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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직 몰랐던 '스포츠 능력자'들의 무한매력

[TV 리뷰] JTBC < 뭉쳐야찬다2 >

21.08.16 12:36최종업데이트21.08.16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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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석 ⓒ JTBC

 
<뭉쳐야 찬다> 시즌 2가 '축구 오디션'을 통하여 다채로운 매력이 돋보이는 스포츠 스타들을 발굴해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주 첫 방송을 시작한 <뭉찬2>는 전국대회 우승 도전을 목표로 최상의 멤버를 선발하기위한 축구 오디션을 단행했다. 첫 회에는 씨름의 박정우와 카바디 이장군이 등장하며 1차 합격에 성공한바 있다.

15일 방송에서는 스피드 클라이밍의 손종석, 스키점프의 강칠구, 유도의 김성민, 아이스하키 송동환, 야구의 윤석민, 컬링의 전재익 등이 잇달아 등장했다. 지원자들은 각자의 끼와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데 이어 다사다난했던 인생사까지 공개하며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파이더맨' 손종석은 눈 깜짝할 새 암벽을 등반하는 것은 물론, 손가락만으로 사과-호두를 산산조각내고 턱걸이까지 해내는 괴물같은 악력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초등학교때까지 축구를 했다는 손종석은 어릴 때 불의의 사고로 장애가 생기며 다리를 사용하는 운동을 포기해야했던 아픈 사연도 고백했다. 오히려 사고 이후 불굴의 의지로 클라이밍을 시작해 늦은 나이에 국가대표까지 이뤄낸 감동적인 인간승리의 사연은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손종석은 "아프거나 나이가 많다고 포기하려는 분들이 저를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오디션에 도전하게된 계기를 설명했다.

손종석은 심사위원 4명중 안정환을 제외한 3명의 선택을 받아 1차에 합격했다. 안정환은 "기존 선수들에 비하여 축구실력은 부족하다."고 냉정하게 평가를 내렸고 반면 이동국은 "실제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과 플레이할 때 어느 정도까지 할수 있는지 궁금했다."며 일단 2차까지 지켜보고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뒤이어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성민이 등장했다. 현재 은퇴를 앞두고 있는 김성민은 마지막 목표였던 도쿄올림픽 국대 선발전에서 아깝게 탈락한 상태였다. 김성민은 안정환을 목마 태우고 동시에 이동국까지 등에 업고 달리는 괴력을 선보이는가 하면, 축구테스트에서는 덩치에 어울리지않는 귀요미 드리블을 선보이며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축구 실력면에서는 기본기와 이해도가 크게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심사위원 4표중 1표를 얻는데 그쳐 아쉽게 오디션의 첫 탈락자가 됐다.

영화 '국가대표' 실제 모델인 스키점프 국가대표 출신 강칠구는 축구 선수 손흥민의 닮은꼴 외모로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순박해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강칠구는 공을 잡자마자 패스, 트래핑, 개인기까지 안정된 발재간과 집중력으로 반전매력을 선보였다. 이동국은 "평상시와 운동할때의 눈빛이 전혀 달랐다."고 평가했고 안정환은 "지금까지 나온 출연자중에서는 볼감각이 가장 뛰어났다. 만일 2차 오디션까지 통과한다면 제가 생각하는 위치까지 끌어올려줄수 있을 것 같다."며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

아이스하키 전설 '코리안 로켓' 송동환은 기네스북에 오른 한 경기 최다골(33골), 한국인 최초 아시아리그 득점왕, MVP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후배들 사이에서 '아이스하키의 차범근'로 불리는 레전드임을 고백했다. 또한 아이스하키가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격투가 허용되는 종목임도 밝히며 앞니를 3개나 교체했음을 고백하며 놀라움을 줬다.

하지만 정작 축구테스트에서는 초짜에 가까운 엉성한 실력을 드러내며 심사위원들을 당황시켰다. 송동환은 안정환의 계속된 추궁에 결국 오디션에 지원서를 넣고나서 축구레슨을 받기 시작한 사실을 고백하며 웃음을 안겼다.

많은 이들이 탈락을 예상했으나 의외로 송동환은 심사위원중 이동국을 제외한 3표를 받으며 1차에 합격했다. 안정환은 "솔직히 축구실력은 오늘 지원자중 가장 떨어진다."고 팩폭을 날렸으나 "아이스하키가 단체스포츠이고 축구와 닮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2차 오디션에서 한번 더 기회를 드렸다. 대신 다음에는 더 많이 연습해서 오셔야한다."고 주문했다.

