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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전 8안타' SSG 최지훈, 톱타자 고민 해결

[KBO리그] LG와의 3연전8안타3타점6득점 맹활약, SSG 3연전 싹쓸이

21.05.24 09:31최종업데이트21.05.2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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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가 안방에서 LG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랜더스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11안타를 터트리며 8-0으로 승리했다. 지난 20일까지 공동2위를 달리던 LG를 상대로 스윕(3연전 전승)에 성공한 SSG는 삼성 라이온즈에 승률 .003이 앞선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23승17패).

SSG는 2년 차 좌완 오원석이 6이닝5피안타2볼넷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했고 조영우, 김택형, 하재훈이 남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김강민이 3회 투런홈런을 포함해 2안타3타점을 기록한 가운데 LG와의 3연전에서 8안타3타점6득점을 기록한 이 선수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SSG의 새로운 '돌격대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2년 차 외야수 최지훈이 그 주인공이다.

정근우의 후계자로 2% 부족했던 이명기-노수광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8년 동안 한 번도 1번타자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 같은 기간 1040개의 안타와 554득점, 265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3번의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정근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근우는 2013 시즌이 끝난 후 전력 보강을 위해 4년70억 원을 투자한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고 정근우가 떠난 SK는 새로운 1번타자를 구해야 했다.

정근우가 없는 2014년 SK에 혜성처럼 등장한 외야수는 '인천의 이치로' 이명기(NC 다이노스)였다. 2013년 26경기에서 타율 .340을 기록하며 타격재능을 뽐낸 이명기는 2014년 83경기에서 타율 .368를 기록했고 2015년에는 137경기에 출전해 164안타를 때려내며 SK의 1번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명기는 2016년 타율 .272로 주춤했다가 2017년 KIA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되며 SK를 떠났다.

차세대 1번 타자로 믿었던 이명기를 떠나 보낸 SK는 트레이드 반대급부로 영입한 노수광(한화)에게 기대를 걸었다. 이적 첫 해 131경기에서 타율 .285를 기록하며 새로운 1번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노수광은 2018년 135경기에서 타율 .313 8홈런53타점93득점25도루의 호성적으로 SK의 붙박이 1번 자리를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노수광 역시 2019년 부상으로 주춤하다가 작년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이명기와 노수광이라는 좋은 재능을 가진 외야수들이 끝내 '정근우의 후예'가 되지 못한 채 SK는 2020 시즌을 맞았다. 하지만 누구도 비룡군단의 붙박이 돌격대장이 되진 못했다. 먼저 기회를 얻은 노수광은 5월 한 달 동안 .367의 고타율을 기록했지만 6월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가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경호가 보여준 짧은 돌풍도 소나기에 그치고 말았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사령탑의 부재였다. SK는 작년 시즌 염경엽 감독이 건강 문제로 벤치를 비우는 경기가 많았고 그렇다고 구단에서 박경완 감독대행에게 힘을 실어주지도 않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SK가 일찌감치 순위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신인급 선수들이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루키 시즌부터 1군에서 127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인 외야수 최지훈이 대표적이다.

LG와의 홈 3연전, 8안타3타점6득점 폭발

광주일고 때 3루수로 활약했다가 동국대 진학 후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최지훈은 4학년 때 타율 .377 OPS(출루율+장타율) 1.050을 기록하며 대학야구 최고의 만능 외야수로 주목을 받았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타이거즈의 1차지명 후보로 언급되기도 한 최지훈은 2차3라운드 전체30순위로 SK에 지명됐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김강민의 뒤를 이을 차세대 중견수로 인정 받았다.

사실 정상적인 시즌이었다면 최지훈은 노수광, 김강민 같은 선배들의 존재로 인해 루키 시즌부터 많은 기회를 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SK가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면서 최지훈은 1군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비록 타율은 .258에 그쳤지만 꾸준한 출전으로 120개의 안타와 66득점을 기록했고 18번이나 루를 훔치며 우울한 일만 가득했던 SK의 몇 안 되는 수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1월 SK가 SSG에 인수되고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국내로 복귀하면서 최지훈의 입지에도 변화가 생기는 듯 했다. 월등한 인지도와 장타력을 갖춘 추신수 대신 아직 기량이 여물지 않은 최지훈을 쓸 필요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SSG가 시즌 개막 후 40경기를 치른 현재 최지훈은 1번타자 후보로 지목되던 어떤 선수보다 1번타자로 많은 경기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안방에서 열린 LG와의 주말 3연전은 '1번타자 최지훈'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던 시리즈였다. 기묘한 끝내기 승리를 거둔 금요일 경기에서 멀티히트와 함께 2득점을 기록한 최지훈은 토요일 경기에서도 케이시 켈리로부터 시즌 2호 홈런을 터트리며 3안타3타점3득점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최지훈은 23일 경기에서도 1회 결승득점을 포함해 3안타1득점으로 SSG의 싹쓸이 승리를 견인했다.

목요일까지 .195였던 최지훈의 시즌 타율은 3일 만에 .256로 상승했고 공동 4위였던 SSG의 순위도 단독 1위로 올라갔다. 최지훈은 도루 부문에서도 90%의 성공률로 9개를 성공시키며 공동4위로 SSG의 역동적인 야구를 주도하고 있다. 물론 최지훈이 진정 정근우의 후계자 자격이 있는지는 앞으로 2~3년 정도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최지훈의 활약으로 인해 시즌 전부터 고민하던 김원형 감독의 걱정 하나가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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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SSG 랜더스 최지훈 1번타자 정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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