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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대 지하 예배당, 바로 그 지하가 불법

기사 한편으로 정리하는 사랑의교회 도로점용 허가처분 무효확인소송

등록 2019.10.21 11:19수정 2019.10.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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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사랑의교회 예배당은 2015년 12월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교회'(The largest underground church)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 뉴스M



[뉴스 M=강태우 기자] 2019년 10월 17일, 오전 11시가 다가오자 서울 서초동 대법원 2호 법정에는 많은 기자들과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서초구 주민들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사랑의교회에 대한 도로점용 허가처분의 무효확인(취소) 등을 구하는 주민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이다. 11시에 시작된 선고에서 이날 유난히 파기환송들이 많아 결과를 기다리는 원고 측 방청객들을 긴장시켰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황일근 전 서초구 의원 등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 허가처분 무효확인 소송의 재상고심에서 "서초구의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취소한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로써 2011년 시작하여 8년의 걸친 서초 주민들과 피고 서초구청과 보조참가인 사랑의교회 간에 법정 공방이 마침표를 찍었다.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소송 과정과 내용도 복잡하다.

2003년 고 옥한흠 목사의 후임으로 남가주 사랑의교회 담임이던 오정현 목사가 왔다.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 담임이 된 뒤로 끊임없이 외적인 교회 성장을 추구하였다.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 강남예배당이 협소하고 주일학교 공간의 부족과 위험성을 이유로 새로운 예배당의 건축에 관심을 두고 추진하였다.

그러던 2009년 9월에 건축위원회를 구성하고 서초역 인근에 2,100억 원을 들여 새 예배당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대형교회였지만 한국의 건강한 교회로 칭찬을 받던 사랑의교회의 천문학적 액수의 교회 건축 발표는 당시에 한국교회와 사회에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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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건축 관련 공공도로 점유 소송 과정 ⓒ 뉴스M


사랑의교회는 2009년 6월 예배당 건축을 위해 대림산업으로부터 대법원 앞 서초역 인접 땅을 1,175억 원에 구매했다. 그런데 당초 6000여 석 규모의 예배당을 만들려고 했던 계획과 달리, 실제 땅에는 4500석 정도밖에 만들 수 없다는 설계도가 나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랑의교회는 서초구청에 사들인 땅 옆에 있는 공공도로의 지하 점용을 추진하게 된다. 한국에서 전례가 없는 교회의 공공도로 지하 점용 신청에 관계 기관들도 꺼리며 난색을 보였다. 서초구청 치수과는 하수처리를 위해 꼭 필요한 땅이라고 판단했고, KT와 서울도시가스도 필요한 장치들이 묻혀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현 자유한국당, 서초을 국회의원)은 2010년 4월 건축 중이던 사랑의교회의 건물 중 일부를 어린이집으로 기부채납 받고 매년 점용료를 징수하는 조건으로 서초동 도로 지하 1077㎡(326평)에 대한 건축 허가와 도로점용 허가를 내줬다.

또 박 전 구청장은 2011년 사랑의교회 건축 특혜 논란을 다룬 MBC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경로로 여러 군데에서 요청이 있었다, 전 청와대 인사도 있었다"라며 외압을 시사했다. 당시 사랑의교회 성도였던 이혜훈 국회의원(바른미래당, 서울 서초갑)은 2010년 6월에 사랑의교회 서초예배당 기공식에서 "날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노력했다"라며 자신의 공을 언급했다.

서초구 주민 294명은 2011년 말, 서울시에 도로점용 허가처분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감사 청구를 하였다. 서울시는 2012년 6월 1일 "교회 시설은 사회 기반 시설과 같이 모든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공익성 시설이 아님은 물론, 모든 사람이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용 시설이 아닌데도 도로점용을 허가한 처분은 위법·부당하다"라고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구청의 허가가 위법하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초구청은 2012년 7월 31일 주민 감사 시정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시 감사 결과 발표 후 두 달이 지난 2012년 8월, 오정현 목사는 "서울시가 뭐라 하든 누가 뭐라 하든 간에, 우리는 늘 얘기하듯이 세상 사회법 위에 도덕법 있고 도덕법 위에 영적 제사법이 있다고. 100~200명이 그렇게 난리를 치고 행정소송한다는 것이, 서초구에만 우리 등록 교인이 2만 수천 명인데. 영적 공공재라는 게 있어요. 다시 한번 말하자면, 출사표를 던졌고 배수진을 쳤다고요"라고 말해 논란이 되었다.

이에 다시 서초 주민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사랑의교회에 대한 도로점용허가처분의 무효확인(취소) 등을 구하는 주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13년 7월에 서울행정법원은 "이 사건 도로점용 허가처분은 주민소송법 제17조 제1항의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각하했고 같은 이유로 서울고등법원도 2014년 4월 항소를 기각했다.

사랑의교회와 서초구청의 바람대로 1, 2심은 "이 사건은 주민 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라며 주민 소송단의 청구를 각하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이렇게 서초구청과 사랑의교회의 승소로 교회 건축과 관련된 치열한 소송이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2016년 5월 대법원 판결에서 1, 2심이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이 사건이 주민 소송 대상이 맞고 처음부터 다시 심사하라"라고 판결하며 사건을 1심인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문에서 "위 점용 허가의 목적은 특정 종교 단체인 사랑의교회가 그 부분을 지하에 건설되는 종교 시설 부지로서 배타적 점유·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는 것으로서, 그 허가의 목적이나 점용의 용도가 공익적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라고 했다.

