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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진출한 '뜨거운 감자' VAR, 도입 찬반 이유는 뭘까?

최대의 축구 축제에도 도입된 비디오 판독 시스템, 우려되는 부작용과 효과

18.05.24 11:19최종업데이트18.05.2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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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VAR 시스템을 보게 됐다. ⓒ FIFA 홈페이지 갈무리


지구촌 최대의 축구 축제인 월드컵에서도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 Video Assistant Referee)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17일(한국시각) 국제축구연맹(아래 FIFA)이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VAR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48)은 "집에서 TV로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조차 잘못된 판정이 내려진 후 몇 초가 지나면 오심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주심이 이를 모른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VAR 도입의 이유를 밝혔다.

VAR이란 비디오 판독 전담 부심이 모니터를 통해 영상을 보며 주심의 판정을 돕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다. 비디오 판독 전담 부심은 경기장에 설치된 12대 이상의 카메라를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 영상을 시청하며 주심의 경기 운영을 보조한다. 비디오 판독은 그라운드 안의 주심이 직접 신청하거나, 그라운드 밖의 부심이 주심에게 VAR을 요청하고 이것이 주심으로부터 받아들여지는 경우에 실시할 수 있다. 또한, VAR은 득점, 페널티킥, 퇴장, 경고 선수 확인 등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주는 판정의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VAR이 처음으로 도입된 대회는 2016년 12월 일본에서 열린 2016 FIFA 클럽 월드컵이었다. 클럽 월드컵에서의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다양한 나라의 리그가 VAR을 도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7월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에 도입된 것이 최초였다.

VAR 도입은 축구사에 있어 커다란 획이었다. 농구, 야구, 배구 등 다른 구기 스포츠와 달리 그동안 과학 기술에 보수적이었던 축구가 경기 내적인 요소에 과학 기술을 접목한 흔치 않은 사례였기 때문이다. VAR 이전에 축구가 과학 기술을 받아들인 건 '호크아이(Hawkeye)'라고 불리는 골라인 판독기가 거의 유일했다.

과학 기술에 보수적이던 축구계의 모험적인 변화였던 만큼, VAR 도입은 뜨거운 찬반 논쟁을 낳았다. VAR 찬성론자는 '공정성'의 회복을 주장한다. 오랜 축구 역사에서 심판의 오심이 승자와 패자를 뒤바꾼 경우는 꽤 빈번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라는 모순적인 말이 격언으로 통용되기도 했다. VAR 찬성론자는 VAR이 심판의 실수를 극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밖에 없는 심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VAR은 꼭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대로 VAR 반대론자는 축구의 생명인 '흐름'을 중요시한다. '흐름'의 스포츠인 축구에서 VAR이 경기를 중단시킨다면 보는 사람들의 재미가 반감될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플레이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디오 판독을 위해 수차례 경기를 중단하는 것은 경기를 주도하던 팀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입장이다. 실제로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훌렌 로페테기 감독(52)은 "VAR을 사용한다는 것은 경기가 중지되고 다시 시작된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이 자체가 경기의 리듬과 지속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스페인은 볼을 오래 소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는 이 새로운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걱정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VAR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지만, FIFA는 앞으로 모든 대회에 VAR을 도입할 계획을 내비쳤다. 경기 흐름의 보존보다는 스포츠 제1의 가치인 '공정성' 회복에 더 중점을 둔 것이다. 인간의 판단에 기계의 정밀함을 더해 공정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 FIFA가 바라보는 VAR 도입의 궁극적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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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월드컵 비디오판독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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