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체크스윙] '믿을맨 변신' 윤명준, 두산의 가을 지킬까?

[KBO리그] 올시즌 복귀 후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는 두산 윤명준

19.09.14 13:41최종업데이트19.09.14 13:41
원고료로 응원
시계를 보름 전으로 돌린 지난 8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는 원정팀 두산의 3-1 승리로 끝났다. 이날 경기의 최대 승부처는 9회 말, 2점차로 뒤지고 있던 KT의 마지막 공격이었다. 

9회 말 두산 좌완불펜 권혁이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에 올라온 마무리 이형범은 2아웃까지 잡은 상태에서 조용호와 황재균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만루에서 이형범이 8번 타자 장성우에게까지 연속으로 볼 두 개를 던지자 두산 벤치는 윤명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시즌 복귀 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두산 윤명중 ⓒ 두산 베어스

 
이후 윤명준은 3-2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유격수 김재호의 호수비에 힘입어 장성우를 내야 땅볼로 아웃시키며 두산의 승리를 지켜냈다. 9회 말 2사 만루, 풀카운트 상황에서 한가운데로 143km/h의 속구를 꽂아 넣은 윤명준의 배짱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믿었던 마무리 이형범이 제구 난조를 보이자 볼 카운트 중 과감하게 교체를 결정한 벤치의 판단도 맞아떨어졌고, 그 상황에서 꺼낸 카드인 윤명준도 완벽하게 벤치의 믿음에 부응하는 투구를 해냈다.

이형범이 교체될 때만 해도 기존 마무리였던 함덕주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 이들도 있었지만 전날 8회에 등판해 두 타자를 상대로 사구와 4구를 허용하는 등 제구에 문제를 보인 함덕주 대신 벤치는 윤명준에게 믿음을 보냈다.

이번 경기 최고의 승부처였던 9회말 2사 만루에서 윤명준은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팀 승리를 지키며 마무리 대안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이날 기록한 세이브는 윤명준의 올 시즌 첫 세이브이기도 했다.
 
실제로 윤명준은 8월 23일 삼성전 이후 연속 5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하며 승-홀드-홀드-세이브-승을 챙겼다. 두산이 선두 SK를 추격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점이었기에 그의 투구는 더욱 빛났다.

두산은 8월 중순을 전후로 불펜진에서 김승회와 박치국이 동시에 이탈했었다. 김승회는 지난 15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박치국은 8월에 급격한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서 2군에 다녀왔다. 필승조가 흔들린 상황에서 윤명준의 안정감 있는 활약은 가뭄에 단비 같을 수밖에 없다.

▲두산 윤명준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두산 윤명준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윤명준은 올시즌 두산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62경기)에 나서고 있다. 두산 불펜의 마당쇠 역할을 하며 뛰어난 평균자책점(2.52)도 유지 중이다. 가장 인상적인 기록은 병살타 유도이다. 강점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18%(50번의 상황 중 9번 병살)의 병살 유도를 기록하며 두산의 1군 전체 투수 중 가장 효율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선행 주자를 이어받고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 필승조에게 병살 유도 능력은 매우 큰 장점이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빼어닌 병살 유도 능력을 갖추고, 철벽 불펜으로 활약 중인 KIA 사이드암 박준표(21.9%)와 비교해도 윤명준은 손색이 없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141km/h로 평범한 편이지만 무려 6개의 구종을 구사하며 뛰어난 완급조절 능력을 보이는 것이 윤명준의 강점이다. 다양한 변화구 중 커브를 주무기로 던지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일가견이 있고, 최근에는 슬라이더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모습이다.
 

두산 불펜의 키맨 윤명준 ⓒ 두산 베어스

 
상무 복무 전인 2014~16년, 3시즌 연속 많은 경기에 등판했던 후유증 때문인지 윤명준은 상무에서 2년 동안은 어깨 통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전역한 후 첫 시즌인 올해부터는 마무리캠프를 거치면서 과거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시즌 초반은 주로 여유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앞선 30일 경기에서 올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리기도 하며 두산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한 모습으로 두산 불펜의 마당쇠 역할을 해낸 윤명준. 시즌 막판 그가 불펜진의 불안함을 지우고 두산의 2위 수성과 1위 탈환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발야구 살아난 두산, '1위 다툼' 재점화?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승호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두산베어스 윤명준 이형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