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어벤져스'가 금기어? 관객들, 오탈자에도 초긴장

[기획] 악성 관객 무차별 살포로 몸살... 신조어 'UBD'도 등장

19.04.28 15:29최종업데이트19.04.28 15:29
원고료로 응원
마블의 대작 <어벤져스:엔드게임>(아래 '어벤져스4')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전 예매 역대 신기록 달성을 비롯해서 개봉 첫날 아침부터 관객들이 몰리면서 이름에 걸맞는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스크린 속 우주전쟁에 못잖은 대혈투(?)가 영화관 밖에도 진행되고 있다. 바로 인터넷 게시판, SNS상의 '스포전쟁'이 그 주인공이다. 엄청난 인기에 못잖게 <어벤져스4>를 둘러싼 일부 네티즌들의 줄거리 유포가 성행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미관람 영화팬들 사이의 신경전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네이버 뉴스 댓글에 무차별 스포 살포
 

영화 < 어벤져스:엔드게임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대한민국 인터넷 뉴스 소비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네이버 뉴스면은 현재 스포 살포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공간이다. 영화 개봉 이전엔 낚시성 엔딩 공개로 사용자들을 현혹시킨데 이어 본격 상영 돌입 이후론 <어벤져스> 기사 하단 댓글에 일부 사용자들이 이야기의 결말 및 중요 내용을 올리면서 아직 극장을 찾지 않은 영화팬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심지어 일부 악성 회원들은 <어벤져스>와 무관한 다른 연예 혹은 스포츠 기사까지 스포 댓글을 달아 공분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렇다보니 어벤져스 관람을 하지 않은 영화팬들은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스포 공격'을 당하곤 한다.  문제는 이를 막을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것. 그나마 신고 버튼이 있긴 하지만 스포 유출에 대해선 적합한 신고 항목이 없기 때문에 그냥 '욕설', ' 부적절한 홍보 게시물' 중 하나를 선택해 클릭하는게 일반 사용자들이 할수 있는 조치의 전부다.  악성 댓글이 차후 삭제되는지, 혹은 해당 불량 회원이 사용 제한 조치를 받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일상 생활 중 예상치 못한 스포 노출로 피해를 입었다는 영화팬들도 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 먹고 있는데 옆자리 손님들끼리 "어벤져스가 어쩌구 저쩌구... " 등 핵심 줄거리를 큰 목소리로 대화하는 통에 낭패를 봤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밖에 카카오톡 등 메신저 대화 과정에서도 스포 노출이 심심찮게 이뤄져 대인 관계에도 자칫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각종 커뮤니티, 회원간 '키보드 배틀'로 몸살
 

영화 < 어벤져스:엔드게임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어벤져스4> 개봉 이후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비단 네이버 뉴스 댓글 뿐만이 아니다. 유튜브는 물론 영화와는 무관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나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 상에선 스포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 대결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제목에 최소한 '스포 있음' 정도로 표기하고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는 차라리 양호한 편이다. 본문 내용 혹은 게시물 속 댓글을 통해 공공연히 영화의 중요 내용이 노출되곤 하다보니 일부 회원들 사이엔 격렬한 말싸움으로 번지는 일까지 빈번히 발생한다.  

​이렇다보니 일부 인터넷 카페 및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선 운영자가 한시적으로 '어벤져스 관련 글 등록 금지', 혹은 '스포글 올릴시 징계 조치' 등의 비상 조치(?)를 단행했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리기도 한다.  회원 사이의 갈등은 자칫 커뮤니티 게시판의 분위기를 저해하고 자칫 사이트 운영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양각생 스포 피하기 비법(?) 난무  
 

인기개그맨 유민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어벤져스 스포로부터의 해방감을 드러내 공감을 자아냈다. ⓒ 유민상

 
"어벤져스 봤다.  봤다는 사실보다 스포에서 자유롭다는 사실이 더 행복하다"  

​<어벤져스4>의 개봉 첫날, 인기 개그맨 유민상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이런 글을 남겼다. 스포로 부터 해방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처럼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정상 곧장 극장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도 부지기수 아니던가. 자칫 스포 노출로 영화 감상의 재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에 일부 팬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포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스포;인피티니티워;엔드게임;앤드게임;인워;어벤저스;어벤;어벤져스;어번져스;아이언맨;아연맨;로다주;스타크;캡아;캔틴아메리카;로저스;블랙위도우;블위;위도우;헐크;브루스;브루스배너;앤트맨;개미;타노스;스타로드;네뷸라;가모라..."

몇몇 커뮤니티와 카페 회원들은 최대한 어벤져스 연관 게시글을 보지 않기 위해 이와 같은 마블 및 어벤져스 관련 단어를 오탈자, 약자까지 포함해 차단어로 설정해 놓았다는 웃픈 이야기도 전해진다. 아예 영화 관람 전까지 고정적으로 접속하던 사이트를 일부러 접속하지 않았다는 분들도 등장한다.

<어벤져스>이야기를 하다가 무의식적으로 영화 핵심 내용을 언급하는 실수는 그렇다손쳐도 단순히 자신의 재미만을 위해 상습적으로 공개된 공간에 스포글을 올리는 것은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일종의 과시 욕구에서 비롯된 이와 같은 행위는 영화팬의 자격을 박탈해도 될 만큼 몰지각한 행위라는 것을 악성 스포꾼들에게 경고하는 바이다.

[PS] 어벤져스를 둘러싼 TMI
​ 

역대 < 어벤져스 >1~3편 포스터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하나. 지난 26일엔 <어벤져스>를 둘러싼 구글의 깜짝 이스터에그(영화, 책, CD, DVD, 소프트웨어, 비디오 게임 등에 숨겨진 메시지 및 기능)가 화제를 모았다.  구글에서 '타노스'를 검색하면 타노스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면서 이름 옆에 건틀릿(갑옷용 장갑) 그림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건틀릿을 클릭하면 방금 검색한 내용의 절반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것이다.  그동안 구글은 각종 기념일 및 기타 이벤트를 맞아 예상치도 못한 내용의 이스터에그를 선보여 접속자들을 즐겁게 해준 바 있는데 이번엔 어벤져스를 대상을 삼았다.  구글 측의 이 같은 설정은 < 어벤져스 >가 현재 세계인들의 화제 중심에 화실한 자리 매김을 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예시인 셈이다.

둘. 최근엔 UBD라는 신조어 계량값이 등장해 네티즌 사이에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UBD는 the Unit of Box office Dealings, 혹은 엄복동 Uhm Bok-Don의 알파벳 첫글자만 따온 말로 제작비 150억원이나 투입되었지만 고작 관객 17만명을 모으는데 그친 <자전차왕 엄복동>에 빗대어 탄생했다. (1 UBD = 약 17만명) 이는 완성도 낮은 영화에 엄청난 물량을 쏟아 붓는 한국 영화산업을 비꼬는 목적으로 등장했지만 최근 들어선 흥행 성적의 새로운 척도로도 활용하는, 일종의 인터넷상 놀이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역대 <어벤져스> 시리즈의 UBD를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 (27일 기준 470만명) : 약 28 UBD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1121만명) : 약 66 UBD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명) : 약 62 UBD
<어벤져스> (707만명) : 약 42 UBD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마블 어벤져스 어벤져스엔드게임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