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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후원금 88억원 중 할머니에 쓴 돈 2억원 불과"

할머니 학대 정황도 발견... 경기도, 경찰 수사의뢰·행정처분 예정

등록 2020.08.12 15:05수정 2020.08.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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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춘 나눔의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1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나눔의 집 민관합동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 경기도

 
경기 광주시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거주시설인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 수십억 원의 후원금을 모집한 뒤 대부분 땅을 사는 데 쓰거나 건물을 짓기 위해 쌓아두고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송기춘 나눔의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1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나눔의 집 민관합동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송 단장은 "민관합동조사 결과 나눔의 집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5년간 약 88억 원 상당의 후원금을 모집했다"며 "이 과정에서 나눔의 집 법인이나 시설은 기부금품법에 의한 모집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에 후원금의 액수와 사용내역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으며, 등록청의 업무검사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행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천만 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자는 등록청(10억 원 초과인 경우 행정안전부)에 등록해야 한다. 

국민들이 후원한 돈은 나눔의 집 시설이 아니라 운영법인 계좌에 입금됐다. 이렇게 모인 후원금 약 88억 원 중 할머니들이 실제 생활하고 있는 나눔의 집 양로시설로 보낸 금액(시설전출금)은 2.3%인 약 2억 원이었다. 이 시설전출금도 할머니들을 위한 직접 경비가 아닌 시설 운영을 위한 간접경비로 지출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운영법인이 재산조성비로 사용한 후원금은 약 26억 원으로 파악됐다. 재산조성비는 토지매입과 생활관 증축공사, 유물전시관 및 추모관 신축비, 추모공원 조성비 등으로 쓰였다. 나머지 후원금은 이사회 회의록 및 예산서 등을 살펴봤을 때 국제평화인권센터, 요양원 건립 등을 위해 비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민관합동조사단은 밝혔다.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 부당행위도 지적됐다. 이사회에서 이사 후보자가 자신을 이사로 선임하는 과정에 참여해 이사로 의결하거나, 정족수 미달에도 회의를 진행하는 등 부당행위도 발견됐다고 공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거주시설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모집한 뒤 이를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용하지 않고 땅을 사는 데 쓰거나 건물을 짓기 위해 쌓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은 조사과정에서 할머니에 대한 정서적 학대의 정황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조사위에 따르면 "할머니, 갖다 버린다", "혼나봐야 한다" 등 언어폭력을 가했으며, 특히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환자 할머니에게 집중됐다. 할머니들의 생활과 투쟁의 역사를 담은 기록물이 방치되는 사례도 조사됐다. 

송 단장은 "나눔의 집은 초창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평안한 생활을 위해 불교계의 노력과 헌신으로 시작됐다"며 사회에 기여한 공도 있음을 인정했다. 또 "피해자였던 할머니들이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역사적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며 역사적 진실을 세상에 증언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점차 법인 및 시설 운영에서 문제점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를 포함한 시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가 구성될 필요가 있다"며 "민관협의회가 '할머니들의 편안한 여생'과 '위안부 역사'의 기록과 보존 등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경기도와 광주시는 그 정상화 방안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경기도는 추후 민관합동조사단으로부터 최종 조사결과를 받아 세부적으로 검토한 뒤 경찰에 수사의뢰 하는 한편,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할 예정이다.

나눔의 집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 달 6일부터 22일까지 행정과 시설운영, 회계, 인권, 역사적 가치 등 4반으로 나눠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법인)과 노인주거시설 나눔의 집(시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및 국제평화인권센터 등을 조사했다. 조사단은 송기춘 교수, 조영선 변호사(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정희시 경기도의회 의원, 이병우 경기도 복지국장이 공동단장을 맡았으며, 경기도와 광주시의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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