이렇게 법정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교회 건축은 진행되었다. 그리고 2015년 12월 공공도로 지하를 편법으로 점유하고 지은 사랑의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교회'(The largest underground church)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기네스북의 공식 홈페이지는 2015년 12월 8일 측정한 결과, 사랑의교회 지하 공간의 면적이 8,418m²이고, 본당을 비롯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7개의 공간에 수용 가능 좌석 9380석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예배당이라고 발표했다.

다시 진행된 파기환송 1심은 도로점용 허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뒤이어 서울고등법원은 2018년 1월 11일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며 판결문에서 "참가인(사랑의교회)은 이 교회를 건축하면서 도로 지하 부분을 이용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도로 지하 점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참가인이 도로점용 허가를 추진한 데에는 '대형 교회를 지향하여 거대한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의도'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로 볼 여지도 있다"라며 교회의 불순한 의도를 지적했다.

그러나 사랑의교회는 대법원의 판결이 남은 상황에서 2019년 6월 1일 수많은 국내외 유명 인사들을 초청하여 크고 화려한 교회 헌당식을 하며 다시 한번 세간의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 공공도로 지하 불법 점용 재판에 피고인이었지만 헌당식에 참석하여 "이제 서초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허가를 계속해드리는 겁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발언하여 구설수에 올랐다.

2011년 처음 서초 주민들이 주민 감사 청구를 한 후 8년이 지나서야, 2018년 고등법원 판결 후 20개월이 지난 2019년 10월 17일 대법원은 서초 주민들의 손을 들며 공공도로 점유가 불법임을 판결했다. 대법원은 사건의 사회적 중요성을 반영하듯 8장에 걸쳐 자세하게 판결의 과정과 사안과 결과까지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대법원은 서울특별시 서초구청장(피고)이 사랑의 교회(참가인)에게 참나리길 지하 공간에 대한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한 것과 관련하여 서초구 주민인 원고들이 위 처분의 무효 확인(취소) 등을 구하는 주민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피고 및 참가인의 상고를 기각하여, '이 사건 도로점용 허가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그 취소를 명한 원심판결을 확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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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사랑의교회 예배당은 원고측 소송을 담당한 신아법무법인의 김형남 변호사(좌), 소송의 원고로서 8년의 힘든 싸움을 이끌어 왔던 황일근(전 서초구 의회의원)(우) ⓒ 뉴스M


 그동안 소송의 원고로서 8년의 힘든 싸움을 이끌어 왔던 황일근 의원(전 서초구 의회의원)은 대법원 판결 후 소감을 묻자 "기독교인으로서 재판 과정에서 매우 힘들었다. 대법원 판결에서 뒤집힐 수 있다는 생각에 어젯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 재판 결과에 대하여 반신반의 했다. 지금 너무 기쁘고 눈물이 난다. 그동안 함께 해준 모든 서초구 주민들과 모든 시민단체에게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사랑의교회가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원상복구를 하지 않을 경우, 향후 대책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황 의원은 "서초구청과 사랑의교회가 판결 결과에 어떻게 시정 조치를 하는지 보겠다. 특히 사랑의교회는 1, 2심 재판 과정에서 도로점용이 위법이란 판결이 나면 원상복구를 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약속했다. 반드시 약속한 대로 원상복구를 하기 바란다. 구청장이 이행강제금만 부과하면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하며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원고 측 소송을 담당한 신아법무법인의 김형남 변호사는 오늘 판결의 결과에 대한 이후 절차에 대하여 "이제 판결문이 송달되는 순간 도로점용허가가 취소된다. 효력이 발생한다. 그럼 바로 서초구청은 원상복구를 하라고 시정명령을 해야 한다. 왜냐면 건축할 대지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 되면 서초구청이 취할 수단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서초구청이 대집행(강제철거)을 하는 것이다. 대집행 비용은 의무자가 해야 한다. 그러므로 서초구청이 하고 사랑의교회에 요구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법이 있다. 건축 표준시가의 1/2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법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집행이 현실적으로 불가하므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거란 소문이 있다. 이 질문에 관해 김 변호사는 "사랑의교회가 재판 과정에 원상복구 방법과 비용을 법원에 제시했다. 자신들이 제안했으니 그렇게 하면 될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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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는 2019년 10월 17일 대법원에서 도로점용 허가처분의 무효확인(취소) 사건에 대한 판결 후 바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 뉴스M


 항간에 이행강제금이 40억~50억이란 소문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김 변호사는 "알고 있다. 그런데 이전에 계산해 보니 실제로 소문만큼 큰 액수는 아니었다. 10억~20억 가량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행강제금은 1년에 두번까지 부과할 수 있고 해마다 부과한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사랑의교회는 원상복구를 전제로 설계했다고 했으므로 대집행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원상복구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대법원의 판결 후 "사랑의교회 예배당 원상복구 해야 한다"라는 헤드라인의 뉴스들이 경쟁하듯 쏟아졌다. 현재 도로 밑 지하공간은 본당 강대상, 영상예배실, 방재실, 강사 대기실, 화장실, 계단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정말 재판 과정에서 교회가 약속한 대로 지하 예배당의 위법적인 공공도로 점유 부분을 391억 원을 들여 원상복구를 이행할지는 의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사랑의교회는 대법원 판결을 예상한 듯 바로 성명서를 통해서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되 아울러 도로 관련 법령의 흐름과 세계도시 도로 지하 활용의 추세 등을 반영하고 소송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 사항들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행정적 대안을 마련하여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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