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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적중' 울산, 멜버른 완파하며 8강 진출 성공

[ACL] '비욘존슨 멀티골' 울산, 두꺼워진 스쿼드가 기대된다

20.12.07 09:32최종업데이트20.12.0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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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멜버른을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6일 오후 11시,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0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울산 현대(이하 울산)과 멜버른 빅토리 FC(이하 멜버른)의 맞대결이 벌어졌다. 울산은 교체 투입된 비욘존슨의 멀티골과 원두재의 울산 데뷔골에 힘입어 멜버른을 3-0으로 격파했다.
 
ACL에 나선 K리그 클럽 중 가장 기세가 무서운 울산이다. 울산은 상하이 선화, FC 도쿄, 퍼스 글로리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강팀들이 모인 F조에서 6경기 무패(5승 1무)를 달성하며 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울산은 11월 ACL 재개 직후 김태환, 원두재, 정승현 등의 A대표팀 차출로 생긴 전력 공백을 이겨내며 5연승을 질주했다.
 
울산의 16강 상대는 E조에서 서울을 꺾고 올라온 멜버른이었다.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멜버른은 2승 1무 3패라는 저조한 성적에도 6차전 서울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간신히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특히 멜버른은 조별리그 6경기에서 6득점 9실점을 기록하는 등 울산과 비교했을 때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지난 조별리그 6차전 선발 명단 전원에 로테이션을 가동했던 김도훈 감독은 이날 멜버른전에서 베스트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에 주니오, 2선에 김인성, 윤빛가람, 고명진, 이청용을 투입한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특히 김태환, 원두재, 홍철, 정승현까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스쿼드가 두꺼워진 것이 고무적인 울산이었다.
 
'교체 카드 적중' 울산, 멜버른 3-0으로 완파
 
멜버른은 한 수 위의 울산을 상대로 수비적인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이른 시간 트라오레의 부상까지 겹치며 악재가 발생한 멜버른은 라인을 내리고 울산의 공격을 막아냈다. 멜버른은 앞서 서울을 꺾었던 것처럼 '선수비 후역습' 위주로 울산을 상대했다.
 
울산은 라인을 내린 멜버른을 상대로 전반전 공세를 퍼부었으나 결실을 맺진 못했다. 김인성, 주니오 등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번번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울산은 전반전 8개의 슈팅 중 3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하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승부수를 던졌다. 고명진과 설영우를 빼고 비욘존슨과 김태환을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더했다. 비욘존슨은 최전방에서 주니오의 견제를 분담했으며, 김태환은 우측 공간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울산의 공격을 이끌었다.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20분, 김기희의 전진 패스로 울산의 공격이 시작됐다. 윤빛가람의 첫 번째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았지만, 김인성에게 세컨볼을 이어받은 비욘존슨이 슈팅을 밀어 넣으며 득점을 터뜨렸다. 득점 없이 답답히 이어가던 흐름에서 터진 값진 선제골이었다.
 
실점을 허용한 멜버른은 3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고, 울산 또한 이청용을 빼고 원두재를 투입하며 대응했다. 원두재는 투입 직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후반 32분 울산의 프리킥 상황, 윤빛가람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전개됐다. 멜버른의 수비가 주니오에 집중된 사이 원두재가 깔끔한 헤더로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울산은 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근호의 헤더를 이어받은 비욘존슨의 멀티골까지 터지며 멜버른을 3-0으로 제압했다. 울산은 고착됐던 공격 끝에 비욘존슨, 김태환, 원두재, 이근호 등 교체 카드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비욘존슨 2경기 연속 멀티골' 울산은 싱글벙글
 
울산은 멜버른전 승리로 3년 만에 ACL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조별리그와 16강까지 7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2012년 ACL 우승 당시 무패 우승을 달성했던 모습과 유사하다. 더욱이 이번 멜버른전에선 김인성, 주니오가 침묵한 가운데 비욘존슨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는 점이 특히 돋보인다.
 
비욘존슨은 올시즌 리그 18경기에 출전해 5골에 그치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거뒀다. 본인 역시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이번 ACL 역시 울산의 해결사는 주니오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비욘존슨이었다. 비욘존슨은 이날 천금 같은 선제골과 함께 멀티골을 터뜨리며 울산의 8강 진출을 견인했다.
 
지난 상하이전에서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뽑아냈던 비욘존슨은 2경기 연속 멀티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득점력을 입증했다. 비욘존슨의 투입은 주니오를 향한 집중 견제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뒀으며, 비욘존슨을 활용한 높이 싸움은 울산의 또 다른 무기로 자리 잡았다. 비욘존슨은 이날 5번의 공중볼 경합에서 모두 승리하며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함께 교체 출전한 김태환, 원두재의 활약도 눈부시다. 김태환의 투입은 좌측 윙어 김인성 쪽에 집중됐던 울산의 공격을 반대 측면까지 확장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태환은 95.2%의 높은 패스 성공률과 함께 6개의 크로스를 시도하며 활약했다. 원두재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팀의 2번째 득점과 함께 자신의 울산 데뷔골을 터뜨리는 기쁨을 맛봤다.
 
비욘존슨의 득점력 회복과 리그 정상급 선수 원두재, 김태환의 연착륙으로 울산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짧은 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이번 대회 특성상 스쿼드의 두께는 경기력으로 직결될 수 있다.
 
기분 좋은 승리로 8강에 진출한 울산의 다음 상대는 오는 8일 추첨으로 정해진다. 울산은 오는 10일 8강전을 앞두고 있다. K리그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는 울산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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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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