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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에 막 내리는, tvN '호구들의 감빵생활' '뭐든지 프렌즈'

게임 버라이어티의 안착 실패... tvN, 음악·여행·교양 예능 론칭 예정

19.09.01 14:23최종업데이트19.09.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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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 호구들의 감빵생활 > , < 뭐든지 프렌즈 >가 9월 종영을 맞이했다. ⓒ CJ ENM

 
tvN이 지난 3월과 7월 야심 차게 내밀었던 예능 프로그램 <호구들의 감빵생활>과 <뭐든지 프렌즈>(이하 호빵, 프렌즈)가 9월 첫째주 나란히 종영한다. 야심 차게 출범했지만, 낮은 시청률과 저조한 화제 몰이에 직면하면서 각각 6개월과 2개월을 채 넘기지 못한 채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기존 관찰 예능 위주에서 탈피한 두 프로그램의 내용에는 마피아 게임(호빵), 직접 출연진의 사비로 제품 가격 결제(프렌즈) 등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 잡아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세밀한 게임 구성 부족... < 호구들의 감빵생활 >
 

tvN < 호구들의 감빵생활 >의 한 장면 ⓒ CJ ENM

 
지난 3월 17일 첫 방영된 <호빵>은 오랜 세월 학생들을 중심으로 널리 사랑받는 '마피아 게임'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이었다. 토요일 저녁 3%대 후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도레미마켓>과 묶어 동반 상승 효과를 기대했지만, 1/3 수준인 1%에 머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호빵>의 멤버는 이수근-정형돈-김종민 등 기존 예능인, 이상엽-한보름 등 배우, JB(갓세븐)-승관(세븐틴)-예나(아이즈원) 등 아이돌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가상의 교도소 속에서 팀별 대항전을 진행한다. 다양한 게임을 치르면서 각 팀 속에 숨어있는 마피아를 찾아내 상금을 획득하는 방식을 2주 단위 방송으로 묶어낸다.

상당수 멤버에게 확실한 캐릭터를 마련해줬고, 멤버들 간 기대 이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등 10대 어린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흥미를 불어넣긴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힘이 부족했다. 매회 단어 맞추기, 노래 제목 맞추기 등 여러 게임을 진행했지만, 유기적으로 합을 이뤄 움직이기보다 제각각 겉돌기 일쑤였다.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이렇다 보니 마피아를 찾기 위한 출연진들의 '그림 그리기' 및 투표에 비해 개별 코너들은 큰 재미를 만들지 못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일부 규칙을 변경하는 등 보완에 나서긴 했지만, 세밀한 게임 구성 및 보완을 지적하는 시청자들의 기대치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8회 만에 간판 내리는 <뭐든지 프렌즈> 
 

tvN < 뭐든지 프렌즈 >의 한 장면 ⓒ CJ ENM

 
그나마 6개월가량 이어진 <호빵>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코미디 빅리그> 핵심 멤버를 총동원해 출발했던 <뭐든지 프렌즈>는 불과 8회 만에 간판을 내리게 되었다. 시즌1 종영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1%에도 미치지 못한 시청률을 감안하면 시즌 2로의 귀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프렌즈>의 진행 방식은 제법 독한 편이었다. '대환장 사비 탕진 버라이어티'라는 부제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집들이 선물 Top 3' 식의 주제를 놓고 3위안에 들어가는 제품을 맞추면 해당 상품을 그냥 가져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품값을 출연진 본인의 카드로 계산해야 했다.

이렇다 보니 출연진이 출연료 못잖은 거액을 결제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매회 연출된다. 이와 함께 실제 시중에서 판매되는 음식 vs 제작진이 만들어낸 가짜 요리를 찾아내는 코너 역시 사비 지출이 이어지는 건 마찬가지였다.

출연진이 금전적인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선 웃으면 출연료가 차감되는 XtvN <플레이어>와 유사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두 프로그램의 운명은 현재 180도 엇갈렸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라디오스타> <한끼줍쇼> 등 기존 수요일 밤 터줏대감급 예능의 벽은 <프렌즈>로선 넘기 어려운 산 같은 존재. 또, 아무리 돈 잘 버는 연예인들이라고 해도, 고가의 제품 결제가 빈번히 이뤄지다보니 시청자 입장에선 이에 대한 거부감을 느낄 만도 했다.  

결국 지난 6회 방영분부터는 마트 대신 신입사원 컨셉으로 변모하면서 노래 맞추기 등 일반적인 게임 형식을 도입했지만 제법 이른 종영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쉽지 않은 게임 버라이어티 예능의 정착
 

tvN < 호구들의 감빵생활 >의 한 장면 ⓒ CJ ENM

 
범람하는 관찰 예능에 싫증을 느낀 시청자들에게 <호빵> <프렌즈>는 나름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세를 형성할 정도의 인기 도달에는 실패했다. 

같은 채널의 <도레미마켓>이 '노래 가사 맞추기'라는 일반적인 게임 하나만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음을 감안하면, 복잡한 구성 대신 단순함이 때론 프로그램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무작정 여러 가지 게임 및 코너를 나열만 한다고 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쉽지 않다는 것을 두 프로그램이 몸소 증명해줬다.   

tvN은 9월부터 10월까지, <수요일은 음악프로> <시베리아 선발대> <책 읽어드립니다> 등 음악부터 여행, 교양 중심 예능 론칭을 확정했다. 결과적으로 tvN이 야심 차게 내밀었던 게임 버라이어티 예능은 <호빵> <프렌즈>의 종영과 더불어 한발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게재됩니다.
TVN 호구들의감빵생활 뭐든지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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