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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레 강행군 시작한 컬링선수권... 실업팀 강세 여전

[2020 한국컬링선수권] 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개막... 오는 22일까지 예선전

20.11.20 06:48최종업데이트20.11.2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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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가 19일부터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렸다. ⓒ 박장식

 
만 9개월 만에 열린 첫 번째 컬링경기의 열기는 뜨거웠다. 다만 아홉 번 남짓한 경기로 태극마크를 누가 달지의 여부가 갈리니만큼 뜨거움과 함께 막중함 역시 밀려들었다. 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아흐레 동안 펼쳐지는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가 그 막을 올렸다. 

이번 선수권에선 남자부와 여자부에서 각각 일곱 팀씩이 참가해 24일까지 열전을 벌인다. 24일부터 27일까지 믹스더블 선수 다섯 팀이 태극마크 쟁탈전을 펼친다. 첫 번째 경기가 펼쳐진 날,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아이스 위에 선 선수들의 이모저모를 담았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으로'... 경기도청, 전북도청 꺾어

이날 여자부에서는 봉명고등학교와 송현고등학교, 춘천시청과 의성여자고교, 그리고 전북도청과 경기도청이 맞붙었다. 송현고등학교는 봉명고등학교를 13-2로 꺾었다. 송현고는 7엔드에 석 개, 8엔드에는 넉 개의 스톤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후반 집중력을 발휘했다.

춘천시청 역시 의성여고를 12-1로 손쉽게 제압했다. 춘천시청은 1엔드부터 두 점을 먼저 올린 뒤, 3엔드부터 5엔드까지 연속으로 스틸을 가져가며 의성여고를 눌렀다. 의성여고 역시 6엔드 1득점으로 잠시나마 따라갔으나, 다시 춘천시청이 7엔드 석 점을 올리며 경기를 내려놓아야만 했다.
 

경기도청 선수들(위쪽)과 전북도청 선수들(아래쪽)이 경기 중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박장식

 
현재 국가대표인 경기도청은 어제의 동지를 오늘의 적으로 만났다. 상대 전북도청의 스킵이 함께 동고동락했던 선수였기 때문. 2011년부터 2014년 소치 올림픽, 그리고 2020년 초까지 경기도청과 함께했던 엄민지 선수가 전북도청으로 이적하며 김은지 스킵과 상대편에 섰다. 엄민지 선수도 스킵으로 김은지를 만났다. 

승리의 여신은 경기도청의 손을 들어주었다. 5엔드 종료 시점까지 3-2로 호각세를 보였던 양 팀이었지만, 7엔드 경기도청이 석 점의 빅 엔드를 만들며 경기가 급격히 기울었다. 전북도청도 6엔드와 8엔드 한 점씩을 보탰지만, 9엔드 경기도청이 하우스에 걸친 스톤을 포함한 두 점을 올려 8-4로 승리했다.

이어 오후 8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경북체육회와 경기도컬링경기연맹, 강원도청과 의정부고등학교, 의성고등학교와 서울시청이 맞붙었다. 의성고와 서울시청의 경기에서는 서울시청이 막판인 8엔드와 9엔드 여섯 점을 얻어내는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서울시청이 11-2로 대승을 거두었다.
 

19일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서 강원도청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 박장식

 
경북체육회와 경기도연맹의 경기는 '짠물 컬링'이었다. 넉 개의 엔드가 블랭크 엔드로 처리되는 등 서로 기회를 노리는 양상으로 진행되었는데, 결국 경기는 첫 엔드 두 점을 미리 벌었던 경북체육회가 4-3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강원도청과 의정부고의 경기는 4엔드 강원도청의 4득점에 힙입어 8-4, 강원도청의 승리로 끝났다.

"다른 팀과 똑같다고 생각하며 임해", "조금 어색했지만 집중"

경기가 끝난 후 만난 경기도청의 김은지 스킵에게 9개월 만의 공식 대회에서의 첫 승리 소감을 물었다. 김은지 선수는 "오래간만의 시합이라 긴장되고 설렜다. 첫 단추를 잘 끼워 넣은 것 같아 좋고, 끝까지 이 기분을 이어가고 싶다"며, "작년처럼 차분하게 잘 하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함께 동고동락했던 선수를 만난 소회는 어땠을까. 김은지 스킵은 "다른 팀과 똑같다고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그냥 전북도청 팀을 만났다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치렀다"고 말했다.

전북도청 엄민지 선수는 "한 팀에 9년이나 같이 있었는데, 익숙했던 팀원과 상대편으로 만나는 것이 어색했다"면서도 "하지만 집중해서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팀이 재정비된 것도 이제 6개월이 채 되지 않았으니 앞으로 더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엄민지 선수는 실업 무대에서 처음으로 스킵 자리를 맡았다. "팀의 얼굴이다 보니 연습할 때에는 엄하게 이끌었는데, 게임을 할 때에는 최대한 편안하게 게임을 이끌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지금처럼 상황과 상황에 몰두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20일부터의 예선 라운드는 강행군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진행된다. 아침 7시 30분 여자부 경기를 시작으로 정오 남자부 경기, 오후 4시 30분 여자부 경기와 오후 9시 남자부 경기가 연속으로 열린다. 한 팀이 하루에 두 번의 경기를 치러야만 하는 상황이다. 예선전은 오는 22일까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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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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