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스포츠계 성폭력, 학생선수 7만여 명 첫 전수조사

인권위, 7월 1일부터 초·중·고·대학생 선수 인권 실태 조사... "10~11월쯤 결과 발표"

등록 2019.06.28 11:59수정 2019.06.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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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출범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자문위원들이 2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출범식에 참석해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내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하는 폭행·성폭력 등의 침해에 대한 조사와 피해 구제를 통한 국가 차원의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해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출범했다. ⓒ 유성호

 
최근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이 선수 간 성희롱으로 진천선수촌에서 전원 퇴촌 되는 등 스포츠계 성폭력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권위가 오는 7월 1일부터 전국 초·중·고·대학 운동선수 7만여 명을 대상으로 인권 실태 전수 조사에 나선다. 그동안 표본 조사는 몇 차례 진행된 적이 있지만 학생 운동 선수 전체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 선수 7만여 명 대상, 성폭력 등 인권실태 첫 전수조사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하 특조단)은 28일 폭력·성폭력 실태와 학습권 보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학생선수 인권 특별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특조단은 "국가대표 스케이트 선수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스포츠 인권 상황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면서 "이번 조사는 학생선수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특조단은 전국 초중고 학생선수 6만3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 실태조사'와 107개 대학 8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학교 학생선수 인권 특별조사'로 나눠 진행한다.

초중고 학생선수 조사는 오는 7월 1일부터 7월 12일까지 2주간 각 학교 PC실에서 모여 온라인 설문 사이트에 접속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사 내용은 ▲학습권 보장 여부 ▲합숙 훈련 경험 ▲폭력·성폭력 경험 실태 등이며, 참여자가 최대한 조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작한 '스포츠인권 동영상'을 먼저 시청한 뒤 진행하게 했다.

이번 조사는 학교별로 조사 안내 교사를 지정하고 인권위와 교육부를 비롯한 시도 교육청에서 관리 감독 아래 진행되며, 담당 교사는 세부적인 조사매뉴얼을 준수하도록 했다. 특조단은 담당 코치나 지도자가 학생 선수 조사 과정에 개입할 수 없도록 조사 매뉴얼에 명시했다고 밝혔다.


대학생 조사는 오는 7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두 달간 모바일 기반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한다.

특조단은 설문조사와 더불어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와 함께 학생선수 대상 인권교육도 할 예정이다. 특조단은 이미 전직 유명 스포츠 선수와 지도자, 스포츠인권 전문가 30명으로 '스포츠인권강사단'을 구성해, 표준 강의안 개발과 강사 역량 강화 워크숍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학생 대상 인권교육도 병행... 실업팀 선수도 7월 말부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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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출범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2월 2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출범식에 참석해 자문위원들과 함께 현판을 공개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내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하는 폭행·성폭력 등의 침해에 대한 조사와 피해 구제를 통한 국가 차원의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해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출범했다. ⓒ 유성호

 
특조단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실업팀 등 성인 운동선수 5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인권실태조사도 7월 말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 운동선수의 경우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서 지난 2월 5대 프로스포츠 선수 8천여 명 대상으로 진행한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지만, 응답자가 927명에 그쳤다.

이수연 특조단 특별조사팀장은 "지난 2006년 초등학생, 2007년 중·고등학생, 2010년 대학생 선수 대상으로 인권 실태를 표본 조사한 적은 있지만 전수조사는 처음"이라면서 "대규모 조사인 데다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 대상 심층 인터뷰와 FGI(집단심층면접) 등 질적 조사도 7~9월까지 함께 진행해야 해 오는 10~11월쯤이 돼야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번 특별조사와 인권교육을 통해 학생 선수들이 스스로 인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 운동부 차원에서도 인권침해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선수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25일 출범한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인권위 조사관과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파견 공무원 10여 명으로 구성됐으며, 실태조사와 더불어 폭력·성폭력 상담‧신고 센터를 통해 피해 사례도 접수하고 있다.
 
#스포츠성폭력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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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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