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살해한 미 경찰관 쇼빈, 징역 22년 6개월 선고

양형 기준보다 무거운 처벌... 플로이드 측 "역사적 판결"

등록 2021.06.26 14:03수정 2021.06.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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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된 데릭 쇼빈 전 경찰관에 대한 선고 공판을 보도하는 CNN 갈무리. ⓒ CNN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살해한 미국의 백인 전 경찰관 데릭 쇼빈(45)에게 22년 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지방법원은 25일(현지시간) 선고 공판에서 쇼빈에게 이같이 선고하며, 모범적인 수감 생활을 할 경우 형기 3분의 2 혹은 15년을 복역 후에 가석방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30년형에는 못 미치지만, 미네소타주의 양형 기준에 따른 최대 12년 6개월형보다는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AP, CNN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재판장을 맡은 피터 케이힐 판사는 "이번 선고는 감정이나 동정에 근거한 것이 아니지만 모든 가족들, 특히 플로이드의 가족이 느끼는 깊고 엄청난 고통을 인정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이었던 쇼빈은 2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그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렀다. 그는 "숨을 쉴 수 없다"라는 플로이드의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9분 29초간 짓눌러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

당시 지나가던 행인이 이 장면을 찍은 영상이 퍼지면서 플로이드의 죽음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종 차별과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를 촉발했다. 이 장면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17세 소녀 다넬라 프레이저는 최근 퓰리처상 특별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쇼빈은 살인 혐의로 기소됐고, 앞서 이 재판의 배심원단은 지난 4월 쇼빈에게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 3개 혐의로 만장일치 유죄 평결을 내린 바 있다. 

쇼빈 "플로이드 가족에게 위로 전하고 싶어"


이날 케이힐 판사는 쇼빈이 경찰의 신뢰와 권위를 남용했고, 플로이드를 잔혹하게 다뤘고, 해당 범행 장면을 어린이들이 지켜봤고, 최소 3명의 적극적 가담자(동료 경찰관들)와 함께 집단 범행을 저질렀다며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법정에 나온 쇼빈도 "플로이드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라며 "앞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가 더 있을 것이며, 이것이 여러분에게 마음의 평안이 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가 말한 정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재판이 끝난 후 플로이드 유족 측 변호인은 "역사적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는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쇼빈의 어머니 캐럴린 폴렌티는 "나의 아들이 공격적이고 무자비하며 배려심 없는 인종차별주의자가 되고 말았다"라며 "이는 진실과 다르며, 아들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쇼빈 측 변호인은 판결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나, 현지 언론은 이번 판결에 항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데릭 쇼빈 #조지 플로이드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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