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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 확장의 시작? '맨 인 블랙'이 선보인 남녀의 조화

[리뷰] 영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섬세함 부족했지만 만족스러운 시리즈

19.06.12 17:23최종업데이트19.06.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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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포스 ⓒ 롯데엔터테인먼트

 

1997년, 선글라스에 검은 양복, 검은 넥타이, 검은 구두로 치장한 지구에 정착한 외계인을 감시하고 방어하는 미연방 일급 기밀 조직 '맨 인 블랙(Men In Black)'의 등장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화끈한 액션,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콤비 플레이가 인상적인 <맨 인 블랙> 3탄까지 시리즈가 이어지며 그 열풍을 증명했다. 2012년 <맨 인 블랙3> 이후 이 시리즈는 변화를 모색하였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앞선 시리즈들처럼 로웰 커닝햄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스핀오프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존 시리즈와 차별된 매력을 선보인다. 첫 번째는 감독의 변화다. 독특한 상상력과 코믹함을 바탕으로 '맨 인 블랙' 시리즈를 이끌어 왔던 베리 소넨펠드 감독을 대신해 <네고시에이터> <이탈리안 잡>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같은 속도감과 스릴감을 지닌 작품들을 감독해 온 F. 게리 그레이가 메가폰을 쥐었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맨&맨'에서 '우먼&맨'으로 변화

스핀오프 작품답게 '맨 인 블랙'은 주인공 요원에 변화를 주었다. 기존 맨&맨 조합이 아닌 우먼&맨 조합은 기존의 팬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기 위한 요소다. 스핀오프가 지닌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세계관의 변형은 꽤나 흥미롭다. 어린 시절 외계인을 만난 경험으로 MIB에 입사하고 싶은 에이전트M이 MIB에 몰래 잠입하고 최고 요원 에이전트H와 협업을 펼치는 이야기는 익숙한 세계관에 새로운 인물들이 모험을 펼치면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일반인에게 공개된 적 없는 MIB 기지로에 잠입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최첨단 과학기술들. 이에 놀라움을 표하는 에이전트M의 모습은 시리즈의 연결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를 담아낸다. 외계인들과 에이전트H가 선보이는 유머 역시 쉴 틈 없는 재미를 주는 요소다. <토르>와 <에번져스> 시리즈를 통해 스크린에서 히어로의 섹시한 매력을 과시한 크리스 헴스워스는 <고스트버스터즈> <토르: 라그나로크>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통해 코믹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최고의 빌런 하이브를 물리친 전설적인 요원이지만 현재는 허술하고 부실한, 그러면서 입만 살은 에이전트H 캐릭터를 선보인다. 그와 호흡을 맞추는 외계인들의 입담 역시 활력을 더한다. 특히 조그마한 체스 병정 외계인 포니는 익살맞고 귀여운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하지만 플롯과 액션의 측면에서 보자면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작품은 에이전트H와 M이 임무 도중 습격을 받아 임무에 실패하고 임무 실패의 원인이 MIB 내부 스파이 때문이란 걸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중심 플롯이다. 이 플롯을 잘만 활용했다면 추리의 매력과 스릴감을 살리면서 코믹함까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구성된 플롯의 진행은 극적인 매력을 살리지 못하며 단조롭게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플롯의 전개가 단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를 피하기 위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 액션,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등 플롯이 단순한 약점을 지닌 작품들은 각 장르가 지닌 장점으로 이 약점을 가린다. 액션은 강렬한 액션으로, 스릴러는 숨 떨리는 스릴감으로, 로맨틱 코미디는 사랑하고 싶은 두 주인공의 매력으로 말이다. '맨 인 블랙' 시리즈는 SF와 코미디, 여기에 액션이 버무려 있다. 특히 액션이 주는 포인트는 눈요기를 제공하는 건 물론 절정 지점에서 관객들에게 쾌감을 준다.
 
헌데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액션에 있어 기대가 되었던 F. 게리 그레이 감독이 제몫을 전혀 해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준다. 에이전트H가 외계 플라잉을 타고 펼치는 모로코 길거리 추격신을 제외하면 인상적이 액션 장면을 뽑기가 어렵다. 그만큼 포인트를 잡아 나갈 장면이 드물고 이런 장면이 드물다 보니 구강 액션을 통한 코미디가 재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흥미를 줄 수 있는 중심 플롯을 설정하고 신선한 인물 배치를 통해 색다른 느낌을 주었으나 이를 실질적인 쾌감으로 이끌어 나갈 액션과 플롯 부분에서는 섬세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맨 인 블랙'이 지닌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를 선보이며 작품의 외연을 확장시켰다. 기본 설정을 바탕으로 개성 강한 외계인 캐릭터와 액션, 코미디의 절묘한 조합을 통해 언제든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할 수 있다. 다만 관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지점을 좀 더 세세하게 잡아내는, 특히 플롯과 액션에 있어 그런 섬세함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 키노라이츠, 루나글로벌스타, 씨네 리와인드에도 실립니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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