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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굴 무너진 울산, 클럽 월드컵 최하위로 끝나

[FIFA 클럽 월드컵 5위 결정전] 울산 현대 1-3 알 두하일 SC

21.02.08 09:52최종업데이트21.02.0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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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감독이 부임하여 새 옷으로 갈아입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축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수비가 전혀 안 되니 울산 호랑이는 제대로 어깨를 펴지 못했다. 최고의 골키퍼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이라는 말이 떠오를 뿐이었다. 울산 현대 입장에서 순위에 큰 의미를 둘만한 대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시아 최고의 클럽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뛴 이 대회에서 최하위는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현대(한국)가 한국 시각으로 7일 밤 12시 카타르 알 라얀에 있는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알 두하일(카타르)과의 5위 결정전에서 1-3으로 완패하며 최하위(6위)로 대회를 끝냈다.

4분만에 끝난 동점골 만족감

상대 팀 알 두하일 SC는 울산 현대가 우승 영광을 누린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이었지만 이번 클럽 월드컵에 뛰는 자세부터 남달랐다. 아프리카 최고의 클럽으로 나온 알 아흘리 SC(이집트)와의 첫 게임에서 0-1로 패해 울산을 만나게 된 것이지만 좋은 게임을 펼치며 이기겠다는 집중력은 울산 현대의 첫 게임 상대 티그레스 UANL(멕시코) 못지 않았다.

게임 시작 후 4분만에 알 두하일의 첫 골이 터졌다. 역습 속도가 울산 현대 수비수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하지만 울산으로서는 다행스럽게도 두두의 1차 슛에 이은 에드미우손의 2차 슛에 오프 사이드 판정이 선언되는 바람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15분에는 울산이 또 한 번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알 두하일 공격형 미드필더 에드미우손의 왼발 중거리슛이 골문 왼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갈 듯 날아온 것이다. 이 순간 조현우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빛났다. 아마도 조현우가 없었다면 이 게임 점수판은 상상 이상으로 크게 벌어질 뻔했다.

21분에는 다른 판정 볼 것 없는 완벽한 골이 나왔다. 이번에도 그 주인공은 역시 에드미우손이었다. 게임 시작부터 21분에 나온 첫 실점 기록에 이르기까지 세 번이나 에드미우손에게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내준 것이니 최소한의 대비책이 나와야 하는 흐름이었지만 울산 현대의 수비력은 그를 도저히 따라잡지 못했다. 카리미의 역습 패스를 받은 에드미우손이 울산 페널티 에어리어 반원 부근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깔끔한 선취골을 뽑아낸 것이다. 조현우 골키퍼가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마크맨 없이 자유롭게 날린 에드미우손의 중거리슛은 낮게 깔려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울산으로서는 62분에 동점골을 터뜨려 잠시나마 5위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도 했다. 김태환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은 후반전 교체 선수 김인성이 반대쪽에서 발리슛으로 골을 노린 것이 수비수 몸에 맞고 나왔고 윤빛가람이 침착하게 왼발로 성공시켰다. 그러나 울산의 동점골 기쁨은 4분을 넘기지 못했다.

66분에 알 두하일의 결승골이 터진 것이다. 두두의 로빙 패스를 받은 교체 선수 모하메드 문타리가 오른발 슛을 날리는 순간까지 울산의 수비는 자동문이 떠오를 정도로 너무나 허술했다. 김성준과 원두재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둔 4-2-3-1 포메이션이 상대 팀 위험 인물들을 중원에서 너무나 쉽게 풀어준 것이다.

이처럼 울산 수비벽이 허술해진 것을 확인한 알 두하일 선수들은 82분에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완승의 기쁨을 맘껏 누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알모에즈 알리가 울산 센터백 불투이스를 따돌리며 몰고 들어갈 때 불투이스가 태클로 막으려고 했지만 더이상 그 다음 커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는 바람에 이번에도 조현우 골키퍼 앞에서 알모에즈 알리가 맘껏 오른발 슛을 내지른 것이다. 

이렇게 클럽 월드컵을 쓸쓸하게 끝낸 울산 현대 선수들은 8일 비행기편으로 귀국하여 7일간의 동일집단 격리를 거치며 하루에 3시간씩 팀 훈련도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현대는 2021 K리그 1 첫 일정으로 3월 1일 오후 2시 강원 FC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FIFA 클럽 월드컵 5위 결정전 결과(7일 밤 12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 알 라얀)

울산 현대 1-3 알 두하일 SC [득점 : 윤빛가람(62분) / 에드미우손 주니오르(21분,도움-카리미), 모하메드 문타리(66분,도움-두두), 알모에즈 알리(82분,도움-모하메드)]

울산 현대 선수들
FW : 루카스 힌터제어(46분↔김지현)
AMF : 설영우, 윤빛가람, 이동준(76분↔김민준)
DMF : 김성준(66분↔신형민), 원두재
DF : 데이비슨(46분↔김인성), 불투이스, 김기희, 김태환
GK : 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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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울산 현대 클럽 월드컵 알 두하일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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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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