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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팀 킴', 이번 올림픽에는 핸드폰 걷을까?

평창 올림픽 당시 스마트폰 수거... "베이징에서는 자율에 맡기기로"

22.02.08 09:57최종업데이트22.02.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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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 선수들. 왼쪽부터 김선영·김경애·김영미·김은정·김초희 선수. ⓒ 박장식

 
지난 5일 베이징으로 출국해 올림픽 출격 준비를 마친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 선수들. 선수들은 10일부터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여자 컬링 라운드로빈에 참가해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때의 영광을 재현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선수들의 핸드폰을 모두 수거해 보관했었던 탓에 선수들이 자신이 올림픽 기간 최고의 화제로 떠오른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선수들이 경기에 더욱 집중하는 데 도움은 되었지만, 그 배경이 강압적이었던 탓에 올림픽 이후 지도자들의 갑질이 폭로된 이후 많은 눈총을 사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는 대회 기간동안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 때와 달리 선수들이 핸드폰을 쓸 수 있을까? 

"알람도 맞추고, 음악도 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선수들이 출국하기 전 가졌던 미디어데이가 끝나고 대표팀 임명섭 감독에게 직접 '핸드폰 수거 여부'를 물어보았다. 임 감독은 "미디어데이 본 행사 때 다른 기자분이 여쭈어주시지 않을까 기다렸는데, 질문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라며 선수들과 '핸드폰 사용'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전해주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와의 자율적인 논의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 여부를 정했다는 임명섭 감독은 "선수들이 스마트폰으로 듣고 싶은 음악도 듣고, 알람도 맞추어야 하지 않느냐"면서, "이번 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의 핸드폰을 코칭스태프가 따로 모아 관리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물론 선수들끼리 스마트폰을 무작정 쓸 수 있게끔 정한 것은 아니라고. 경기 기간동안 인터넷 등을 켜고 자신들의 기사나 경기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 등을 찾아보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SNS 등도 하지 않기로 한 것. 임 감독은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인터넷과 같은 외부와의 소통을 하지 않기로 정했다"라고 덧붙였다.

평창 올림픽 때는 스마트폰을 쓰지 않은 덕분에 성적이 잘 나왔다고 자평하는 선수들이지만, 꼭 필요한 연락마저 하지 못하거나, SNS의 메시지 보관 기간이 만료된 탓에 보고 싶었던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다고. 선수들의 아쉬움을 덜면서도, '정할 것은 정한' 유연한 방식이 된 셈이었다.

평창보다 더욱 자유로운 '팀 킴'의 올림픽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에 도착한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 선수들이 오륜 조형물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 팀 킴 선수단 SNS

 
사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마트폰을 일괄적으로 걷은 탓에 벌어진 해프닝도 있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코치였던 피터 갤런트 코치와도 연락이 불가능했던 사건이 있었던 것. 이는 선수들의 핸드폰을 걷어갔던 전 지도자들이 피터 갤런트 코치를 의도적으로 소외시키기 위했던 일임이 드러나 파장이 일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손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핸드폰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많다. '팀 킴' 선수들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임하는 모습이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보다 더욱 자유로워졌다는 것이고, 그리고 올림픽의 분위기를 더욱 많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된다.

당장 평창 때와 비교해보면 달라진 선수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선수들은 출국 당일 방호복으로 무장한 채 찍은 사진을 자신들의 공식 SNS에 업로드하기도 했고,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다음날인 7일 SNS에 "베이징 선수촌 적응 완료!"라며 선수촌 내의 오륜 조형물에 모여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특히 6일 도착하자마자 컬링 경기가 열리는 베이징 국가수영센터를 찾아 믹스더블 컬링 라운드로빈을 지켜보며 전략을 짜기도 하고, 7일 저녁에는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을 찾아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경기 돌입 전 응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지난 올림픽보다 더욱 자유로워진 덕분에 올림픽을 비로소 누구보다도 잘 즐길 수 있게 된 '팀 킴'.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했듯,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누구보다도 올림픽을 즐기게 될 '팀 킴'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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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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