한 토치를 활용하여 간단하게 불맛을 입혀 감칠맛과 고소함을 전하는 팁도 전수했다. 멤버들은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제육볶음의 식감과 매콤한 맛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멤버들은 고기에 얽힌 저마다의 특별한 추억을 언급하며 공감대를 드러냈다. 이승기는 "육식은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고 밝혔다. 유용욱도 "제가 꿈꾸는 식탁은 사람들이 모여낮아 고기를 나누며 화합하는 축제같은 식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유수빈은 "저는 오늘 제 체질이 비건이라는 걸 알았다"고 뜬금없는 커밍아웃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유수빈은 "육식만 계속하다보니 나란 사람에게는 균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한국농촌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무려 55kg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과거에는 고기를 '특별한 날'에만 먹는 메뉴로 생각했다면, 오늘날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수시로 육식을 즐기는 것이 보편화된 시대에 이르렀다.

하지만 육식 과잉의 시대 속에서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육식'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육식특집은 단순히 먹방을 넘어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즐기는 소통의 장으로서의 고기파티, 양질의 재료와 조리 방식에 대한 실용적 정보, 그리고 채식과의 올바른 균형에 대한 필요성 등도 폭넓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다음주에는 사찰음식의 명인 정관스님이 소개하는 비건푸드를 통한 채식 체험을 예고했다. 흔히 채식은 맛이 없다는 선입견을 넘어 '오감의 오케스트라'로 불리우는 건강하면서 맛있는 채식의 신세계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집사부일체 유용욱소장 육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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