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 마지막 분기점은 윤-안 단일화, 그 기시감에 대해

[주장] 정치학을 통해서 단일화... 정몽준 그리고 안철수

등록 2022.01.17 12:28수정 2022.01.17 13:29
0
원고료로 응원
1. 잇다른 악재 윤석열 그리고 약진 안철수... 그 상관관계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정체 혹은 하락 국면(1월 1주) 속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두 후보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 집단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단일화 이슈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두 후보 간의 단일화는 '가능'한 문제일까. 이에 대한 전망을 찾아볼 수 있는 정치학적 분석이 있다. 또한 해당 연구에서 제시된 2002년 노무현-정몽준 사례는 이번 단일화 이슈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정치학적 분석과 유사사례 비교를 종합했을 때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NBS 1월 2주, 다자 대결 주요 후보 지지율 1월 2주 목요일에 발표된 NBS 조사결과 주요 후보 모두 오차범위 내의 격차로 횡보한 가운데, 안철수 후보는 두 자릿수 지지율을 굳혔다. ⓒ NBS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여 여론조사마다 결과는 조금씩 다르지만 10~15%p 수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윤석열 후보의 잇따른 악재에 따른 반사이익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지지율 변화 속에서 짚어봐야 할 사실은 여전히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에 대해 긍정 답변 비율이 정권유지 긍정 답변 보다 더 높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정권교체를 찬성하는 유권자들의 지지가 윤석열 후보 지지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로 이동했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이러한 가설을 수용한다면, 통계적으로는 여전히 민주당의 정권 유지 가능성보다는 야당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한다.
 

KSOI 정례 여론조사 결과 갈무리 (자세한 출처는 중아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https://www.nesdc.go.kr/portal/bbs/B0000005/view.do?nttId=9623&menuNo=200467&searchTime=:: 날짜구분 ::&sdate=&edate=&pdate=&pollGubuncd=&searchCnd=1&searchWrd=케이에스&pageIndex=1) ⓒ KSOI


2. 선거연합에 대한 세부적 분류와 한국적 적용

그렇다면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까지 2개월 좀 안 되게 남은 현재 대선의 마지막 분기점은 중첩되는 지지층을 보유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다. 

문제는 단일화가 '가능'한지 여부다. 현재 안철수 후보는 명시적으로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으며 윤석열 후보 역시 제1야당 후보로서 단일화 패배 시 국민의힘 전체에 대한 치명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두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다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훨씬 웃도는 지지율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통계적 사실이다.
 

『정당 체제와 선거연합: 유럽과 한국』, 정병기, 2018, 영남대학교출판부 ⓒ 영남대학교출판부

  
위와 같은 딜레마 속에서 단일화가 가능한지에 대한 정치학적 분석을 찾을 수 있는 연구(책 <정당 체제와 선거 연합>, 정병기 저)가 있다. 선거연합에 대한 정치학적 연구를 담은 해당 연구에는 연합 정치에 대해 "연합 정치는 각종 정치 행위자들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동으로 정치 활동을 수행하는 연합행위를 의미한다"(18쪽)고 정의하며 세부적으로 선거연합이 나타나는 양상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저자는 선거 이후의 정부구성을 두고 연합을 이루는 통치연합, 대항연합, 선거연합 개념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저자는 통치연합은 선거 후 정부구성 혹은 정책 추진을 함께 한다는 개념이며, 대항연합은 특정 세력만을 견제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연합이며, 선거연합은 특정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행위를 지칭하는 개념임을 지적한다(17~25쪽). 위와 같은 연합의 조건들이 많을수록 연합정치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저자의 주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본 논고가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이슈를 분석하는 데 주목한 연구의 내용은 2002년 16대 대선에서 이루어졌던 노무현-정몽준 선거연합 사례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대세론 속에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젊은 세대의 지지라는 공통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중첩되는 지지 집단을 기반으로 두 후보는 단일화를 시도했고 여론조사 이후 노무현 후보가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물론 선거 직전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철회 했지만 선거 결과 노무현 후보가 승리하게 됐다. 

3. 2022년과 2002년의 공통점... 중첩되는 지지층, 그러나

2002년 당시 정몽준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단일화는 새롭게 부상한 세대라는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노무현과 정몽준 후보 모두 젊은 세대의 지지라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단일화의 가능성이 대두됐던 것이다.

2022년 윤석열과 안철수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전술했듯 두 후보는 정권교체 지지층이라는 지지층 중첩이 존재하기에 단일화 논의가 제기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논의만 보자면 이번 단일화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처럼 가능한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2002년 대선에서 정몽준 후보는 최종적으로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를 폐기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는 당시 노무현 후보가 차기 대선후보 지위에 정몽준 후보만을 거론한 게 아니라 당내 인사들을 거론한 문제에서 기인했다. 지지율이 중첩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느슨하게 선거연합이 이뤄졌기에 차기 권력 이슈가 발생 되자마자 선거연합이 깨진 것이다.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문제 역시 같은 논리도 분석이 가능하다. 이 둘은 정권교체 지지집단이라는 중첩된 부분을 제외하고서는 연합정치를 할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정책적 차원에서도 유사성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내각 및 청와대 인선을 공동으로 구성할 가능성 역시 희미하다. 또한 이념적 차원에서도 양 측은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4. 확정된 2022년 20대 대선 구도는 다자대결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 오마이뉴스

 
위와 같은 선거연합 개념을 수용한다면,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는 단일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중첩되는 부분이 지지집단을 제외하면 부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선거연합을 이룰 동력이 부족하며, 단일화가 추진된다 할지라도 파행 역시 쉽다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보였던 모습이 가장 근접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낮으며, 두 후보는 각자의 방식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 물론 정책이나 정당이 중심이 되는 선거가 향후 지속 되고 두 후보와 정당이 같은 이념과 정책을 주장한다면 선거연합의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

다만 두 후보의 정치적 기반 자체가 상이하기에 해당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윤석열 후보는 한국의 거대 양당 중 한 정당의 후보로 한국의 보수정당이라는 기반 위에 서있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필자가 기고한 다른 분석에서처럼(안철수의 미래, 정주영일까 김대중일까) 정치권 자체에 대한 환멸이 가져오는 바람이 기반한 정치를 해왔다.

즉, 양 후보는 정치적 자산이 공유되고 있지 않으며 지향하는 바 역시 전혀 다르기에 선거연합의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2022년 20대 대선은 각기 다른 입장에서 펼쳐지는 다자대결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덧붙이는 글 <참고자료>
1.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https://www.nesdc.go.kr/portal/main.do)
2. 정병기, 2018, 『정당 체제와 선거연합: 유럽과 한국』, 영남대학교출판부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선거연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수료. 현직 사회복지사.

AD

AD

AD

인기기사

  1. 1 감정위원 가슴 벌벌 떨게 만든 전설의 고문서
  2. 2 "김건희 여사 접견 대기자들, 명품백 들고 서 있었다"
  3. 3 타이어 교체하다, 대한민국의 장래가 걱정됐다
  4. 4 유시춘 탈탈 턴 고양지청의 경악할 특활비 오남용 실체
  5. 5 윤 대통령이 자화자찬 한 외교, 실상은 이렇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