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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득점11리바운드 '젊은 에이스' 윤예빈 날았다

[여자프로농구] 1일 플레이오프 2차전 전반에만 20득점 퍼부으며 맹활약, 승부원점

21.03.02 07:12최종업데이트21.03.0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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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안방에서 우리은행을 잡고 'AGAIN 2019'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임근배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1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6-72로 승리했다. 지난 2019년에도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1차전 패배 후 2,3차전 승리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던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에도 1차전 패배 후 2차전을 가져 오면서 시리즈의 흐름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삼성생명은 김한별이 22득점9리바운드6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김보미도 3점슛 4방과 함께 16득점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배혜윤 역시 7득점7리바운드3어시스트로 골밑을 지켰다. 하지만 이날 삼성생명 승리의 일등공신은 따로 있었다. 전반에만 무려 20득점을 폭발시키며 삼성생명의 기선제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삼성생명의 '신형엔진' 윤예빈이 그 주인공이다.

세대교체,  WKBL 6개 구단의 공통 숙제
 

WKBL 최고령 선수 한채진은 아직도 리그에서 5번째로 많은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현재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의 공통된 숙제는 바로 세대교체다. 정규리그 우승팀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김진희를 비롯해 김소니아, 박지현, 최은실 같은 젊은 선수들이 크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팀을 이끄는 두 기둥은 32세가 된 박혜진과 35세의 김정은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공수에서 김정은의 노련한 플레이가 그리운 장면들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신한은행 에스버드 역시 WKBL 최고령 선수(1984년생) 한채진을 비롯해 32세의 김단비, 35세의 이경은이 팀의 주축을 형성하고 있다. 20대 중·후반의 김아름, 유승희, 김애나, 부상으로 이번 시즌을 통째로 거른 김연희, 시즌을 거듭할수록 빠른 발전속도를 보이는 한엄지 등이 언니들 대신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나마 세대교체가 잘 이뤄진 팀은 지난 몇 시즌 동안 팀 성적과 리빌딩을 맞바꾸며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고교 유망주들을 열심히 수집한 하나원큐와 BNK 썸이다. 실제로 하나원큐는 자체생산스타 강이슬과 신지현, BNK 역시 안혜지와 진안이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원큐와 BNK 모두 포지션의 불균형이 뚜렷한 편이라 아직 리빌딩의 결과를 성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리빌딩이 필요한 것은 삼성생명도 마찬가지. 1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우리은행의 골밑을 헤집어 놓은 김한별은 1986년생으로 한국나이로 36세가 됐다. 단기전에서는 사실상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투혼을 발휘하고 있지만 잔부상도 많고 파울트러블에 자주 걸리는 편이라 정규리그에서는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기 쉽지 않다. 김한별은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 6경기에 결장했고 경기당 평균 30분을 채 소화하지 못했다.

이 밖에 삼성생명은 배혜윤이 33세, 김보미가 36세, 무릎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된 박하나가 32세, 김단비도 어느덧 30대가 됐다. 삼성생명이 차기, 차차기 시즌에도 지금 멤버들이 주축이 된다면 선수들의 나이에 따라 전력은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로운 세대가 팀의 주축으로 떠오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윤예빈이라는 신예가 가파른 성장 속도로 팀의 주축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삼성생명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삼성생명 2차전 승리 이끈 1997년생 젊은 에이스
 

26득점11리바운드를 기록한 윤예빈은 언니들을 제치고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온양여고 시절부터 경기운영능력과 득점력을 동시에 갖춘 장신가드로 주목을 받았던 윤예빈은 고3 때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음에도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윤예빈은 부상이 재발하면서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단 한 경기 출전에 그치며 드래프트 동기 진안(BNK)과 김지영(하나원큐)이 1군 무대에서 유망주로 주목 받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2017-2018 시즌 13경기에 출전하며 프로에 적응하기 시작한 윤예빈은 2018-2019 시즌부터 삼성생명의 주전 가드로 낙점 받았다. 주전 첫 시즌부터 삼성생명의 챔프전 준우승에 기여한 윤예빈은 2019-2020 시즌에는 팀의 꼴찌 추락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부진한 성적과 별개로 윤예빈은 지난 시즌 9.29득점과 함께 2.57스틸로 프로 데뷔 후 첫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다.

윤예빈은 커리어 3점슛 성공률이 25.2%에 불과할 정도로 외곽슛이 정확한 편은 아니지만 대신 180cm라는 축복 받은 신장이 있다. 상대 단신가드들을 상대로 충분히 '미스매치'를 활용한 골밑 득점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임근배 감독은 이번 시즌 윤예빈의 신장을 활용한 공격패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그 결과 윤예빈은 10.60득점과 함께 6.2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다시 한 번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6득점 7리바운드로 분전하고도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 윤예빈은 안방에서 열린 2차전에서 매치업 상대인 김진희(168cm)와의 신장 차이를 적극 활용했다. 정통 센터가 없는 우리은행의 골밑을 안방처럼 휘저은 윤예빈은 전반에만 20득점을 퍼부으며 26득점11리바운드로 삼성생명의 2차전 승리를 견인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기록이었다.

우리은행 역시 3쿼터 한때 10점 차까지 벌어졌던 점수를 최은실의 연속 3점슛에 힘입어 동점으로 따라붙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김한별의 파워와 윤예빈의 높이를 앞세운 삼성생명의 기세에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2차전을 놓치고 말았다. 무엇보다 주포 박혜진이 필드골 성공률 35%(7/20)에 그치며 슛난조에 시달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양 팀은 오는 3일 아산에서 챔프전 티켓을 걸린 최후의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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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2020-2021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삼성생명 블루밍스 윤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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