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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 현식이 형, 태관이 떠나고..." 이들이 뭉친 이유

[현장] '봄여름가을겨울 리유니언(Re:union) 빛과 소금' 기자간담회

19.12.27 18:01최종업데이트19.12.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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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의 초창기 멤버들이 20년 만에 뭉쳐 음반을 발매했다. 앨범명은 <봄여름가을겨울 리유니언(Re:union) 빛과 소금>이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라이브하우스에서 이들의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김종진, 장기호, 박성식이 참석했다.

"우린 실제 동창들... 전태관 위해 뭉쳤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가운데)과 빛과 소금의 장기호(오른쪽), 박성식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더노라 스테이지와이에서 열린 '봄여름가을겨울 Re:union 빛과 소금'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년 전부터 준비한 앨범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위대한 드러머 전태관이 세상을 떠난 후에 그를 기리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 '리유니언'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동창회'란 뜻이 있다." (김종진)

그의 말에 박성식은 "우린 실제로 용산 근처의 후암초등학교 동창들"이라며 "그래서 '리유니언'이란 앨범명이 더 의미있게 느껴진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종진의 소개대로 이번 앨범은 지난해 신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 전태관을 기념하는 작품이며, 그런 만큼 기일인 27일 발매됐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원래 김현식, 김종진, 전태관, 유재하, 장기호, 박성식이 만든 밴드다. 그러다가 이후 김종진과 전태관의 2인조 밴드로 재편됐다. 장기호와 박성식은 이후 밴드 '빛과 소금'을 결성해 활동했다. 이런 역사를 가진 이들이 다시 '봄여름가을겨울'로서 20여 년만에 다시 뭉친 것이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티격태격 했는데 지금은 서로 이해하는 차원으로 관계가 바뀌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장기호)

앨범엔 총 5곡이 실렸다. 김종진이 만든 '동창회', 장기호가 만든 '난 언제나 널', 박성식이 만든 '행복해야 해요' 등 세 곡과 '보고 싶은 친구', '오래된 친구' 리메이크 두 곡까지 담겼다.

김종진은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과 같은 느낌의 앨범"이라며 "오늘 오전에 전태관에게 다녀오는 길에 앨범이 공개됐다. 계속 듣게 되더라. 연주하기 좋은 음악보다 듣기 좋은 음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봄여름가을겨울(김종진-전태관)은 할 수 없는 달콤함을 빛과 소금이 발라주니 꿀이 흐르는 느낌이었다"며 "내가 쓴 '동창회'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정반대에 있는, 죽음에 관한 곡이다. 새로운 만남보다 헤어짐이 더 많은 나이가 되다 보니 죽음을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늘은 천재를 빨리 데려 가나봐"
 

봄여름가을겨울 리유니언(Re:union) 빛과 소금 기자간담회 ⓒ 손화신

 
"앨범을 준비하면서 딱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 전태관이 이 자리에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객원 드러머가 연주를 해줬지만 작업 내내 마음 한 편에서는 서운하고 보고 싶고 그리웠다." (박성식)

이들은 봄여름가을겨울과 빛과 소금의 히트곡 중 '보고 싶은 친구'와 '오래된 친구'를 선택해 리메이크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장기호는 "태관이와 현식이형, 재하에게도 우리가 아직 너희를 생각하고 있고, 이렇게 음악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두 곡을 리메이크했다"고 말했다. 

"재하가 떠나고, 현식이 형이 떠나고, 태관이가 떠났을 때 하늘은 천재를 정말 좋아한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남았다는 생각을 하고는 자존감이 떨어졌다. 그런데 이렇게 형들을 다시 만나고 나서 엄청난 대가들이 남아있는 걸 보고 자존감을 되찾았다. (형들이랑) 현식이 형과 태관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천재들이라는 얘기를 했다.

(옛날에) 현식이 형은 우리를 불러놓고 마구잡이로 기타를 막 치면서 '음악은 수학이 아니다. 형처럼 해'라고 말하곤 했는데, 현식이 형이 떠나고 15년쯤 지나고 난 뒤에서야 형이 했던 말이 이해가 갔다. 시간이 더 지나면서 음악은 그렇게 하는 거라는 걸 깨달았다." (김종진) 
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 김종진 빛과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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