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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꾼 정부... "1차 접종자도 야외서 마스크 써야"

한달 전 "백신 접종하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30일 "사람 많으면 써야"

등록 2021.06.30 15:39수정 2021.06.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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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N서울타워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산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 이희훈


정부는 30일 백신 1차 접종자에 대해서도 "야외에서도 거리두기가 유지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애초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1차 백신 접종자에 대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내용과는 달라진 설명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5월 26일 정부는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를 발표하면서, 1차 백신 접종 완료자(1차 접종후 2주 경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1차 접종자와 예방접종 완료자는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어, 공원, 등산로 등 실외 공간에서는 마스크 없이 산책이나 운동 등의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라며 "다만, 실외라 하더라도 다수가 모이는 집회·행사의 경우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유지된다"라고 적혀있다.

이는 1차 접종을 사람이 몰리는 집회·행사를 제외하고는 야외에선 사실상 마스크를 벗어도 됨을 의미했고, 당시 전문가들은 1차 접종만으로는 백신 효과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해제의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백신 인센티브, 접종률은 올라가겠지만 방역은 "글쎄" http://omn.kr/1teec)

현재도 정부는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 경우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외 마스크 의무 해제'가 이와 다른 점에 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당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의무화 여부가 다소 모호했던 영역이 있어 실외 마스크 착용 부분들을 분명하게 해제한다고 알려드리는 것"이라며 "2m 거리두기가 유지되기 어려운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의무화되어 있는 부분들을 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m 거리두기가 안 되는 상황에서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을 하신 분들은 예외로 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실상 1차 예방접종자는 2m 거리두기에 상관없이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밝힌 셈이다.

백신 인센티브 접종 적용 전날... '웬만해선 쓰라'는 정부


그러나 막상 1차 접종자 야외 마스크 의무 해제를 앞둔 전날, 정부의 말은 달랐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30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접종자의 경우도) 야외에서 기본적으로 거리두기가 어려운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자 한다"면서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되 아주 한적하고, 사람이 없고 2m 거리두기를 충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야외에서는 예외로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자라고 하더라도 현행 '야외 2m 거리두기'가 가능할 때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에 명확하게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장소라고 공지된 공원에 대해서도 "좁은 근린공원에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있고 또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하시라고 권고드린다"라며 밝혔다. 여러 사람이 같이 모여서 등산을 하는 경우에는 착용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다수 모이는 밀집된 공간의 실외라 그러면 계속 의무화돼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사람이 없고 한적한 공간에서의 의무화 조치는 1차 접종자에 대해서는 해제된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람이 없고 한적한, 2m 이상의 거리두기가 가능한 야외에서는 현재도 마스크 의무화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인센티브를 없앤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의 확진자 급증과 전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으로 인해, 방역 완화나 백신 인센티브 정책을 강화하려던 정부의 기조가 혼선을 빚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정부가 일관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방역 완화할 것처럼 이야기하다가도, (새로운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할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 국민들의 피로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너무나 강력한 방역 완화 메시지를 동시다발적으로 낸 것이 문제였다"라며 "마스크 착용 해제 등 일부 방역 조치등에 대해서는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스크 #야외마스크 #백신 인센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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