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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신현수 결기 작심삼일이었나... 지켜보겠다"

주호영, 사의 철회에 "박범계 요구대로 투항했나" 비난... 곽상도 "고발 여부 검토"

등록 2021.02.23 12:10수정 2021.02.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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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조태용 의원 주최로 열린 '대북전단 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결국 '우리 편'에 서기로 해서 투항한 건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실상 사의를 철회했음에도 국민의힘이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빠른 사의 철회를 두고 오히려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 검찰 인사를 두고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신현수 민정수석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일련의 과정이 모두 드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갈등이 봉합됐다, 안 됐다로 볼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라며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가장 핵심측근, 더구나 대통령 주변에 기밀과 친인척 관리, 국가사정기관을 총관리하는 민정수석이 사표를 던지고 갔다가 되돌아오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제기했던 문제들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무엇 때문에 저런 일이 생겼는지, 그런 것들을 다 덮어둔 채로 밀봉하려는 것 같다"라며 "권력이 무리하게 폭주하니 측근들에게서 반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권력 핵심에서 반란 일어난다는 것은 정권 말기적 징후"라고도 꼬집었다. "지금이라도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것(봉합) 자체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해명이나 사과 없이 어정쩡하게 넘어가려 한다"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주 원내대표는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퇴 파동으로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손상 받고, 국정불신을 초래한 점에 대해 해명이나 사과 없이 애매하고 어정쩡하게 넘어가려는 것 같다"라며 "민정수석의 결기가 작심삼일에 그치고 박범계 장관의 요구대로 '우리 편'에 서기로 해서 투항한 것은 아닌지 대단히 의아스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부당경 족구천부(一夫當逕 足懼千夫)"라며 "한 사람이 제대로 길목을 지키면 천 사람도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의인 10명만 있으면 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했다"라고도 지적했다. "모든 공직자는 헌법에 충실하면서 불의 방지에 직을 걸어야 한다"라며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기는 한순간이다. 신현수 수석의 향후 행보와 처신을 잘 지켜보겠다"라고도 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신현수 수석이 사의를 거둬들이면서 민정수석의 난은 봉합 수순으로 가는 것 같다"라면서도 "난의 핵심이었던 검찰 인사농단의 진실이 무엇인지는 오리무중"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의 독단적 인사발표인지, 내 편이 아니라고 민정수석을 '패싱'하고 대통령과 직거래로 인사한 것인지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라며 "청와대는 사태를 넘기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이 검찰 인사에 있는 만큼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라는 것.

그는 "대통령은 침묵을 택했다"라며 "지난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를 관망하면서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에만 급급한 것과 판박이"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대통령이 패싱당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는데도 국민에게 해명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전횡"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 와중에 법무부장관은 국회에 나와 '언론플레이가 있었다'라고 하면서 뻔뻔하기 짝이 없는 여론호도에 나섰다"라며 "후안무치에 할 말을 잃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찰 인사가 있을 때마다 불만이 쌓이는 이유는 결국 검찰을 장악하려는 문재인 정권 이너서클의 야욕 때문"이라며 "오로지 정권 충성도로만 검찰 인사가 좌우되다 보니 검찰 인사철만 되면 곳곳서 파열음이 나오는 상황이 반복된다"라고도 주장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수석이 사의를 거뒀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누가 어느 수준에서 인사농단을 벌였는지 국민께 밝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절차에 어긋난 입법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 져야 한다"라는 결론이었다.

법률 검토 후 고발하겠다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논란의 발단이 된 법무부의 검사장급 인사 발표를 언급하며 "국민들 모두 인사권자인 대통령 결재를 받은 뒤 인사가 발표된 걸로 압니다만, 언론 보도는 발표 당시 결재가 없었고, 그 뒤에 문재인 대통령이 결재했다고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한 '설'을 재차 재기한 것.

곽 의원은 "이 보도대로라면 법무부의 언론 발표는 대통령의 결재를 받은 것 같은 모습을 띄지만, 실제 내용은 결재를 안 받은 허위 공문서"라며 "전자서류를 국민께 알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의 책임을 물어야 되지 않느냐는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 그는 "국민들께서 대통령에게 부여한 인사권을 법무부장관이 함부로 행사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반드시 진위가 해명 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현수 민정수석은 지난 7일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 인사와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임명 두 달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사표를 던졌고(관련 기사: "민정수석, 검찰인사 이견으로 사의... 대통령이 만류"), 야당은 이를 발판삼아 문재인 정권 비판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사의를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점쳐졌던 신현수 수석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후 거취를 대통령에게 일임하고 직무에 복귀했다(관련 기사: 신현수 "대통령께 거취 일임, 최선 다해 직무수행"). 청와대와 갈등을 빚는 그를 응원하는 모양새였던 야당의 힘이 되려 빠지게 됐지만(관련 기사: '신현수 복귀'로 힘 빠진 야당, '한동훈 인터뷰' 때린 박범계),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검찰 '인사농단'으로 규정하고 이슈 몰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이종배 #곽상도 #신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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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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