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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살인범 이규회의 속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JTBC 금토 드라마 <괴물> 기자간담회

21.03.19 17:23최종업데이트21.03.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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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나연 감독(왼쪽에서 세 번째)과 최대훈, 이규회, 최성은, 신하균, 여진구 배우가 19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JTBC 금토드라마 <괴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TBC

 
"괴물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내 이야기일 수도 있고 우리 이야기일 수도 있다."

신하균은 19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JTBC 금토 드라마 <괴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해 이같이 예고했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펼쳐진 이날 행사에는 심나연 PD와 배우 신하균, 여진구, 최대훈, 최성은, 이규회가 참석해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전했다.

20년 만에 동일한 범행수법의 살인사건이 벌어진 문주시 만양읍에서 이를 추적하는 괴물같은 두 남자를 그린 <괴물>은 초반부 이야기가 다소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6회부터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8회는 5.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출을 맡은 심나연 PD는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저희만의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럴 수는 없더라. 시청률이 잘 나와야 하더라"며 "7회까지 꾸준한 시청층이 있었지만 (드라마 내용이) 어렵나보다 생각했는데 8회 때 좋은 반응이 나와 놀랐다.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우들 역시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특히 강민정(강민아 분)을 죽인 범인이 그의 아버지 강진묵으로 드러나면서, 강진묵 역을 연기한 배우 이규회에게도 지인들의 연락이 쏟아지고 있다고. 이규회는 "스포일러가 될까 아내에게도 (자신이 범인이라고) 말을 못했다"며 "이제 범인이 밝혀진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속이 시원해 죽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코로나 19' 때문에 집 밖에 거의 나가지 못하고 있어서 (인기를) 체감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가끔 후배들에게 문자가 온다. 그런 애들이 아닌데 나를 칭찬하더라. 내가 지금 괜찮은가보다 생각하고 있다(웃음). 강진묵 배역이 워낙 좋았다. 제가 능력 있는 배우는 아닌데, 감독님과 조율이 잘 돼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극 중에서 강진묵은 늘 말을 더듬지만 딸을 애지중지 아끼는 순박한 시골슈퍼 주인같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딸 강민정은 물론, 만양정육점 유재이(최성은 분)의 엄마, 성매매 여성 이금화(차청화 분) 등을 잔인하게 죽인 연쇄살인범이었다. 더구나 20년 전 이동식(신하균 분)의 동생 이유연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 이규회는 연기를 위해 한국의 연쇄살인 범죄자들에 관한 자료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주위에 연쇄살인범은 없으니까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 범인에 대해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한 걸 많이 봤는데, 다들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 봉사활동도 많이 하는 착한 사람이라고. 우선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고, 우리 주변에 가장 평범한 사람이 가장 무서운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진묵을 연기했다."
 

이규회 배우가 19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JTBC 금토드라마 <괴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TBC

신하균과 여진구 배우가 19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JTBC 금토드라마 <괴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TBC

 
<괴물>은 그동안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해 온 이규회의 드라마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괴물>을 통해 드라마의 매력을 알게 됐다며 "연극은 두 달가량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 기승전결이 두 시간 안에 다 담겨 있어야 하니까 긴 호흡으로 연기하는데 반해, 드라마는 아주 짧은 신을 연기하기 위해 스태프와 배우 모두가 집중한다. 나도 모르게 빠져 들어서 집중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심나연 PD는 "강진묵 역할에 작품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규회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연출들끼리는 이규회 선배의 존재에 대해 알음알음 알고 있었다. 왜 드라마는 안 하실까? 이런 생각도 했다. 강진묵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진묵에 이 작품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강진묵 역할을 누구로 해야할까가 가장 고민이었다. 일단 (텔레비전에) 노출이 안 됐던 배우이길 바랐다. 본인이 (드라마를) 하실 마음이 있는지 먼저 알아보고 싶었고 미팅을 해봤는데 (매체 출연에) 닫혀있지 않으셨다. 저희가 캐스팅 했다기보다 '한번 같이 해보면 서로 윈윈이 되지 않을까요' 이런 제안으로 성사된 것이다."

이규회와 함께 호흡을 맞춘 신하균은 "(이규회가) 워낙 얄밉게 연기를 잘해서 그냥 보기만 해도 울화통이 터지고 화가 나더라. 꾹꾹 참으면서 연기를 했다"고 극찬했다. 여진구 역시 "(취조 장면에서) 참고인이니까 말을 하면 안 되는데 저도 감정이 부글부글 끓더라. 이규회 선배님 덕분에 그 감정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괴물>에는 이규회뿐만 아니라 여러 조연 배우들이 열연하며 극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이동식의 오랜 친구이자 비밀을 품고 있는 경찰 박정제를 맡은 최대훈은 "의뭉스러움, 불투명성, 나약함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저조차 뭔가 명확하게 (사건을) 알고 있지 않은 상태라서, 설득력 있게 또 넘치지 않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가장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또 어머니를 잃고 정육점을 혼자 운영하는 유재이 역을 맡은 최성은은 "(유재이는) 제가 감히 공감한다고 말할 수도 없는 큰 사건들을 겪었지만 최대한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했다"며 "서울 마장동에 가서 정육도 배웠다. 축산시장이니까 새벽에 일찍 나가야 했는데, 하다보니까 일찍 일어날 만하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더라"고 말했다. 

앞서 방송된 8회에서 강진묵은 경찰에 붙잡혔지만 아무런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동식의 동생 이유연을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또 그 시체는 어디에 있을까, 강진묵이 살해한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까. 질문들에 답을 찾는 것은 이제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다. 앞으로 펼쳐질 <괴물> 2막에서는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어버린 인물들의 면면이 그려질 예정이라고. 이규회는 "(촬영하면서) 행복했다"며 "앞으로 저 말고 또 다른 괴물이 나타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성은 역시 "마지막부 대본을 봤는데 끝을 향해 달려가는데도 계속 더 있더라. 시청자분들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즐길 수 있으실 거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심나연 PD는 "이제 드라마 2막으로 넘어가야 하니까, 그 점이 부담되기도 한다"면서도 "어떻게 하면 너무 과하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연쇄살인을 다루는 것도 조심스럽다. 단순히 오락적으로만 풀 수 없기 때문에 7, 8부 엔딩도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인물들의 감정에 유념하며 봐 달라고 당부했다.
 
"스릴러든 심리 추적극이든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요즘 누가 얼마나 자극적으로 보여주느냐에 대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지 않나. 그런데 사람들은 의외로 캐릭터의 감정이나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집중하기도 하더라. 앞으로도 인물들의 감정을 좀 더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2막이 시작될 테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괴물 신하균 여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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