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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스타들의 예능 도전, 여기에도 숨은 '룰'이 있다

[TV 리뷰] 류현진-김광현-손아섭-송승준 등... 예능 속 야구선수들 인기

20.12.21 13:59최종업데이트20.12.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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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코리안 메이저리거 류현진(왼쪽), 김광현이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고정 멤버 못잖은 활약을 펼쳤다. ⓒ SBS

 
전·현직 스포츠 스타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JTBC <뭉쳐야 찬다>는 남자 스포츠 선수들의 조기 축구 도전기로 1년 넘게 인기리에 순항 중이고 E채널 <노는 언니> 역시 여자 스포츠 선수들의 세컨드 라이프를 공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시즌을 마감하고 휴식기에 접어든 야구계 스타들이 각종 예능에 초대 손님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제공하고 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해 KBO의 손아섭, 송승준(이상 롯데) 등 현직 선수들과 심수창, 이대형 등 은퇴 선수들까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기대 이상의 예능감을 뽐내고 있다. 박찬호, 김병현, 양준혁 등 이미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선배들의 뒤를 이어 후배들 또한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겨울철 맞아 예능 속 초대손님 대거 등장
 

지난 20일 방영된 채널A <도시어부2>의 한 장면. 손아섭(왼쪽), 송승준(오른쪽) 등 전현직 롯데 야구 선수들이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어설프지만 예능 속 큰 재미를 살리는데 큰 몫을 담당해줬다. ⓒ 채널A

 
지난 20일 방영된 SBS <런닝맨>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두 명의 좌완 투수 류현진과 김광현이 출연해 유재석, 김종국 등 전문 예능인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미 여러 차례 <런닝맨>을 방문했던 류현진은 이날 역시 능청스런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부상 우려를 자아낼 만큼 실전 경기 못지 않은 몸을 날리는 수비,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는가 하면 <런닝맨>에 첫 출연한 김광현 역시 다소 어리숙한 모습으로 유쾌한 시간을 마련했다. 

이미 지난 11월 ​김광현은 MBC <라디오스타>에도 출연한 바 있다. 과거 SK 선수 시절 방송에 거의 등장한 적 없었던 그는 평소 경기에서의 활력 넘치는 모습 못지않게 시원시원한 입담을 뽐냈다. 이날 함께 출연한 심수창(전 LG) 해설위원과 더불어 모처럼 신선한 재미를 전달했다.   

채널A <도시어부2> 역시 전·현직 야구스타들의 섭외로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심수창과 후배 이대형(전 LG)의 출연분은 요동치는 바닷길 환경에 쉽게 적응 못하는 두 사람의 좌충우돌 낚시 도전기로 2주에 걸쳐 확실한 웃음을 이끌어 냈다. 이때의 성과에 힘입어 심수창은 다시 한번 롯데 시절 동료들인 송승준, 손아섭과 동반 출연했다. 골수 부산 야구팬 이경규은 롯데 선수들에게 성적 부진을 질타하는 등 재미있는 구도가 연출됐다.

​그런가 하면, KBS <위 캔 게임>에선 아예 부부를 섭외해 색다른 그림을 보여줬다. 현역 시절부터 다채로운 예능감을 자랑했던 홍성흔(전 두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코치와 아내 김정임씨를 중심으로, 박용근 LG 코치와 룰라 채리나 부부의 온라인 게임 대결을 마련한 것. SBS 플러스 <강호동의 밥심>에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용택, 정근우(전 LG)가 그간의 야구 인생을 들려주기도 했다.

시즌 중엔 쉽지 않은 예능 출연... 비활동기 맞아 봇물
 

지난 18일 방영된 KBS 2TV <위캔게임>의 한 장면. ⓒ KBS

 
​다른 종목에선 시즌 도중에도 꾸준히 예능 출연하는 선수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축구선수 이동국과 박주호는 오랜 기간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고정 멤버로 출연해 자녀들과 더불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주엽 전 농구 감독은 현직에 몸 담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지도하는 후배 선수들과 더불어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참여해왔다.

최근 들어선 씨름 김기태 감독이 그 뒤를 이어 선수들과 같은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 하고 있다. 이들은 각 경기 사이의 시간 터울이 최소 며칠부터 최대 몇 달 등 여유가 있는 편이라, 그 사이에 일정을 잡고 방송 녹화에 참여할 수 있었다.

반면 야구는 타 종목처럼 시즌 도중 방송 출연이 여의치 않은 편이다. 정규 시즌이 개막하면 월요일을 제외하고 주 6일 경기가 진행된다. 시즌은 6~7개월 가량 이어지며,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현직 선수들은 물론 코치들도 방송 출연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 은퇴 선수들은 비교적 출연이 수월한 편이지만,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경우 시즌 중에는 중계 해설 및 밤 시간대 경기 분석 프로그램 출연이 예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연유로, 야구 선수들은 대부분 비활동기인 겨울에야 방송 출연이 가능하다. 홍성흔이 TV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한 것 역시 겨울철 비활동기를 통해서였다. 과거 SBS <스타주니어 붕어빵>에 화리, 화철 자매와 함께 자주 출연한 것을 비롯해, 그는 각종 토크쇼 단골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전문 예능인 이상의 재능을 자랑하기도 했다.   

물론 비활동기간이라고 해도 구단 측의 동의는 필수다. ​현재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련한 표준계약서에 의거해 각 구단과 연봉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의 활동기간은 매년 2월부터 11월까지 총 10개월이며 나머지 12월과 이듬해 1월은 비활동기(오프시즌)로 적용되어 휴식 및 자율 훈련을 진행한다. 그런만큼 계약서상 활동기와 비활동기간에 이뤄지는 방송 출연에 대한 구단의 동의가 없다면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브라운관을 통해 야구 스타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각종 야구 전문 프로그램 및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꾸준히 재기발랄한 입담을 펼쳐온 이들이 모처럼의 기회를 맞아 물 만난 고기처럼 방송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은퇴 야구인, 해설위원들은 경기당 3시간 넘는 중계 해설을 기회 삼아 말솜씨를 키우기도 한다.

꾸준히 새 얼굴 발굴에 나서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선 전·현직 야구인들을 통해 신선한 재미를 마련할 수 있다는 나름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이들 선수들이 동계훈련에 돌입하는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전직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고정 출연 중인 KBS <축구야구말구>의 한 장면. ⓒ KB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에능 야구 류현진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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