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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첫 도움' 황희찬, 팀 패배 속에서도 빛난 맹활약

[분데스리가 32R] 황희찬, 리그 첫 도움... 도르트문트는 라이프치히에 3-2 승리

21.05.09 12:59최종업데이트21.05.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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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리그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황희찬 ⓒ RB 라이프치히 공식 홈페이지

 
3개월 만에 선발로 출전한 황희찬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황희찬은 8일 밤(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지그널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20~2021 독일 분데스리가' 32라운드 도르트문트와의 원정경기에 선발출전해 후반 32분 다니엘 올모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3개월 만에 선발출전, 패배 속에서도 돋보인 활약

이날 황희찬은 라이프치히의 3-4-3 포메이션에서 에밀 포르스베리, 다니엘 올모와 함께 공격진을 구성하며 원톱 공격수로 출전했다.

전반 3분 중원에서 자비처가 길게 찔러준 볼을 받은 황희찬은 도르트문트 수비수 마츠 후멜스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뒤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아쉽게도 히츠 골키퍼에게 막혀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경기초반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후에도 황희찬의 활약은 돋보였다. 전방에서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냈고, 공중볼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또 동료들에게도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전반 31분에도 페널티박스에서 헤더패스를 내줘 자비처의 슈팅기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후반전에도 황희찬의 활약은 이어졌다. 후반 21분 올모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를 균열시킨 뒤 뒷공간을 파고들던 저스틴 클루이베르트에게 패스를 내줘 기회를 만들어 준 데 이어 후반 32분에는 기다리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볼을 잡은 황희찬은 속도를 살려 돌파해 후멜스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뒤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중앙으로 침투한 올모에게 패스를 내줬다. 이를 받은 올모가 빈 골대에 침착하게 공을 차 넣으면서 황희찬의 올시즌 리그 첫 공격포인트가 만들어졌다.

황희찬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라이프치히는 마지막 5분을 버티지 못하고 패했다. 0-2로 뒤지던 후반 18분 크로스터만이 만회골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4분 뒤엔 올모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점을 획득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5분을 버티지 못하고 제이든 산초에게 실점을 허용한 라이프치히는 다 잡은 승점 1점을 놓치면서 길고 길었던 분데스리가 우승경쟁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폼 올라온 황희찬, 포칼 결승전에 기대감 갖다

올시즌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은 황희찬은 나겔스만 감독의 전술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하며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여기에 부상과 코로나19 확진 등이 겹쳐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주전경쟁에서 밀려났다.

이는 출전시간에서도 나타난다. 올시즌 공식경기 22경기에 출전한 황희찬은 544분 출전에 그쳤다. 리그에서만 놓고 봤을 때 그 절반에 가까운 283분에 그쳤다. 올시즌 황희찬에게 주어진 출전시간은 평균 20분 언저리였다.

이렇다보니 이적대상으로 분류된 황희찬은 지난 겨울 웨스트햄 임대이적설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에버턴,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설까지 나오는 등 그를 둘러싼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반전은 지난 1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포칼 준결승전이었다. 이날 연장전반전 교체투입된 황희찬은 3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한데 이어 연장후반 16분에는 에밀 포르스베리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맹활약으로 소속팀의 결승진출을 이끌었다.

이런 활약 속에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매체 <골닷컴> 과의 인터뷰에서 "(황희찬이) 브레멘전에 잘해서 남은 4경기에 더 많은 시간을 출전시키려 한다. 그중에서 3경기는 황희찬의 스타일과 잘 맞을 것이다. 더 뛰게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그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지난 2월 헤르타베를린전 이후 3개월 만에 선발출전한 황희찬은 초반부터 가벼운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반 3분 만에 유효슈팅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마츠 후멜스와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제공권을 따냄과 동시에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하는 등 이전보다 몸상태가 올라온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90분 풀타임 소화했다는 점이 의미가 컸다. 그동안 출전시간이 적었다는 점을 상기했을 때 3개월 만에 선발출전한 황희찬은 후반 중반쯤 교체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나겔스만 감독은 후반 19분 저스틴 클루이베르트를 시작으로 5명의 선수를 교체했음에도 황희찬의 자리에는 변화를 주지 않으며 신뢰를 보여줬다. 그리고 황희찬은 후반 32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믿음에 부응했다. 황희찬이 공식경기에서 풀타임 소화한 것은 지난해 9월 뉘른베르크와의 포칼 1라운드 경기 이후 8개월 만의 일이었다.

이날 경기는 14일 새벽 열리는 포칼 결승전의 전초전 격으로 치러진 것이었는데, 여기서 황희찬은 어시스트를 비롯해 상대수비와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등 팀 패배 속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면서 결승전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다가오는 결승전은 라이프치히, 나겔스만 감독에겐 중요한 매치다. 승격 후 처음으로 포칼 결승에 오른 라이프치히는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팀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되고, 올시즌을 마치고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떠나는 나겔스만 감독 역시 본인 경력에 첫 우승기록을 남김과 동시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된다. 

황희찬 역시 리그와 달리 포칼에서는 3골 2도움의 맹활약으로 팀 결승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올시즌 힘겨운 한 해를 보낸 황희찬이 최근 활약을 바탕으로 결승전에서 나겔스만 감독에게 마지막 선물을 선사해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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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라이프치히 도르트문트 분데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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