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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 고마워서..." 22년차 사장님이 알려준 '진짜 장사'

[TV 리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21.11.11 11:17최종업데이트21.11.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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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음식을 나눈다는 것은 단지 장사를 넘어서 때로는 진심어린 마음을 주고받는 과정일 수도 있다. SBS 식당 솔루션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어느 때보다 훈훈하고 인간미 넘치는 식당 사장님들의 애환을 보여주며 따뜻한 공감대를 자아냈다. 10일 방송된 <골목식당>에서는 강원도 신철원 골목 편의 마지막 이야기와 38번째 골목인 고려대학교 정문 앞 첫 이야기가 그려졌다.
 
철원에서 군생활을 보냈다는 래퍼 딘딘이 특별 게스트로 전골칼국수집을 방문했다. 딘딘은 이복순 사장님의 두 아들인 유도선수 형제의 포스에 눌려 눈치를 보면서도 끊임없이 할말은 다하는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딘딘은 국물을 맛보고 사전 설명 없이도 닭뼈 육수를 사용한 것을 단번에 눈치채며 백종원으로부터 '미식가'라는 인정을 받았다.
 
맛이 없는 음식은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고 자신하던 딘딘은, 고기와 칼국수 사리, 만두까지 추가하며 맛있게 전골을 즐겼다. 딘딘은 음식 평가에 있어서는 까다로운 소신을 밝혔지만 사장님의 레시피로 만든 얼큰한 양념장이 추가된 국물을 먹어보고는 바로 탄성이 터져나왔다. 칼국수를 원래 좋아하지 않는다는 딘딘은 "칼국수는 면이 생명이었다"며 쫄깃한 생면의 면발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무리인 볶음밥에서 대해서는 아쉬운 평가가 나왔다. 딘딘은 "볶음밥보다 칼국수가 더 맛있다는 게 신기하다"라고 평가했다. 백종원은 볶음밥보다 공기밥을 주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볶음밥을 만들기 위하여 국물을 다소 덜어내면서 전골이 가지고 있던 진한 고기국물의 장점이 반감되었다"는 것. 솔루션을 모두 마친 사장님은 "제 2의 인생이 시작된 기분이다. 20년 동안 제 식대로만 해왔는데, 이제 제대로 연구하고 배워서 유지하며 많은 손님들에게 정성껏 마음을 다해서 대접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손님이 많아져 힘들지만, 이상하게 힘이 난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콩나물국밥집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사장님은 백종원의 조언에 따라 한정판매가 아닌 영업 시간 기준으로 가게 운영을 바꿨다. '아르바이트 금수저' 금새록이 바쁜 사장님을 돕기 위한 일일 알바로 투입됐다. 이른 시간부터 몰려온 손님들은 '뜨끈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깊은 맛'이라며 콩나물국밥에 호평을 보냈다. 사장님은 홀로 나와서 손님들의 반응을 일일이 체크하며 환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장님은 솔루션 기간 동안의 소감으로 "손님이 많아져서 힘들긴 하지만, 이상하게 힘이 난다. 가슴속에 뭔가 설명하기 힘든 간질간질한 감정이 벅차올랐다. 손님들이 음식을 칭찬하고 덕담을 해주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게 감동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며 눈물을 흘렸다. 손님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게될지 고민하게 된다는 사장님은 "겨울도 아닌데 10월의 크리스마스가 찾아온 것 같다. 앞으로도 첫사랑같은 그 마음, 그 각오를 계속 지켜가겠다"고 다짐했다.
 
백종원은 콩나물국밥집 알바를 막 마친 금새록과 이번에는 주꾸미볶음집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주꾸미볶음과 홍합탕, 시래기밥의 환상적인 조합에 대하여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과 주꾸미, 마요소스의 조합을 먹어본 금새록은 "이 맛을 못 보고 집에 갔으면 너무 아쉬웠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사장님 부부를 흐뭇하게 했다. 아내 사장님은 연이은 칭찬에 감격하여 눈시울이 붉어졌다.
 
솔루션을 마친 이후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주꾸미볶음집의 후일담이 그려졌다. 여사장님은 "촬영은 끝났지만 손님들이 새로운 카메라가 된 기분"이라고 밝히며 "지금 마음 변치않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겠다고 다짐했다. 맞벌이와 육아를 병행하며 연이은 시행착오로 위축되어있던 부부 사장님은, 주꾸미볶음으로 메뉴를 변경한 이후 주방에서의 역할을 되찾은 여사장님이 예전의 열정과 자존감을 회복하며 아름다운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고대 앞 골목 22년, 따뜻한 인심의 사장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고려대 정문앞 골목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됐다. 2년째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가 늘어나며 캠퍼스가 비어버린 대학가가 활기를 잃으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뜸해진 인근 상권도 고통을 받고 있었다.

첫 가게는 치즈돌솥밥집이었다. 20대에 설계사무사로 근무하다가 틈틈이 공부하여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요식업으로 이직했다는 석은열 사장님은 고대 앞 골목에서만 무려 22년째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었다. 사장님은 세대가 바뀌면서 누나에서 이모로, 다시 엄마로 호칭이 바뀌었다고 밝히며 세월의 흐름을 실감케했다.
 
