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밥 사주는 누나' 이영자의 먹방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리뷰] MBC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새로운 전성기 맞은 이영자

18.04.29 12:21최종업데이트18.04.29 12:25
원고료로 응원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이영자의 긍정 바이러스는 시청자들에게까지 웃음을 준다. ⓒ MBC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먹방'으로 주목받는 이영자에게 음식은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것 그 이상이다. 바쁜 스케줄로 숨 돌릴 틈이 없어도, 이영자는 끼니를 그냥 때우는 법이 없다. 지난 7일 방영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나온 것처럼, 이영자는 휴게소에서 말죽거리 소고기 국밥, 소떡소떡, 오징어, 우동, 도리뱅뱅 정식을 먹고 대전에서 가장 유명한 제과점에서 많은 빵을 먹었으면서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다"며 두부 두루치기와 얼큰이 칼국수를 시켜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는 대식가 중의 대식가이다.

보통 사람들에 비해서 많이 먹는 이영자이긴 하지만, 그냥 많이 먹는 법이 없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충분한 음미는 기본, 음식에 대한 풍부한 설명과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영자는 정말 먹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 같다. 하지만 이영자는 음식만 사랑하지 않는다.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을 긍정하고 지금 이 순간을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음식은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긍정 바이러스를 전파하고자 애쓰는 이영자를 위한 최상의 에너지 자원이다.

핫도그의 소스까지, 그냥 넘기지 않는 이영자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핫도그 소스를 잘못 바른 것도 금세 알아채는 이영자. ⓒ MBC


21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 7회에서 바자회에서 기부 판매할 캔 화분을 만들기 위해 화훼 시장을 찾은 이영자는 소속사 사무실로 가는 길에 유명한 김치만두 집이 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럼에도 배고픈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김치 만두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므로, 위장 보호를 위해 핫도그 세 개를 먹기로 한다.

이영자 매니저가 들린 프랜차이즈 핫도그 가게에는 핫도그 종류별로 최적의 소스 매뉴얼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개수의 핫도그에 헷갈린 나머지, 매니저는 핫도그 소스를 잘못 뿌리는 실수를 저질렀고, 소스를 잘못 뿌린 핫도그가 이영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핫도그에 소스를 잘못 뿌린 것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태반이겠지만, 타고난 혀를 가진 이영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영자는 하나의 음식이라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법을 줄줄 꿰고 있고 이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다. 음식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물론 맛 평가까지 음식 칼럼니스트 못지않다.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못 믿어도 이영자가 추천하는 맛집은 믿는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영자와 그녀의 매니저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음식 이야기, 음식을 먹는 방법, 먹는 장면으로도 상당한 분량과 재미를 뽑아 낸다. 이영자 외에도 유병재, 홍진영 등 다른 스타들도 등장하는 <전지적 참견시점>이 '영자미식회'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것도 음식을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이에 대한 표현을 아끼지 않는 이영자의 활약과 무관하지 않다.

'영자 미식회'로 새롭게 전성기 맞은 그녀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이영자는 음식을 먹을 때 그 맛을 깊이 음미하며 차지게 맛을 표현한다. ⓒ MBC


지난 28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 8회에서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김치만두를 입에 넣게 된 이영자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녀 특유의 리액션과 효과음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한 리액션이 많을수록 진짜 맛있게 먹고 있다는 뜻이다. 보통 맛있다 정도로 넘어가는 사람들과 달리, 이영자는 그녀가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과 기분을 마구마구 분출한다. 머리로 정제된 언어가 아닌 온몸으로 느끼는 쾌감을 다시 온몸으로 표현하는 이영자의 리액션은 그녀가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고, 보고 있는 사람 또한 그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충동으로 이끈다. 여기에 단무지를 김치만두에 싸서 한 입에 넣는 듯,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니 이영자가 추천하는 음식을 쉽게 거부할 자 없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연예인들의 가장 최측근인 매니저들의 말 못 할 고충을 제보받아 스타도 몰랐던 은밀한 일상을 관찰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참견 군단들의 검증과 참견을 거쳐 스타들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고자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기획 의도와 달리 이영자의 먹방에 치중되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영자뿐만 아니라 함께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비중도 고려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이영자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는 '영자미식회'가 너무나도 강력하다. 밥 잘 사주는 유쾌한 누나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이영자이긴 하나, 워낙 많이 먹어 보통의 위를 가진 매니저에게는 그 또한 엄청난 고역이기에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 배가 불러 괴로워하는 매니저를 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영자 미식회'의 중심은 뭐니해도 이영자다. 음식을 제대로 먹기 위해 눈으로 먹고, 코로 먹고, 입으로 먹는 이영자는 음식 앞에서 절대 서두르는 법이 없다. 제작진도 직접 먹고 맛을 알아야 음식을 보다 맛있어 보이게 촬영할 수 있다고 믿는 이영자는 방송으로 전달되는 맛까지 놓치지 않는 진정한 '먹방인'이자 프로 방송인이다. 그러면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이영자와 매니저가 먹는 모습을 찍는 카메라 감독을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도 놓치지 않는다. 주객이 전도된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음식과 삶에 대한 철학과 애정으로 가득한 영자 미식회를 보다 오래 봤으면 하는 바다.

이영자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 먹방 이영자 맛집 예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