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03년생이 온다' 봉황대기 고교야구 개막

16일부터 봉황대기 개막, 2학년과 1학년 주무대 된다

20.10.14 17:22최종업데이트20.10.14 17:22
원고료로 응원
 

이제 고교야구는 2학년 선수들의 주무대가 된다. 봉황대기가 열릴 목동구장의 모습. ⓒ 박장식

 
1971년부터 개최되어 올해로 마흔여덟 번째를 맞이한 고교야구대회인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오는 1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린다. 한국일보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함께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장에서 주최하는 봉황대기에는 80개의 학교가 참가해 가을의 승자를 가려낸다.

올해의 고교야구대회가 그렇듯 봉황대기 역시 조금씩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예년처럼 야구부를 갖춘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참가하는 점은 같지만, "여름의 봉황대기"라는 말이 있었듯 매년 여름에 개최되었던 대회가 올해는 단풍철에 맞추어 개최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대회는 2020년에 유독 숨 가쁘게 달려온 5대 고교야구 대회의 대단원을 장식하게 되었다. 80개의 학교 중 어떤 학교가 이번 년도 마지막 우승기를 가져갈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2003년생·2004년생 선수들의 활약

대회 개최 시점이 가장 뒤로 밀리다보니 이번 봉황대기 대회는 지난 9월 21일 열렸던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가 열린 이후 개최된다. 봉황대기가 프로 지명 이후 개최되는 것은 2014년 제42회 대회 이후 6년만이다. 이번 대회에는 특히 2학년과 1학년, 즉 2003년과 2004년 태어난 선수들이 더욱 많이 활약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각 대학교의 수시 원서접수가 모두 끝난 상황에서 열린다. 따라서 프로로 지명되어, 대학으로 진학하여 떠난 '에이스'와 '4번 타자' 대신 2학년 선수들이 주전을 차지하고, 1학년 선수들이 중간중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02년생에서 03년생으로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물론 3학년 선수들도 경기에 들어선다. 대표적으로 덕수고등학교의 장재영, 나승엽이 그렇다. 이미 장재영은 키움에 지명되었고, 나승엽은 MLB 진출을 선언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출전한다는 소식이다. 두 선수 이외에도 프로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고교에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전망이다.

'괴물' 심준석, '신예' 엄지민, '끈기' 박태강까지, 주목할 선수 많네
 

협회장기의 우승을 이끈 덕수고 심준석(왼쪽), 청룡기 우승을 이끈 장충고 박태강(오른쪽). ⓒ 박장식

 
주목할 2학년 선수들도 많다. 지난 4대 대회 우승을 차지한 학교에서는 기량이 좋은 2학년 선수들과 1학년 선수들이 깜짝 등장해 새로운 가능성을 예고케 했다. '에이스'를 도와 이닝을 틀어막거나, 타선에서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있지만, 직접 경기를 이끈 2학년, 1학년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가장 먼저 지난 협회장기 대회에서 괴력투를 선보이며 새로운 얼굴로 떠오른 덕수고등학교의 1학년 투수 심준석이 있다. 그간 베일에 싸여있었던 심준석은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6이닝 1실점이라는 호투를 펼치며 여느 3학년 선수들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새로운 얼굴이 되었다. 

강릉고의 신예 엄지민도 에이스 투수 김진욱(롯데 지명)이 휴식을 위해 빠진 자리를 채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엄지민은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29.1이닝을 단 2실점으로 책임지며 2개의 승을 올렸고, 대통령배에서는 6.1이닝 무실점 2승을 거뒀다. 이번 봉황대기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가감없이 펼칠 것이 기대된다.

장충고의 청룡기 우승을 이끈 2학년 박태강도 주목할 만 하다. 박태강은 세광고와의 준결승전, 광주동성고와의 결승전에 모두 출전하여 두 경기 모두 승을 따냈다. 아직 2학년인 박태강 선수는 뛰어난 제구와 변화구로 다른 선수들을 잡아냈다. 청룡기의 좋은 기억을 봉황대기에서도 이어갈 지 주목된다.

이외에도 율곡고의 패기를 이끈 2학년 이준혁, 강릉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확정짓는 홈런을 때려낸 김세민, 마치 선배 김하성(키움)을 닮은 활약을 보이는 야탑고 윤동희 등 좋은 자원들이 몰려 있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주목받을 새로운 얼굴들 역시 야구 팬들에게 벌써부터 내년 신인지명을 기다리게 할 것으로 보인다.

고교야구에 더욱 가까워진 코로나19 공포 극복하라
  

올해 고교야구는 어김없이 무관중 신세가 되었다. ⓒ 박장식

 
이번 대회는 개최 직전 크나큰 난관에 봉착했다. 덕수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가 발생해 대회에 차질이 생길뻔 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선수들이 모두 퇴원하면서 우려하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큰 규모의 선수단이 오가는 고교야구에도 코로나 위협이 엄습해 가슴을 졸이게 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학부모들을 위해 암묵적으로나마 개방되었던 외야 뒤편의 공간도 폐쇄했다. 선수단의 경기 중 덕아웃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철저하게 감독한다는 계획이다. 무관중 방침 역시 이번 대회에서 그대로 남아, 2020년은 모든 고교야구 대회가 우승의 순간을 관중과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까지 열린 4대 대회와 주말리그에서는 협회와 각 지자체 등의 노력으로 확진자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는 가장 많은 학교들이 출전하기에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협회가 철두철미한 계획으로 코로나19의 위협을 이겨내고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봉황대기 고교야구 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