야구 스타 윤석민은 '90억의 사나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등장했다. 윤석민은 현역 시절 자유계약선수로서 소속팀과 총액 90억에 이르는 대형계약을 맺었으나 이후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못하는 활약을 보이고 은퇴하며 '먹튀'라는 비판을 받아야했다. 윤석민은 "90억은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라고 고백하면서도 "계약 이후 잘못 뛰어서 그런 별명이 붙은 만큼 받아들이고 있다"고 겸허하게 인정했다.

오디션 지원 동기에 대해서는 "큰 계약 이후 부상을 당한 것에 한이 있다. 은퇴도 일찍 했다. 선수로서 마지막이 너무 아쉬웠다.축구를 통해 좋은 결과와 좋은 성적을 내고 기분 좋은 끝맺음을 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은퇴후 활발하게 방송활동중인 윤석민은 범상치않은 예능감이 돋보였다. 축구선수 윤석영과 8촌 사이임을 먼저 밝혔으나,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 세부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이 나오자 당당하게 "모르겠다."라고 대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같은 야구인이자 팀동료이기도 했던 "김병현의 냄새가 난다."고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안정환에게 윤석민은 "저랑은 정반대"라고 빠르게 손절에 나서는가하면, 축구테스트에서는 현란한 노룩패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소 산만하고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자 안정환은 정색하며 "야구에서 레전드인 것은 알지만, 축구에서는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정중하게 부탁하기도 했다. 이후 장난기를 빼고 테스트에 나선 윤석민은 준수한 발재간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최종 결과에서는 심사위원 4표중 안정환을 포함한 3표를 받고 1차에 합격했다. 안정환은 "자기 종목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다가 다른 영역에 와서 자기 것을 다 버리고 도전하는게 쉽지않았을 것"이라며 윤석민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컬링 국가대표 전재익이 등장했다. 전재익은 엘싯(L-SIT) 버티기 대결에
같은 빙상계인 모태범을 대결 상대로 지목했다가 패배하는 굴욕을 당하는가하면, '형돈이와 대준이'의 랩을 모창하는 장기자랑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정형돈은 "주머니에 넣고다니고 싶은 포켓보이같다"며 호감을 드러냈다.

예능감에서는 출연자중 독보적인 매력을 과시했지만, 아쉽게도 축구테스트에서는 다소 미흡한 모습을 드러냈다. 최종심사에서는 4표중 2표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안정환은 미소를 지으며 "여기는 있을 곳이 아니다. 나라를 대표해서 컬링대표팀에 있어야할 인재"라며 전재익을 격려했다. 김용만은 "나중에 보자. 10년 후에"라며 전재익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재익은 "선배님들과 한 공간에 있어서 마음이 벅차다. 많은 것을 얻고갈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떨어져도 하나도 아쉽지 않다"며 긍정적인 미소를 잃지않았다.

<뭉찬>의 시즌2는 '비인기종목'과 '비운의 레전드' 재발견이라는 컨셉트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시즌1에서 활약했던 멤버들중 이형택, 김요한, 박태환, 모태범 등 검증된 일부만 남기고 오디션을 통하여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섰다.허재나 이대훈, 여홍철, 김병현같이 전작에서 예능감 혹은 축구실력으로 인정받은 인기 멤버들이 합류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뭉찬>은 방영 2주만에 강렬한 인상과 잠재력을 갖춘 새로운 캐릭터들을 대거 발굴해내며 기존 멤버들의 빈 자리가 아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엄청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비인기종목이라는 이유로 대중적으로 널리 조명받지못했던 스포츠 영웅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지금은 잊혀졌거나 아쉬운 기억을 남겼던 스타들을 다시 조명하고 그들이 색다른 모습을 발견해내는 과정이 호평을 받고 있다.

단순히 축구예능로서의 매력을 넘어서 다양한 스포츠와 해당 종목 선수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재미와 의미를 모두 이끌어내기 위한 과정이 돋보인다. 여기에 축구에 있어서는 진지하고 날카롭지만,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온 운동선수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안정환과 이동국의 심사 평가 기준도 앞으로의 어쩌다FC 2기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뭉찬> 시즌2는 2회만에 시청률 8.3%(이하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비지상파 1위를 차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주에도 이어지는 축구 오디션에서는 농구 김태술, 야구 이대형, 유도 김민수 등 또다른 개성넘치는 지원자들의 등장을 예고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뭉쳐야찬다 전재익 윤석민 송동환 강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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