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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빤 개같애"... 16년 만에 돌아온 윤미래의 솔직함

[현장]16년 만의 정규앨범 < GEMINI 2 >로 생애 첫 음감회 가져

18.07.05 20:24최종업데이트18.07.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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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래가 무려 16년 만에 새 정규앨범을 선보였다. 지난 2002년에 발매한 < GEMINI(제미나이) >의 두 번째 시리즈로, 앨범명은 < GEMINI 2 >다. 총 12트랙이 담겼고 남편 타이거JK가 프로듀싱했다.

앨범의 발매 기념 음감회가 박경림의 사회로 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렸다. 오랜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에 윤미래와 타이거JK 두 사람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수록곡을 들려주고 설명하는 이 자리에서 여실히 전해졌다.

"재미있는 것도 들려드리고 싶었다"

▲ 윤미래 윤미래의 새 정규앨범 < GEMINI 2 >의 음감회가 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렸다. ⓒ 필굿뮤직


데뷔 후 음감회가 처음이라는 윤미래는 "긴장이 너무 많이 돼서 손에 땀이 정말 많이 난다. 콘서트만큼 떨린다"며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곡 설명을 위해 남편 타이거JK가 등장하자 긴장을 내려놓고 한결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일단 왜 이렇게 공백이 길었냐는 질문에 이들은 "엄마가 되면서 육아도 열심히 했고, 요즘 (음악)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앨범 수록곡을 한 곡 한 곡 소개했다. 그 중 몇 곡을 전한다.

[2번 트랙] '개같애'(feat. 타이거JK)

"오빤 개 같애, 돈도 많이 벌어준다 했지만 맨날 술만 먹고 지랄" ('개같애' 가사 중)

경쾌한 리듬과 함께 '왠지 실화일 법한' 현실적인 가사가 흘러나왔다. MC 박경림은 "오늘 이 자리가 음감회인지 법정인지 모르겠다. 4주의 시간을 드려야할 것 같다"고 말하며 "윤미래씨 본인의 이야기입니까, 상상을 한 겁니까?" 물었다. 옆에서 타이거JK는 "상상일 거예요"라고 말했고, 윤미래는 "현실적인 부분도 있고요. 그게 오빠인지 아닌지는 말 안 할게요"라며 웃어보였다.

타이거JK는 이 곡의 탄생 비하인드로 "인터뷰를 하면 '두 분은 부부싸움할 때 랩배틀로 하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그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곡"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가 자기 삶의 아픔과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까지 많이 풀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보다 재미있고 공감되는 걸 하고 싶었다. 무겁게 폼 잡는 거보다 현실적인 걸 해보자 해서 준비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주변 매니저들은 '개같애'는 저질스럽지 않냐고 빼자고 그랬는데 지금 솔직하고 나다워지지 않으면 그 후에 그럴 수 없다는 생각에 넣었다"고도 덧붙였다. 이 곡은 물론 센 부분도 있지만 가사를 들여다보면 사랑스러운 노래다.

타이거JK는 '개같애'가 아니라 '애같애'로 바꾸려고 고민을 많이 하다가 '개같애'로 그대로 가게 됐다고 부연설명 한 후 "다음 제 앨범으로 맞디스 곡을 내겠다"며 윤미래에게 선전포고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3번 트랙] 'Cookie(쿠키)'

▲ 윤미래 윤미래의 새 정규앨범 < GEMINI 2 >의 음감회가 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렸다. ⓒ 필굿뮤직


"제가 조단(아들)을 위해서 쓴 곡이에요. 조단 닉네임이 쿠키거든요. 달콤하고, 가끔 깨물고 싶을 때가 있어서 쿠키라고 부르는데 너무 사랑스러워요.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얼마나 제가 조단을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노래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바빠서 조단과 시간을 많이 못 보내서 미안한데 나중에 커서 이 노래가 선물이 되면 좋겠어요." (윤미래)

[4번 트랙] 타이틀곡 'You & Me'(feat.주노플로)

이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소속사 필굿뮤직의 식구 주노플로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날 무대에 잠깐 등장한 주노플로는 "이 앨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게 큰 영광"이라며 "미래 누나가 작업하고 있을 때 제가 작업실 갔는데 '이 노래 너무 좋은데요?' 했더니 같이 하자고 해서 참여했다"며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7번 트랙] 'Peach'

"이 앨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에요. 굉장히 섹시한 노래고요. 어떻게 하면 윤미래라는 색깔로 윤미래만의 것을 가져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기교나 고성을 절제하고 좋은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느낌으로 이 곡을 만들었어요." (타이거JK)

윤미래는 "쑥스럽지만 평상시에 섹시한 곡을 해보고 싶었다"며 곡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8번 트랙] 'No gravity'

윤미래가 랩메이킹한 자전적인 내용의 곡이다. 윤미래는 "예전에 이전 소속사와 힘든 일이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 쓴 것"이라며 묶여있던 것에서 자유스러워지고 싶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이렇듯 현실적이고 재미있는 곡에서부터 마음 속의 고통과 어둠을 표출하는 곡까지 삶의 희로애락을 골고루 담았다.

힙합 개척자 윤미래 "주류가 된 힙합, 너무 신기해"

▲ 윤미래 윤미래의 새 정규앨범 < GEMINI 2 >의 음감회가 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렸다. ⓒ 필굿뮤직


윤미래는 데뷔 21년차다. 대한민국 힙합의 개척자로서, 지금은 가요계에서 주류가 된 힙합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까? 이 질문에 윤미래는 할 말이 많은 듯 "정말 너무 신기하다"는 답을 반복했다. 이어 "처음 시작했을 때는 주변에 진짜 힙합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저희가 공연했을 때 저희가 아티스트였고 저희가 서로의 팬이었다"고 말했다. 타이거JK는 당시에 무대 안팎, 대기실 등에서 받은 무시와 괄시를 들려주기도 했다.

"힙합이라고 하면 큰 바지 입고 다니고 욕만 하는 것으로 예전에는 사람들이 생각했는데 요즘은 행사가면 힙합 아티스트 몇 명은 꼭 있더라고요. 너무 신기하고 기분 좋아요. 아직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신기해요." (윤미래)

"Be Yourself", 자기 자신이 되는 것에 두려움 없길

여성 힙합의 개척자로서 후배들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고 부탁하자 윤미래는 다음처럼 말했다.

"그냥 솔직했으면 좋겠어요. 있는 그대로 자신으로서 계속 하면 좋겠어요. Be yourself." (윤미래)

타이거JK는 "미래가 늘 '자기 자신이 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윤미래는 이 앨범을 어떤 태도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저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솔직하게. 연예 쪽은 나이 먹으면 (대중으로부터) 빨리 잊히는 것 같아요. 인기도 떨어지고. 그렇다고 일부러 어려보이기 위해서 나이를 숨기는 것보다 그냥 제 솔직한 모습을 여러분에게 보여주면 더 가까워질 수 있고 제 음악을 더 느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숨길 필요 없이 솔직히 담는 게 답인 것 같아요." (윤미래)

마지막 질문으로 '랩과 힙합은 윤미래에게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랩할 때 제일 행복하고 편해요. 공연할 때 서로 주고받고 하는 에너지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어요. 천국 같아요. 그것 때문에 계속 음악하게 돼요." (윤미래)

▲ 윤미래 윤미래의 정규 앨범 < GEMINI 2 > 자켓 ⓒ 필굿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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