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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 전승' 벤투호, 일본 빌드업 무력화시킨 전방압박

[E-1 챔피언십] '황인범 결승골' 한국, 라이벌 일본에 1-0승… 대회 3연패

19.12.19 05:31최종업데이트19.12.1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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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인범 벤투의 황태자 황인범이 일본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견인했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숙적 일본을 제압하고, 2015년과 2017년 대회에 이어 2019 E-1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의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홍콩(2-0승), 중국(1-0승)에 이어 3전 전승으로 E-1 챔피언십 3연패를 달성했다.

일본 빌드업 무력화 시킨 전방 압박

이날 벤투 감독은 중국과의 2차전과 비교해 3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꿨다. 윤일록, 이영재, 조현우는 벤치를 지켰다. 

포메이션은 중국전과 동일한 4-1-4-1이었다. 이정협이 원톱, 2선은 나상호-황인범-손준호-김인성이 받쳤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주세종이 포진했다. 포백은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태환,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일본은 스즈키 마사시, 우에다 아야세가 최전방으로 나섰고, 중원은 엔도 케이타, 이데구치 요스케, 모리시마 츠카사, 다나카 아오로 구성됐다. 수비진은 하타나카 신노스키, 미우라 겐타, 사사키 쇼, 하시오카 다이키, 골키퍼 장갑은 나카무라 코스케가 꼈다.

한국과 일본 모두빌드업을 중시하는 팀답게 골키퍼부터 세밀한 패스를 통해 경기를 운영했다. 한국은 수비를 하프 라인까지 올린 뒤 전방에 많은 숫자를 배치해 압박을 가했다. 일본의 후방 빌드업을 억제시키는 한국의 전략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일본은 경기 내내 패스 미스를 남발하며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다. 

한국은 앞선 두 경기에서 3골을 기록한 세트피스의 강점을 발휘했다. 전반 8분 주세종이 올려준 코너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돌려놨지만 골대 상단을 강타했다.

일본은 전반전에 시도한 유일한 슈팅을 14분에 기록했다. 스즈키가 김태환을 제친 뒤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골문 오른편으로 벗어났다.

한국은 빌드업 싸움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하프 라인을 넘지 못하던 일본에 비해 한국은 김승규 골키퍼부터 김민재, 김영권과 수비형 미드필더 주세종의 발을 거쳤다. 주세종은 좌우 오픈된 공간으로 사이드 체인지를 통해 패스를 배달했다. 그리고 일본 진영에서 공을 가로챈 뒤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다.

한국은 전반 24분 두 번째 골대를 맞추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에도 세트피스였는데 주세종이 올려준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과 경합하던 일본 수비수의 어깨에 맞은 뒤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왔다. 

전반 25분에는 주세종이 일본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한국은 전반 27분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해결사는 벤투의 황태자 황인범이었다. 김진수가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며 황인범에게 패스했고, 황인범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호쾌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리드 이후 2선 윙어 나상호와 김인성이 위치를 바꿔 플레이했다. 공격 방향은 대부분 오른쪽에서 이뤄졌다. 김태환의 오버래핑이 살아났다.
 

▲ 한국vs일본 한국이 일본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E-1 챔피언십 3연패를 달성했다. ⓒ 대한축구협회

 
존재감 보여준 김민재, 일본 파상공세 완벽 봉쇄

한국은 공수에서 완전히 일본을 압도했다. 센터백 김민재-김영권 라인은 견고함을 넘어 완벽에 가까웠다. 일본 공격수 스즈키, 우에다를 꽁꽁 묶었다.

전반 32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영권의 정확한 태클을 선보이며 일본에게 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은 1-0으로 한국이 앞선 채 종료됐다. 슈팅수에서 5대1, 볼 점유율 58%대42%로 크게 앞섰다.

후반 들어 나상호는 다시 본 위치인 왼쪽, 김인성은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일본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적으로 나왔고 그러면서 뒷 공간이 열리기 시작했다. 한국은 후반 1분 만에 맞이한 역습 상황에서 수비 측면 뒷공간을 파고든 김진수가 컷백 크로스를 넣었지만 나상호의 슈팅이 정확하지 않았다. 