사장님은 오래된 단골 학생들이 찾아오자 친근하게 인사를 주고받는가 하면, 학생들의 이야기에 자기 일처럼 공감하고 기뻐하는 모습으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장님은 장사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으로 "나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겠지만, (손님들이) '사장님이 밥 많이 챙겨주셔서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너무 고마웠다"고 고백했다.
 
사장님의 넉넉하고 따뜻한 인심은 곳곳에서 돋보였다. 사이드 메뉴로 떡볶이와 마카로니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 셀프바를 운영했다. 사장님은 학생들에게는 인원 수대로 미리 만들어둔 계란프라이까지 제공했으며, 메뉴에는 곱빼기 개념이 없어서 양이 많다고 돈을 더 받지도 않았다.
 
가게에 첫 방문한 백종원은 달달갈비 제육치즈밥을 주문했다. 사장님은 갑작스러운 백종원의 등장에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허둥지둥하다가 귀여운 실수를 연발했다. 상황실로 내려온 사장님은 22년의 세월 동안 장사를 하며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사장님은 "가게의 메뉴는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온 것"이라고 고백하며 치즈돌솥밥은 원래 친한 학생들에게만 만들어주다가 학생들의 권유로 정식 메뉴에 포함시키게 되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사장님이 만들어주는 콩나물국을 좋아했다는 멕시코 학생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어 편지와 선물로 감사를 전했던 일화, 미국으로 시집갔다가 8년 만에 다시 방문했다는 여학생의 일화 등은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사장님 가게의 단골이었던 고대 학생이 세월이 흘러 딸의 학교 담임선생님으로 재회하게 되었다는 놀라운 사연도 밝혔다. 손님인 학생들을 친근하게 '아이들'로 부르던 사장님은 "마음은 항상 잘해주고 싶다. 외국학생들은 집밥처럼, 지방학생들은 엄마처럼 먹이고 싶다"는 따뜻한 바람을 드러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하지만 사장님의 음식에 대해서는 의외로 냉정한 평가가 쏟아졌다. 백종원은 떡볶이에 대하여 "개성없고 심심하다" 심지어 제육치즈밥은 "너무 느끼하다. 한 달 동안 생각이 안 날 것 같은 맛"이라며 가차없는 혹평이 이어졌다.
 
백종원은 메뉴를 살펴보며 "치즈덮밥이 이 가게의 최애 메뉴가 아닐 수도 있다. 치즈를 뺀 상태에서 경쟁력있는 덮밥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백종원은 "20년 이상 돌솥으로 요리를 하셨다는 건 굉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불필요한 메뉴를 줄이고 제육 외에 다양한 토핑을 추가하면 이 가게만의 시그니처 덮밥을 만들 수 있다"며 격려했다. 처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고민하던 사장님도 수긍하고 새로운 메뉴 개발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어진 주방 검사에서는 별다른 지적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온장고에 사이즈별로 구비해놓은 무한리필 공깃밥은 백종원의 호평을 받았다. 이에 사장님은 "제가 바라는 거다. 저희집은 2층이라 오다가다 들어오는 게 아니라 음식을 먹으러 손님들이 계단을 올라오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 마음이 고마우니까, 조금이라도 더 많이 먹으라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가게를 찾아와주는 '손님들에 대한 소중함'을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사장님의 진심어린 태도는 시청자들은 물론, 손님을 그저 돈벌이 대상으로만 여기는 수많은 요식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두 번째로 부부 사장님이 운영하는 닭반볶반집이 등장했다. 부부 사장님은 모두 요식업 관련으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주방담당인 남편 김현승 사장님은 자기만의 요리철학이 확고한 14년차 베테랑 요리사였다. 아내인 홀 담당 조혜림 사장님은 대기업 외식사업부과 패밀리레스토랑 점장 등으로 일했던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뚝배기 닭볶음탕으로 4년간 장사를 했다는 부부 사장님은 순이익이 나지 않아 한 차례 폐업을 결정했으나 고대 학생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가게를 이전하여 양식 전문점으로 재오픈한 상황이었다. 주력 메뉴인 닭반볶반은 닭고기 반, 볶음밥 반으로 구성된 데리야끼 치킨라이스였다.

학생들의 리뷰는 밥약(식사 약속)하기는 좋지만 가격대는 학생들 지갑사정상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심지어 닭 원산지가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1인분(9천 원)과 2인분(2만 4천 원)의 가격 차이가 너무 컸다. 백종원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부 사장님의 또다른 문제는 장사에 대한 이견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 '음식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리사 남편과 '수익과 효율'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홀 담당 아내의 의견이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었다.

또한 남편은 학생이니까 양을 많이 주고 싶다고 생각했고, 아내는 잔반이 너무 많이 남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배달 가능 여부에 대해서도 반대파인 남편과 찬성파인 아내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요리 잘하고 인심좋은 사장님이 반드시 가게운영에도 유능한 사장님은 아닐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고민을 보여준 대목이다.
 
백종원이 과연 남편과 아내 사장님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궁금증을 높이는 가운데,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세 번째 가게인 토마토제육덮밥집이 공개되며 이색 메뉴로 놀라워하는 MC들의 반응이 그려져 기대감을 높였다.
골목식당 고대앞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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