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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스크보다 값지고 아름다운, 청소년들의 기부

[현장] 부산 반송2동 청소년 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아이들의 마스크 나눔

등록 2020.03.30 12:12수정 2020.03.3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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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기부할게요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청소년문화의집 소속 청소년들이 만든 100장의 기부 마스크. ⓒ 반송2동청소년문화의집 제공

 
"우리도 기부할게요."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 알려지자 부산의 청소년들이 손을 걷어붙였다. '우리도 마스크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자'는 아름다운 청소년들의 의기투합이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이하 청운위) 일명 '해나래' 친구들과 청소년동아리 회원 20여 명은 날이 더워질 수록 KF94 마스크를 쓰기가 힘들고, 초등학교 저학년 등이 소형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에 착안해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다문화 가족과 초등학교 긴급 돌봄 아동들에게 주기로 마음을 모았다.

이에 반송2동 청소년문화의집은 마스크 재료를 지원했다. 아이들은 마치 '작전'을 펼치듯 문화의 집으로 모였고, 마스크 재료 받은 아이들은 작업을 위해 집으로 향했다.

처음 해 보는 마스크 만드는 작업은 마음과는 달리 만만치 않았다. 재봉틀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만들다 보니 바늘에 손을 찔리기도 하고 손에서 쥐가 나기도 했다.
 

한땀 한땀 내 손으로! 부산 반송2동청소년문화의집 회원 20여 명은 일주일동안 100장의 마스크를 수작업으로 만들어 다문화 가족에게 기부했다. ⓒ 반송2동청소년문화의집 제공

   
아이들은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이 느껴져 손을 멈출 수 없었다고 했다. 반송2동 청소년문화의집 청운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산 브니엘여고 2학년 오유진 양은 "우리 청운위 이름이 해나래이다. 해나래는 '해운대의 비상한 날개가 되자'라는 뜻으로 저나 친구들이 모두 비상하게 마스크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데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청운위 아이들이 만든 마스크는 총 100장. 이 100장도 거의 일주일이 걸렸다. 마스크에 함께 담을 응원 메시지도 아이들이 직접 만들었다. '오늘 하루도 예쁜 날이길',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코로나19 함께 이겨내요', '괜찮아 잘될 거야' 등 응원 메시지 안에는 아이들의 정성이 듬뿍 담겼다.
 

"힘내 널 응원해" '오늘 하루도 예쁜 날이길',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코로나19 함께 이겨내요', '괜찮아 잘될 거야'라는 응원 메시지 안에는 아이들의 정성이 듬뿍 담겼다. ⓒ 반송2동청소년문화의집 제공

 
이렇게 만들어진 마스크 100장은 해운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전달됐다. 마스크를 만든 아이들 모두가 이 아름다운 기부식에 참석하고 싶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대표 청소년만 참석했다. 해운대구청 가족복지과 청소년팀 공무원과 반송2동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지도사도 동행했다.

반송2동 청소년문화의집 서수경 청소년지도사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만들어 이웃에게 기부한다는 것 자체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마스크를 만든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며 청운위 아이들을 칭찬했다.
 

해운대구청 가족복지과 청소년팀 공무원과 반송2동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지도사, 청소년운영위원회 대표 청소년이 해운대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마스크 100장을 기부했다. ⓒ 반송2동청소년문화의집 제공

 
청소년운영위원회는 청소년활동 진흥법에 따라 청소년수련시설(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에 설치된 청소년자치기구인데 수련시설장은 이 청소년 참여기구의 의견을 시설 운영에 반드시 반영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학교로 보면 일종의 학생회 성격을 띤다. 하지만 청운위가 단순히 시설 운영에 대해서만 의견을 모으는 일만 하지는 않는다.

청운위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시설의 프로그램에 대한 진단과 평가는 물론, 청소년의 의사와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게 되면서 월등한 자치능력 배양과 함께 또래들과 청소년문화, 사회의 청소년정책에 대한 토론 등을 통해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까지 얻고 있다.


아이들이 만든 100장의 마스크. 그 어떤 마스크보다 값지고 아름다운 선물이 아닐 수 없었다.
#마스크 기부 #반송2동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해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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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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