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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보사노바가 제격, 무더위 싹 날려줄 음반5

스탄 게츠, 프랭크 시내트라부터 마이클 프랭스까지

18.08.04 14:05최종업데이트18.08.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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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간 보사노바(Bossa Nova)는 잘 알려진대로 브라질 특유의 삼바(Samba)에 현대적인 감각의 재즈(특히 쿨재즈 Cool Jazz)가 가미되어 발전해간 장르다.

미묘한 분위기의 리듬 전개, 나일론 줄 기타(클래식 기타) 반주를 배경 삼아 찰랑거리는 느낌을 담은 보사노바는 특히 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혀줄 법한 경쾌함+차분함을 동시에 품은 감성을 선사하면서 대중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바 있다.

특히 색소폰 연주자 스탄 게츠(Stan Getz), 브라질 출신 작곡가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빙(Antonio Carlos Jobim), 기타리스트 후앙 지우베르투(Joao Gilberto), 그리고 그의 부인이던 아스트로드 지우베르투(Astrod Gilberto)의 멋진 협업이 빛난 < Getz / Gilbert >(1964년)은 명곡 'The Girl From Ipanema'를 배출하면서 보사노바를 넘어 1960년대를 빛낸 팝 음악 명반으로 손꼽힌다. (주: 포르투갈어 발음에 가깝도록 이름 표기)

하지만 보사노바 음반들은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선 리사 오노, 올리비아 등 몇몇 여가수의 작품 외엔 상대적으로 대중들의 주목을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요즘 같은 폭염을 조금이나마 식혀줄 법한, 괜찮은 보사노바 음반들은 < Getz / Gilberto > 외에도 우리 주위에 많이 존재하고 있다.

스탄 게츠 + 찰리 버드 < Jazz Samba >(1962년)

스탄 게츠 + 찰리 버드 < Jazz Samba >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스탄 게츠(1927~1991)는 앞서 소개했듯이 지금의 보사노바가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도록 일조한 대표 연주자 중 한사람이다. 사실 그는 쿨 재즈, 비밥에 능통했던 인물이고 정작 보사노바 연주에 전념했던 시기는 1962년부터 5년 안팎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시기에 내놓은 < Jazz Samba > < Jazz Samba Encore! > < Big Band  Bossa Nova> 등은 < Getz / Gilberto > 못잖은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중 기타리스트 찰리 버드(Charlie Byrd, 1925~1999)와 함께 녹음한 1962년작 < Jazz Samba >는 보사노바 전설의 첫 시작이 된 작품이다.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빙의 명곡 `Desafinado`를 거의 처음 미국 대중들에게 소개한 음반 중 하나이자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보사노바의 틀을 비교적 근접하게 형성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다른 조빙의 곡 `Samba de Uma Nota Só`을 비롯한 총 7곡 33분 안팎의 비교적 짧은 재생 시간이 아쉬울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발매 당시엔 재즈 음반으론 이례적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모노 음반 부분)에 오를 만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후 스탄 게츠는 보사노바 열풍을 주도하기 시작한다.

프랭크 시내트라 +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빙 < Francis Albert Sinatra & Antônio Carlos Jobim >(1967년)  

프랭크 시내트라 +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빙 < Francis Albert Sinatra & Antonio Carlos Jobim >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보사노바 하면 차분한 목소리의 여성 보컬곡이 상징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중후한 목소리를 자랑하는 1960년대 스탠다드 팝 가수들도 대거 이 장르에 도전하기도 했다. 은막의 스타이자 `My Way`의 주인공 프랭크 시내트라도 이 무렵 걸작 보사노바 음반을 하나 만들어낸다.

역시 조빙을 파트너로 초대해 만든 < Francis Albert Sinatra & Antônio Carlos Jobim >는 다소 시류에 영합한 기획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 빼어난 음악 장인 두 사람의 호흡이 빛을 발하면서 매력적인 재즈 보컬의 진수를 선사한다.

