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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판사 "법관 사찰 정황 충분한데... 검찰 책임자 사과없이 당당해"

장창국·송경근 부장판사 성명... "전국법관대표회의, 법관 사찰 의혹 관련해 의견 표명해야"

등록 2020.12.03 17:16수정 2020.12.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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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법조타운. 왼쪽부터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법. ⓒ 권우성

       
오는 7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이른바 '법관 사찰 의혹'을 토론 안건으로 상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측에서 공개한 이른바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이 재판부 독립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법원 차원에서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법관대표회의 측은 "의견 수렴 중"이라고 답했다.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해당 사안이 법원 내부에서도 주요하게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관대표회의, 재판부 사찰의혹 의견 표명해 달라"

먼저 목소리를 낸 것은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다. 장 부장판사는 지난 11월 27일 법원 내부 통신망(아래 코트넷)에 "검찰의 행동에 대한 법원 대응을 위해 다음 사항(재판부 사찰 문건 관련) 결의를 안건으로 제안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해당 문건은) 검사가 직접 수사한 사건을 기소하면서 무죄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사전 작업을 했다는 것"이라며 "검찰의 법원 길들이기 작업이고, 검찰의 면피 작업"이라고 비판했다.

장 부장판사는 글 말미에 검사가 법관의 독립성과 재판의 공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었는지를 비롯해, 이번 사건 관련 내용을 정기회의 안건으로 올려 자유로운 토론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법원행정처 차원의 조사도 요청했다. 그는 "법원행정처는 검찰이 사법농단 관련 수사에서 취득한 정보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었는지,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했는지 조사해 법관대표회의에 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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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정지로 위기를 맞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원의 직무배제 효력 집행정지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입구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송경근 청주지법 부장판사도 장 부장판사와 같은 요청의 글을 3일 코트넷에 올렸다. 송 부장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게 법관 사찰 의혹과 관련해 법관과 재판의 독립성에 관한 침해 우려 표명 및 객관적이고 원칙적인 의견 표명을 해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부장판사는 윤 총장을 지적하는 내용도 기재했다. 그는 "소추기관인 검찰이 이를 심판하는 기관인 법관을 사찰했다고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 나왔다"면서 "그런데 검찰에서는 '판사의 재판 스타일을 파악해 공소유지를 위한 참고자료를 만든 것'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검찰의 책임 있는 사람 그 누구도 사과는 커녕 유감 표명 한 마디 없이 당당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는 대한민국 법관과 재판의 독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로 인해 국민 기본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그래서 이번 사안은 더욱 (중략)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논의해 의견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반대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판사님들의 뜻이 무엇인지는 저도 잘 안다"면서 "(그러나) 때론 침묵이 강력한 동의의 의사표시가 될 수 있고, 기계적 중립이 오히려 지극히 편파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법관대표회의 "의견 수렴 중"

이날 전국법관대표회의 공보간사는 '법관 사찰 의혹' 사안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간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법관대표들은 회의 전까지 이 문제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다룰지, 다룬다면 어떤 내용과 방향으로 다룰지에 관해 소속 법원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정기회의에서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법관에 대한 정보 수집의 주체와 범위에 비추어 이번 사안이 재판의 독립을 침해한다는 의견, 그럼에도 재판이 계속 중인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의견 등이 존재한다"면서 "장창국 판사의 제안에 관한 토론, 안건 상정 여부 등은 정기회의 당일에야 확인이 가능하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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