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준결승행 프랑스', 캉테만한 '보석'이 또 있을까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 8강에서 우루과이에 2-0 승리

18.07.07 10:54최종업데이트18.07.07 10:54
원고료로 응원
조국에서 열린 1998년 대회 이후 20년 만에 우승을 꿈꾸는 프랑스가 영광 재연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프랑스가 6일 오후 11시(아래 한국시각)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 위치한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8강전 우루과이와 맞대결에서 2-0으로 완승했다.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준결승에 오른 프랑스는 결승 진출까지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게 됐다.

프랑스는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을 선보인 우루과이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38분, 앙투안 그리즈만이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공격에 가담한 중앙 수비수 라파엘 바란이 헤더골로 연결했다. 행운도 따랐다. 후반 16분, 그리즈만이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페르난도 무슬레라 골키퍼의 실책으로 이어지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음바페만 있는 것이 아니었던 프랑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지난 6월 30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16강전에서 역전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이번 대회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를 꼽으라면 역시 킬리안 음바페다. 아직 19세의 어린 나이지만 빼어난 재능을 뽐내며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16강전에서는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조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우루과이전 전까지 4경기(선발 3) 3골을 비롯해 승리를 불러온 페널티킥만 두 차례 얻어냈다.

디에고 고딘이 중심을 잡는 우루과이 수비는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 1실점만을 내주며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음바페가 막강한 수비력을 과시 중인 우루과이를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러나 음바페는 침묵했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우루과이의 배후 공간을 파고들었고, 문전에서 결정적인 헤딩슛을 기록했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프랑스에는 음바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대회 개막 직전까지만 해도 프랑스 우승 도전의 성패는 그리즈만에 달려있었다. 그리즈만은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비견되는 선수다. 빠른 발과 예리한 킥, 패스, 결정력 등 뭣하나 부족한 것 없는 만능 공격수이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상징이자 프랑스의 에이스다.

16강전까지 그리즈만은 아쉬웠다. 4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지만, 모두 음바페가 얻어낸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중앙과 측면을 활발히 오가면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려 했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의 모습과 차이가 있었다. 음바페의 맹활약에 세계 축구팬들은 환호했지만, 그리즈만의 아쉬운 경기력은 프랑스를 불안하게 했다.

2018년 7월 6일 오후 11시 열린 러시아 월드컵 8강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경기.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우루과이의 디에고 고딘을 상대로 공을 다투고 있다. ⓒ AP/연합뉴스


'슈퍼스타'는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등장해 승리를 가져온다고 했다. 음바페가 막히자, 그리즈만이 폭발했다. 그리즈만은 예리한 크로스로 바란의 선제골을 도왔고,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1골 1도움을 기록한 그리즈만에게 평점 9.0점을 주며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수비에 막힐 때 해결사 역할을 해줄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에딘손 카바니의 부상 공백이 뼈아팠다. 크리스티안 스투아니가 카바니를 대신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그게 다였다. 수아레스는 볼을 잡는 것조차 힘겨웠고, 단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은골로 캉테, 이만한 보석이 또 있을까

프랑스는 음바페와 그리즈만, 폴 포그바 등 세계적인 스타가 넘쳐난다. 8강전까지 5경기 9골을 터뜨린 화끈한 공격력은 수많은 팬들이 프랑스를 응원하는 이유다. 하지만 프랑스가 준결승에 올라설 수 있었던 데는 '공격'만 존재한 것이 아니다. 우루과이전에서 실점이나 다름없는 슈팅을 막아낸 위고 요리스 골키퍼, 본업인 수비는 물론 공격력까지 가진 바란, 사무엘 움티티 등 수비진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3선에 위치하는 은골로 캉테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8강전까지를 토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베스트 11'을 선정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캉테를 가장 먼저 선택할 전문가와 팬이 수두룩하다고 확신한다. 그 정도로 캉테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보석'이다.

박지성(은퇴)이 두 개의 심장이었다면, 캉테는 심장이 세 개쯤 되는 것 같다. 공이 프랑스 진영을 향할 때면, 언제든지 캉테가 등장한다. 그리고는 볼을 빼앗은 뒤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의 시작을 알린다. 날렵한 순간 스피드를 선보이며 상대 진영으로 돌진하고, 가끔은 놀라운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수비를 곤경에 빠뜨린다.

8강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즈만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지만, 그가 빛날 수 있었던 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임무를 120% 수행한 캉테가 있었다. 그라운드 곳곳에 자신의 발자국을 새기겠다는 각오로 나선 것인지, 그는 90분 내내 믿을 수 없는 활동량을 보였다. 상대의 전진 패스를 5차례나 끊었고, 정확한 태클로 치명적인 위기 상황을 막아내기도 했다.

수아레스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하고, 경기 내내 존재감이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캉테였다. 수아레스를 향한 패스를 모조리 끊어버리니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캉테는 좌우 풀백 벤자민 파바드와 루카스 에르난데스의 공격 가담으로 인한 공간도 확실하게 메우면서, 수비의 틈도 허용치 않았다.

2018년 3월 15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캄프 투 경기장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첼시의 은골로 캉테와 공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캉테는 이날과 같은 모습을 매 경기 보인다.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우승 주역으로 이름을 알렸고, 첼시의 핵심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선 자신이 세계 최고를 넘어 역대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란 것을 증명하고 있다.

캉테가 프랑스의 중원에서 굳건하게 버틴다. 프랑스가 20년 만에 우승을 꿈꿀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랑스VS우루과이 은골로 캉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