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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여성비하 비판 윤형권 "세종갑 무소속 출마"

민주당 해당 행위 징계에 "사실을 알렸는데 재갈 물려" 비판

등록 2020.03.23 13:32수정 2020.03.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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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권 전 시의원이 23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징계에 따라 무소속으로 세종 갑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심규상

   
4.15총선과 관련 민주당의 세종시 출마 후보 공천과정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자당 후보의 여성비하 발언을 비판하고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한 윤형권 예비후보에 대해 '해당 행위'라며 2년간 당원자격을 정지시켰다. 이에 윤 예비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세종시 선거구는 이번 21대 총선부터 지역구 국회의원이 2명으로 늘어난다. 지난 국회 본회의에서 갑(남쪽), 을(북쪽) 2개 선거구로 나누기로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세종은 뚜렷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이 때문에 여러 후보가 출사표를 내고 일찌감치 경쟁을 벌여왔다. 민주당 소속 세종시의원인 윤 예비후보도 지난 1월 초 의원직을 사퇴하고 4.15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세종 갑구에 전략공천된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왼쪽)과 세종 을구 3인 경선에서 승리한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 중앙선관위

 
그런데 민주당은 지난 11일 전문 금융인으로 영입한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57)을 뒤늦게 정부세종청사가 속한 세종시 갑구에 전략공천했다. 당내에서조차 세종 갑구는 뚜렷한 민주당 강세지역인데 왜 전략공천을 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반적으로 전략공천은 상대 당 후보가 셀 때 경선 없이 경쟁력 있는 사람을 내보내는 식이다.

결국 갑구에서 선거를 준비해오던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을 구로 선거구를 갈아타야 했다. 민주당은 세종을 선거구에 대해서는 강준현(54), 이강진(58), 이영선(48) 3인 경선지역으로 정했다. 경선 대상을 뽑기 위한 1차 여론조사(60%)와 서류심사(40%)는 생략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나머지 후보들에게는 왜 경선 대상에서 탈락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경선 대상을 선정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곳곳에서 당이 왜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를 지키지 않느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세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 17~19일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강준현 후보가 승리했다. 강 후보는 세종시 정무부시장과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등을 지냈다.

지난 18일, 윤 예비후보는 갑구에 전략 공천된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의 상습적인 여성비하와 막말 전력을 열거하며 중앙당에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홍 후보가 사장 시절 "저질 막말에 여성 비하를 일상적으로 해온 것으로 보인다"라며 "공천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세종시당도 홍 후보의 사퇴와 홍 후보를 전략적으로 공천한 이해찬 당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다음 날 "과거 발언들이 경솔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모든 일에 신중하겠다"고 사과했다. 홍 후보 스스로 부적절한 과거 발언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에서 윤 예비후보에게 '음해'와 '해당 행위'를 했다며 당원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내렸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예비후보이자 자당의 전직 시의원의 당원 자격을 박탈한 이례적인 조치다. 민주당이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비상 징계 처분'이라고 한 것을 보면 홍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을 문제 삼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2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7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문자 한 통으로 중징계를 통보했다"며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있는 사실을 여러분께 알렸다는 이유로 제 입에 재갈을 물렸다"며 "무소속으로 세종시 갑구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민주당 깃발만 달면 '세종시민들이 알아서 찍겠지'라는 오만함과 자만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오만한 권력을 세종시민과 함께 심판하고 되찾은 권력을 세종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민주당을 잠시 떠나겠다"는 말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민주당으로 복당했던 이해찬 의원처럼 당선 후 복당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 2016년 3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민주당에서 전략공천 후보를 내보내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윤 후보는 다른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 이해찬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중앙당으로부터 제명 징계를 받았었다.

한편 통합당은 세종 갑구에 깁중로 후보를 , 을구에 김병준 후보를 각각 전략공천했다.
#민주당 #이해찬 #윤형권 #홍성국 #세종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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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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