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정책 실패의 원인은 정부, 기업, 시민에게 있다"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미세먼지 토론회에서 지적

등록 2018.06.27 21:11수정 2018.06.27 21:11
0
원고료로 응원
a

27일 충남 내포신도시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미세먼지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 이재환


미세먼지 상태는 '나쁨'의 연속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이고 화력발전소가 밀집되어 있는 충남은 미세먼지가 일상화 되고 있다. 최근 양승조 충남지사 당선인은 공약으로 '노후 화력 발전소에 대한 폐쇄 조치'를 내걸기도 했다. 그만큼 충남 지역의 미세먼지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27일 충남 내포신도시 공익활동지원센터 공간U에서는 홍성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의 공동 주관으로 미세먼지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우리 동네 미세먼지 대책은?'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는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최재성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사무국장 등이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임종한 교수는 '미세먼지의 유해성과 대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임 교수는 "충남은 화력발전소, 제철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특히 많다"며 "전국 대기오염 물질의 30%를 충남에서 배출한다. 충남의 대기오염이 수도권의 대기오염에도 20%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또 "미세먼지가 증가한 도시의 경우 사망률도 증가하고 있다"며 "대기오염 그 자체가 명백한 발암물질로 규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IARC(국제암연구기관)는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원을 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 물질로 정의했다. 임 교수는 또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은 조산아를 증가시키고, 심장병, 뇌혈관 질환, 천식이나 폐질환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미세먼지의 심각성 중 하나는 빈부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일수록 대기오염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반지하나 옥탑방의 경우 실내 공기에 대한 관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은 대기오염과 실내 공기 오염의 두 가지 오염원에 동시에 노출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난할수록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임 교수의 지적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 외에는 딱히 대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임 교수는 "정부의 정책 실패, 기업의 무책임함, 시민들의 무관심이 대기정책 실패의 원인"이라며 "정부는 미세먼지를 총괄할 수 있는 총괄기구를 조직해야 한다. 대기오염 총량을 전국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사무총장도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할 경우, 에너지 사용량을 완벽하게 충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결국 에너지 절약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대중교통 이용, 자전거 타기의 생활화 등을 통해 일상에서도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홍성군지속발전협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4. 4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