이후 다소 난타전 성격이 짙은 흐름을 보였다. 일본의 볼 점유율이 차츰 증가했지만, 그럼에도 한국은 김민재가 수비에서 확연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민재는 중요한 길목에서 크로스와 드리블을 모두 차단했고, 제공권에서도 압도적이었다.

한국 공격의 세밀함이 전반보다 다소 떨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체력 저하 탓에 압박의 강도 또한 감소했다.

후반 21분 오른쪽 주세종의 프리킥에 이은 김진수의 헤더슛은 골문 왼쪽으로 크게 벗어났다. 벤투 감독은 후반 28분에서야 첫 번째 교체 카드를 썼다. 김인성을 불러들이고, 문선민을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32분 승부의 쐐기를 박을 기회를 날려버렸다. 황인범의 패스로 이정협이 골키퍼와 맞섰지만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골문 오른쪽을 빗나갔다. 1분 뒤에는 김진수의 중거리 슈팅이 골 포스트 오른편 바깥으로 향했다. 

일본의 후반 첫 슈팅은 39분에 나왔다. 이어 43분 모리시마가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으나 높게 떠올랐다. 일본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김민재가 발군의 수비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후반 45분 원톱 이정협 대신 센터백 권경원을 투입하며 스리백으로 전환을 꾀했다. 남은 시간을 지키는데 집중하려는 의도였다. 한국은 일본 진영에서 시간을 소진하며 결국 한 골차 승리를 거뒀다.

내용과 결과 잡은 일본전, 6경기 만에 필드골 징크스 깨다

이번 E-1 챔피언십은 벤투 감독에게 부담이 많은 대회였다. FIFA가 공인하는 A매치 기간이 아닌 탓에 유럽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등을 차출하지 못했다. 심지어 중국, 일본은 2진급을 출전시켰다. 더구나 한국 홈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후폭풍이 예상됐다. 그래서 부담이 컸다.

또, 내용까지 잡아야 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답답한 경기 내용으로 인해 벤투호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E-1 챔피언십에서는 '선수 실험'이라는 과제도 벤투 감독에게 주어졌다. 벤투 감독은 기존의 황인범, 나상호, 김민재, 김영권 등 주전급을 신임하면서도 이영재, 문선민, 김인성, 이정협, 손준호, 김태환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실험을 강행했다.

첫 경기 약체 홍콩전에서는 세트 피스 2골을 제외하면 필드골이 없었고, 경기력 역시 형편없었다. 하지만 이후 점차 경기력이 올라갔다. 중국전에서는 빠른 공수 전환, 역동성이 살아나면서 승리를 챙겼다. 이 경기에서도 필드골은 없었다.

마지막 일본전은 앞선 두 경기보다 훨씬 경기 내용이 향상됐다. 벤투 감독의 철학과 같은 일본의 빌드업 축구를 상대로 경기를 지배했다. 강도 높은 전방 압박, 많은 활동량, 빠른 사이드 전환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지난 9월 스리랑카전 8-0 승리 이후 북한, 레바논, 브라질, 홍콩, 중국전까지 5경기 연속 필드골을 넣지 못한 바 있다. 일본전에서는 황인범이 이러한 갈증을 해소했다. 6경기 만에 필드골이었고, 대회 3연패로 마침표를 찍었다.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3차전 (2019.12.18)
장소 : 부산아시아드 경기장
한국 1 – 28'황인범 (도움 김진수)
일본 0

선수명단
한국 4-1-4-1 : 김승규/ 김태환, 김민재, 김영권, 김진수/ 주세종/ 김인성 (73'문선민), 손준호, 황인범, 나상호/ 이정협 (90'권경원)

2019 E-1 챔피언십 최종 순위
1위 한국 3승 (승점 9)
2위 일본 2승 1패 (승점 6)
3위 중국 1승 2패 (승점 3)
4위 홍콩 3패 (승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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