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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흥국생명의 부활, 해답은 '서브리시브'

[프로배구] 서브리시브 살아나면서 공격력도 함께 폭발, 17일 기업은행 3-0 완파

21.01.18 09:28최종업데이트21.01.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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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4라운드에서도 기업은행과의 천적관계를 이어갔다.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17일 화성종합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3,25-19,25-21)으로 승리했다. 기업은행과의 전반기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3-0 완승을 거뒀던 흥국생명은 후반기 첫 대결에서도 무실세트 승리로 승점3점을 적립하며 2위 GS칼텍스 KIXX와의 승점 차이를 9점으로 벌렸다(승점43점).

흥국생명은 '핑크폭격기' 이재영과 '배구여제' 김연경이 도합 60%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며 나란히 16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김미연도 서브득점 2개를 포함해 8득점을 기록했다. 3라운드에서 2승3패로 주춤했던 흥국생명은 4라운드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흥국생명이 4라운드에 다시 부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3라운드에 흔들렸던 김연경과 이재영의 서브리시브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리시브 라인 흔들리며 3라운드 2승3패 부진
 

3라운드 이재영의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흥국생명도 부진에 빠졌다. ⓒ 한국배구연맹

 
이다영과 김연경이 가세하며 '슈퍼팀'을 결성한 흥국생명은 작년 9월 컵대회에서 4강까지 4경기 연속 무실세트 승리를 거두다가 결승에서 GS칼텍스에게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하며 우승이 좌절됐다. 하지만 이는 흥국생명 선수들이 방심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는 계기가 됐고 V리그 개막 후 흥국생명은 '레알흥국'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게 초반부터 독보적인 선두를 질주했다.

흥국생명은 시즌 개막 후 2라운드까지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파죽의 10연승으로 역대 개막 후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기록(15연승) 달성을 앞두고 만난 작년 12월 5일 GS칼텍스와의 3라운드 첫 경기에서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흥국생명은 이어진 13일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전에서도 이재영과 이다영이 결장하면서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시즌 개막 후 첫 연패를 당한 흥국생명은 18일 기업은행을 3-0으로 제압하며 연패에서 탈출했고 25일에는 김연경과 이재영이 65점을 합작하는 대활약 속에 KGC인삼공사를 3-2로 꺾고 다시 연승을 시작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이자 2020년의 마지막 경기였던 29일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전에서 다시 한 번 2-3으로 패하면서 3라운드를 2승3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3라운드 흥국생명 부진의 원인은 역시 수비, 더 정확히 말하면 불안했던 서브리시브에서 찾을 수 있다. 흥국생명의 서브 리시브를 책임지는 이재영과 김연경은 3라운드 5경기에서 각각 30.49%와 36.84%의 부진한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도수빈 리베로가 홀로 3라운드에서 42.98%의 준수한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지만 수비전문선수인 리베로에게 얌전히 서브를 넣어줄 팀은 없다.

김연경과 이재영의 리시브가 흔들리면 이다영 세터에게 좋은 공이 올라가지 못하고 이다영 세터는 불안한 자세로 주공격수에게 '뻔한' 토스를 올릴 수밖에 없다. 당연히 상대 블로킹과 수비는 자리를 잡기 수월해 지고 천하의 김연경이나 이재영이라 할 지라도 효과적인 공격을 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흥국생명의 3라운드 부진은 수비, 그 중에서도 서브리시브의 붕괴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4라운드 리시브 효율 48.60%, 3연승 질주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배구여제'로 인정 받는 건 단지 공격만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은 아니다. ⓒ 한국배구연맹

 
3라운드에서 2승3패로 부진하며 2위 GS칼텍스에게 추격을 허용했던 흥국생명은 2021년 새해에 열린 4라운드 3경기에서 다시 3연승을 기록하며 3라운드 부진을 깨끗하게 씻고 있다. 8일 현대건설과의 리턴매치에서 3-0 승리로 2020년 마지막 경기 풀세트 패배를 설욕한 흥국생명은 13일 도로공사전에서도 두 세트를 먼저 빼앗긴 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흥국생명은 17일 기업은행전에서 이번 시즌 최단 시간인 77분 만에 세트스코어 3-0으로 경기를 끝내면서 간단히 승점 3점을 추가했다. 3세트를 치르는 동안 합계 스코어가 75-53이었을 정도로 일방적인 내용의 경기였다. 물론 기업은행은 주전 윙스파이커 표승주가 무릎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완벽한 전력이 아니었지만 기업은행은 이날 흥국생명을 위협할 아무런 무기도 보여주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공격 성공률에서도 20.5%(15/73)로 흥국생명의 39.1%(45/115)와 큰 차이를 보였지만 양 팀의 큰 스코어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역시 서브리시브였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63.64%, 이재영이 58.82%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비를 뽐낸 데 비해 기업은행은 김주향과 육서영이 각각 31.82%와 33.33%로 좋은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지 못했다(교체선수로 출전했던 박민지의 리시브 효율도 12.50%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 팀 리시브 부문에서 3위(35.15%)에 올라 있는 흥국생명은 4라운드 3경기에서는 리시브 효율을 48.60%로 끌어 올리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이재영의 4라운드 리시브 효율은 60%(2위), 김연경이 52.38%(3위)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서브리시브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 쌍포가 수비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해주고 있으니 흥국생명의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은 새 외국인 선수 브루나 모라이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외국인선수 합류시기를 기약할 수 없다. 당장 오는 26일 GS칼텍스와의 4라운드 경기도 국내 선수들로만 치러야 한다. 하지만 흥국생명의 리시브라인이 4라운드 첫 3경기처럼 안정적으로 가동된다면 외국인 선수 없이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흥국생명 토종 쌍포의 위력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좋은 팀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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