명곡 `The Girl From Ipanema`를 비롯한 `Corcovado`, ` Dindi` 등 조빙의 작품 외에 `I Concentrate on You`(콜 포터), Change Partners`(어빙 벌린) 등의 고전들을 재해석하면서 그해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음반상 후보 지명을 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후 2010년에는 오리지널 버전에는 누락된 녹음들을 추가한  < Sinatra/Jobim: The Complete Reprise Recordings > 뒤늦게 공개되기도 한다.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빙 < Wave > (1967)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빙 < Wave >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혹자는 조빙을 "보사노바의 아버지"로도 부르기도 한다. 그의 단독 음반 중 단연 최고작으로 손꼽히는 < Wave >를 들어보면 이와 같은 평가가 결코 과찬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이후 영어+포르투갈어 가사가 덧붙여져 수많은 아티스트에 의해 재해석된 연주곡 `Wave`는 기타, 피아노 뿐만 아니라 하프시코드에 이르는 다양한 악기 연주를 담당한 조빙과 플룻+피콜로 등 다양한 관악기 연주가 어울어지면서 본토 보사노바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명곡으로 평가되고 있다.

나즈막히 읖조리는 듯한 목소리가 특징인 조빙이지만 이 음반에선 `Lamento` 에서만 본인의 보컬을 넣었을 뿐, 철저히 연주곡으로만 채우면서  기존 자신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성격으르 담아냈다.

마이클 프랭스 < Rendezvous In Rio > (2006년)

마이클 프랭스 < Rendezvous In Rio > 표지 ⓒ 에스티엠


1980년대 후반 뒤늦게 국내에 소개된 마이클 프랭스는 그 무렵 등장했던 김현철, 조규찬, 박학기, 빛과 소금 같은 퓨젼 재즈의 영향을 받은 젊은 음악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선사한 싱어송라이터다.

사실 보사노바로 분류할 만한 곡은 `Antonio's Song`, `Vivaldi's Song` 등 몇몇 작품에 불과하지만 조빙의 음악을 상당부분 흡수하면서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한 목소리에 걸맞는 재즈-팝음악을 발표하며 현재까지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6년에 발표된 < Rendezvous In Rio >는 한동한 활동을 쉬고 있던 그의 재기를 알린 음반으로 비록 국내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랭스의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반가움을 선사한 바 있다.

`Under The Sun`, `Rendezvous In Rio`, The Chemistry Of Love` 등의 수록곡은 전성기 시절 못잖은 빼어난 감성을 녹여내며 노장 음악인의 재도약을 이끌어냈다.  특히 `The Critics Are Never Kind`는 그의 작품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비평가들을 향한 점잖은 반박을 담아내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잭 제즈로 < Rio Nights > (2010년)

잭 제즈로 < Rio Nights >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우리에선 다소 생소한 이름의 회사인 그린 힐 뮤직(Green-Hill Music)은 재즈, 이지리스닝, 뉴에이지 등 서정성을 강조한 연주 음반을 다수 출시하고 있는 미국의 독립 레이블로 다수의 작품들이 국내 음원 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짐 브릭만, 마이클 오마션, 데이빗 아켄스톤 등 국내외 뉴에이즈 마니아들에게 친숙한 연주인들 외에 다수의 숨은 실력자들이 이곳에 둥지를 트고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잭 제즈로는 얼 클루, 찰리 버드 처럼 주로 나일론 줄 기타를 주요 장비로 활용하는 재즈 기타리스트로 인지도만 낮을 뿐 유명 음악인 못잖은 손씨를 자랑하는 숨은 실력자다.  창작곡 외에 비틀즈, 올드 팝 등을 다양하게 재해석한 음반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0년에 발매된 < Rio Nights > 역시 올드팝과 재즈 명곡들을 중심으로 보사노바 스타일로 재해석한 모음집으로 구성했다.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스티비 원더), `Can't Take My Eyes Off Of You`(프랭키 밸리), `This Masquerade`(레온 러셀) 자신의 창작곡인 `Blue Bossa` 등을 안정감 있는 핑거스타일 연주로 들려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하여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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