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선별진료소는 더위와의 전쟁입니다

코로나19 검사 받으러 갔다 보고 깨달은 것

등록 2021.07.30 07:59수정 2021.07.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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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코로나 확진자 발생 수가 29일 기준 16740명을 기록했다. 연일 확진자 발생 수가 1500명을 넘어서고 있어 코로나 4차 대유행을 실감하고 있다. 군산시 기록에 의하면 코로나 확진자가 28일에 8명이 발생하여 군산시 누적 확진자 수가 351명에 달했다. 매일 아침 알람처럼 코로나 확진자 안내 문자가 울릴 때마다 더 이상 안전한 곳은 없을 것 같은 공포감이 몰려온다.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 속에 코로나 검사 선별진료소에 다녀왔다. 38도를 웃도는 기온과 도로에서 품어져 나오는 열기가 합해져 체감온도는 더 뜨거웠다. 찌는 듯한 따가운 열기 속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한 채 20여 분을 넘게 기다린 후에야 순서가 돌아왔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에 다녀왔습니다. 뜨거운 기온과 도로위 열기가 더해져 실제로 느껴지는 온도는 더 높았습니다. 가만히 서 있는 동안에도 땀이 흐를 정도의 더위였습니다. ⓒ 김정연



선별진료소 입구에는 방호복을 입고 있는 종사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더위로 인해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었고,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코로나 검사를 하러 온 대기자 줄에 서서 20여 분 동안 기다리는 데도 숨이 '턱' 하고 막힐 지경인데 하루 종일 파란색 방호복을 입고 손에 장갑을 끼고 있어야 하는 종사자들은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입구에 준비된 순서대로 질문지를 작성하고 개인정보 동의를 했다. 검사 채취를 위한 도구를 받아 들고 질문지를 가져다준 후 검사채취실 앞에서 대기했다. 대기를 하는 동안 선별진료소 안을 둘러봤다. 구석에서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사방이 뚫려 있어 열기를 식혀주지는 못한 채 태양의 뜨거움을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대형 선풍기는 바람에 날리는 물품들로 인해 제일 약한 풍속으로 돌아가고 있어서인지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지 않았다. 햇볕을 차단하는 차광막이 머리 위쪽과 뒤쪽에 설치되어 들어오는 햇볕을 조금이나마 차단해 줬다.

요즘 들어 확진자는 하루도 빠짐없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타지에서 생활하던 대학생들이 방학이 되면서 집으로 돌아와 군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고, 학생들은 기말시험이 끝난 후 조금 여유로워진 마음이 생긴 듯했다. 1단계로 완화되고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우리 마음도 같이 느슨해진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봤다.


확진가 늘어나면서 밀접 접촉자인 코로나 검사자도 같이 늘어나고 있어서 선별진료소는 주말도 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보건소 근무자들은 확진자 동선 파악에 24시간 근무를 하게 될 때도 있다고 했다. 동선 확인을 위해 밤을 새워 근무를 하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퇴근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했다. 
 

선별진료소 질문지 작성하는 곳의 모습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면서 선별진료소는 쉴 새 없이 바쁘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 김정연



코로나 검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신정 1월 1일 오후 5시가 넘었을 때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업무상 만난 사람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으니 내가 만난 일정이 밀접접촉자에 해당되어 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었다. 보건소로 가는 내내 머릿속에는 3일간 만났던 사람과 동선이 그려졌다.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상담을 하기 위해 방문했던 어르신과 직장 동료들, 주간보호 어르신들, 가족들까지 계속해서 생각을 쥐어짜내고 있었다. 어디까지 연락을 해야 하고 검사를 받을 사람인지 구분을 해 놓아야 했다.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음 날 오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숨도 잘 수가 없어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9시가 되자마자 보건소로 전화를 걸어 확인했지만 결과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했다.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검사 결과 연락이 오는 그 시간까지 집안에서도 자가격리를 당하고 있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온 메시지에는 다행히 음성 판정이었고 자가격리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얼마나 안심이 됐던지 그때 생각이 났다.

코로나 검사는 밀접접촉자로 검사 대상자가 되든 업무상의 검사이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무증상자일 수도 있고, 본인도 모르는 확진자일 수도 있는 사람들과 공유 공간에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전자검출검사(PCR) 결과 음성입니다. 군산시보건소.'

아침 일찍 검사 결과 메시지가 도착했다. 선별진료소를 통해 검사를 받은 분들 모두가 나와 같은 메시지를 받았을 거라 생각했다.
 

선별진료소 검사 대기중의 모습 검사 채취실로 들어가기 전 대기하는 모습입니다. 확진사가 연일 발생하고 있어 검사를 하고자 오는 사람들이 요즘은 많다고 합니다. 사방이 뚫려있는 공간이어서 더운 열기는 안으로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 김정연



오늘 같은 날에는 가만히 있어도 등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짧은 장마가 끝나고 시작된 38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 속에서 긴팔로 감싼 방호복과 장갑, 마스크, 모자까지 쓰고 하루 종일 선별진료소에서 지키고 있어야 하는 종사자들이 생각났다. 검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어떠한 감사를 표현할지 몰라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라는 인사만을 남겼다.

집에서 받아보는 메시지 한 통에 무심코 "또야!"라고 던지는 말 한 마디, 안내 문자메시지 내용을 정확히 확인도 하지 않고 툭 덮어버릴 때도 많았다. 군산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안전을 위한 당부를 잊지 않고 세심하게 내용을 적어서 문자메시지를 보내주는 사람이 있고, 주말에 가족과 함께 쉬지 못하고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그분들이 있어 나는 오늘도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

코로나 4차 유행의 시간, 안전과 방역수칙을 잘 준수해서 끝날 때까지 코로나와 함께 잘 살아보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선별진료소 #코로나19 검사 #코로나 #찜통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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