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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증대에 혈안... 세종시는 화상경마장 유치 중단하라"

세종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통해 촉구... "범시민기구 구성해 '반대운동' 나설 것"

등록 2020.05.06 13:48수정 2020.05.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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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6일 오전 세종시청 앞에서 '화상경마장 유치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세종환경운동연합

 
세종시가 화상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 유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종지역 시민사회가 '화상경마장은 도박장'이라며 '유치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마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화상경마장은 도박중독자를 양산하고 주변 교육 및 주거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지역주민의 '폐쇄요구'를 받아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용산과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장은 현재 폐쇄수순을 밟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들이 이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다 지역주민의 반대로 포기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세종시가 화상경마장을 유치하기 위한 논의를 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세종시는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제시된 '화상경마장 건립안'을 지난 달 열린 시민주권회의 농업축산분과 회의에 상정해 논의를 시작했다. 이 회의는 세종시의 정책 수립 및 집행, 평가 과정에 시민의견을 듣기 위한 자문기구다.

세종시는 이미 관련부서에서 화상경마장의 장단점을 분석, 화상경마장 유치 시 연간 200억 원 정도의 세수 증대 및 200명 규모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는 내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화상경마장을 유치할 경우 타 지역에서 문제가 됐던 점을 감안해 세종시 외곽지역에 승마장, 반려동물 테마공원, 안내견 훈련소 등이 포함된 테마형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장이나 다름없는 화상경마장, 시민 삶 피폐하게 만들어"

이에 대해 세종지역 시민사회는 발끈하고 나섰다. 이미 타 지역에서 지역사회를 멍들게 하는 '도박시설'로 판명이 난 화상경마장을 세종시가 나서서 유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세종환경운동연합, 세종YWCA, 사)세종여성,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세종지역 2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세종지역 시민사회단체'는 6일 오전 세종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와 우리의 아이들을 멍들게 하는 사행산업 유치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세종시민들과 함께 범시민대책기구를 만들어 화상경마장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세종시가 세수 증대에 혈안이 되어 화상경마장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며 "도박장이나 다름없는 화상경마장은 세종시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세종시는 화상경마장 유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춘희 세종시장과 세종시 공무원들은 세수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을 운운하며 화상경마장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 도심 외곽에 공원이나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 때문에 시민여가공간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한다"며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 벌어들인 돈으로 세수를 증대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경제 활성화는 기존의 화상경마장에서 보았듯이 '새빨간 거짓말'이다. 반교육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도시에 역행하는 사행산업을 유치하고자하는 세종시를 우리는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우리는 시민들과 함께 떨쳐 일어나 세종시와 우리의 아이들을 멍들게 하는 화상경마장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나라는 도박 중독자로 추정되는 국민 숫자가 250만 명 이상이다. 도박중독 문제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가 연간 25조 원에서 78조 원에 달한다"면서 "일각에서는 화상경마장을 레저시설이라고 주장하지만 국민 여론조사 결과 80%가 도박이라고 인식하고 있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도 화상경마장은 사행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상경마장은 축소하거나 폐쇄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국가가 합법적인 도박장을 권장하고 있고, 지방정부가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 유치하는 시대착오적인 우를 범하고 있다"며 "세종시는 화상도박장 유치를 즉각 중단하고, 세종시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들은 앞으로 범시민대책기구를 구성해 화상경마장 반대 운동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주민자치조직과 지역공동체, 주민모등 등이 총망라된 대규모 시민기구를 구성해 대응해 나간다는 것. 이를 통해 화상경마장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세종시와 세종시의회의 책임을 묻는 활동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화상경마장 #도박장 #세종시 #세종시민사회단체 #마권장외발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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